[김한나의 1mm 클로즈업] '먹방' 지나 '쿡방' 시대, 시청자를 요리하다
입력: 2015.03.30 16:56 / 수정: 2015.03.30 16:56

이젠 요리까지 쿡방 시대 tvN 삼시세끼(왼쪽)와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등 요리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 tvN JTBC 제공
이젠 요리까지 '쿡방 시대' tvN '삼시세끼'(왼쪽)와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등 요리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 tvN JTBC 제공

먹방 이은 쿡방 인기, 왜?

한창 방송가를 휩쓸던 '먹는 방송'('먹방')이 직접 요리한 후 먹는 '쿡방'(Cook+방송)으로 진화했다. 쿡방의 인기와 함께 덩달아 스타 셰프들도 탄생하기 시작했다. 능력과 끼를 겸비한 셰프들은 요리뿐만이 아니라 넘치는 예능감으로 방송가를 휩쓸고 있다. '쿡방'은 어떻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을까.

최근 방송들은 하나같이 식욕을 자극하는데 분주하다. '쿡방'은 케이블 채널 tvN '삼시세끼' '수요미식회', 올리브TV '오늘 뭐 먹지?' '한식대첩', JTBC '냉장고를 부탁해'까지 방송 채널도 다양하다.

포맷은 대체적으로 요리 정보 제공에 비중을 두고 있다. 정확한 레시피가 등장하고 이를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친절하기까지 하다. 여기에 예능적 조미료를 더해 맛을 풍성하게 살렸다.

요리로 대결을 펼치는 경쟁 구도를 넣어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가 하면 극한의 상황에 몰아 붙여져 생계형 요리를 해내는 등 볼거리가 더해지고, 유명 맛집들의 요리 과정을 새롭게 연출해 입맛을 다시게 하기도 한다. 이전 요리 프로그램들이 푸근한 인상의 요리 연구가들이 일방적으로 요리 방식을 나열하던 고전 방식을 업그레이드한 개념이다.

그 예로 '삼시세끼-어촌 편'은 그간 남성적 카리스마를 강하게 풍기던 배우 차승원에게 '차줌마'라는 반전 이미지를 남겼다. 그저 삼시세끼를 해 먹는 것이 전부지만 배경이 외딴섬인 탓에 도시에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빵부터 어묵을 각고의 노력 끝에 직접 만들어 먹으면서 '쿡방'에 청정 매력까지 더해 시청자들의 호응을 샀다.

덕분에 '삼시세끼'는 지난 21일 방송된 마지막 회가 자체 최고 시청률 9.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쿡방 인기 왜? tvN 수요미식회 올리브TV 오늘 뭐 먹지 등도 대표적은 쿡방 프로그램이다. / CJ E&M 제공
'쿡방' 인기 왜? tvN '수요미식회' 올리브TV '오늘 뭐 먹지' 등도 대표적은 '쿡방' 프로그램이다. / CJ E&M 제공

'쿡방' 인기를 주도하고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 역시 스타의 냉장고를 열어 본 뒤 그 재료로 요리한다는 단순 콘셉트에도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며 선전하고 있다. 스타들의 비밀스러운 냉장고 속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생각보다 소박한 재료를 두고 펼쳐지는 셰프들의 화려한 손놀림이나 그들의 손에서 탄생하는 음식들이 재미에 정보까지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 역시 입소문을 타면서 시청률 상승세는 물론 3%대의 안정적 성적을 기록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쿡방'에는 대부분 셰프 혹은 요리 업계 종사자 등 요리에 조예가 깊은 이들이 출연해 요리라는 정보를 전달한다. 하지만 그 눈높이는 대중들에게 맞춰져있다.

요리 프로그램에 예능적 색채가 강해지면서 덩달아 셰프들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한다. 쿡방을 발판 삼아 또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기존 스타들의 스케줄과 궤를 같이한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훈남' 외모와 젠틀한 말솜씨 등을 보인 샘킴이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에 합류한 것이 그 예다. 유명 셰프지만 군대에서 설거지만 도맡아 하는 그는 다른 출연자들 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재미를 주고 있다.

'쿡방'이 인기를 끌면서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 '쿡방'이 가미되기도 한다. 배우 김지우의 남편이자 유명 셰프인 레이먼 킴이 합류한 SBS '정글의 법칙'은 자연스럽게 정글이 배경이 된 채 '쿡방'으로 진화했다.

쿡방 인기에 셰프도 인기 쿡방이 인기를 끌면서 샘킴(왼쪽) 최현석 등 셰프들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 JTBC 제공
'쿡방' 인기에 셰프도 인기 '쿡방'이 인기를 끌면서 샘킴(왼쪽) 최현석 등 셰프들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 JTBC 제공

한 방송 관계자는 '쿡방'의 인기에 대해 "핵가족을 넘어 1인 가구와 바쁜 일상 등 사회적 변화와 맞물려 기본적인 먹는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웰빙 등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사가 '요리'로 진화한 것이다. '쿡방'은 사회적 현상을 대변하는 만큼 한동안 방송가를 주름잡으며 성행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먹방'이 인기를 끌면서 각종 작품에서 야무진 '먹방'을 보여왔던 배우 하정우나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속 어른 못지 않은 '먹방'을 그리고 있는 추사랑과 삼둥이도 덩달아 화제를 모았듯이 '쿡방'으로 인한 셰프들의 인기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쿡방'이 주방용품이나 일부 식품 전문업체의 과도한 PPL(간접광고) 등으로 논란을 양산하지 않도록 적절한 수위 조절이 선행돼야 하는 등 제작진의 섬세한 주의도 요구된다.

[더팩트 ㅣ 김한나 기자 hanna@tf.co.kr]
[연예팀 ㅣ ssent@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