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의 PS.Y] "블락비 장군들이 유럽을 접수했사옵니다"
입력: 2015.03.11 11:17 / 수정: 2015.03.11 11:17

유럽 팬들을 접수한 악동  2월 말부터 유럽 투어를 한 블락비. 프랑스 핀란드 폴란드 이탈리에서 현지 팬들을 사로잡았다. /세븐시즌스 제공
유럽 팬들을 접수한 악동 2월 말부터 유럽 투어를 한 블락비. 프랑스 핀란드 폴란드 이탈리에서 현지 팬들을 사로잡았다. /세븐시즌스 제공

"이탈리아 남성 팬들한테 환호받아 봤니?"

전국 투어를 도는 가수들에게 어마어마한 찬사가 쏟아지던 때가 있었다. 전국 공연이라니, 엄청난 티켓 파워를 가진 대형 가수들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던 가수들이 1990년대 후반부터 '한류'라는 파도를 타고 대만 중국 등으로 건너갔다. 2000년대에는 일본에서 한류 열풍의 정점을 찍었고 이는 금세 아시아 전역으로 퍼졌다.

2015년 현재 다수의 아이돌은 국내 무대가 좁다며 데뷔와 동시에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편이다. 일본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등이 주요 공략지다. 그런데 여기, 과감하게 유럽에 진출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이들이 있다. 7인조 보이그룹 블락비 '장군'들이 유럽을 기습 공격해 승전보를 올렸다.

지난 2월 블락비가 첫 유럽 투어 소식을 알렸을 때 놀란 사람이 많았다. 사실 유럽은 국내 가수들이 케이팝 공략의 요충지라고 여기지 않던 곳이다. 지리적으로도 멀고 유럽의 음악 시장 벽이 워낙 두꺼워 잘못 덤볐다가는 만신창이가 될 위험도 컸다. 미국과 유럽보다는 아시아나 남미 쪽이 케이팝 가수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쉬운 공략 요새였다.

그래서 어쩌면 블락비에겐 유럽이 해외 진출의 블루오션이었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블락비의 무대를 온라인으로 지켜보던 유럽 팬들이 직접 투어를 요청해 어느 정도 승산도 있어 보였다. 팬들의 의견을 받아 투어를 돌 유럽 2개국을 선정했는데 요청이 계속 이어져 두 곳을 추가했을 정도로 블락비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블락비, 유럽 투어 성공  블락비의 프랑스 핀란드 폴란드 이탈리아 공연 장면. / 세븐시즌스 제공
블락비, 유럽 투어 성공 블락비의 프랑스 핀란드 폴란드 이탈리아 공연 장면. / 세븐시즌스 제공

그렇게 해서 결정된 곳은 프랑스 핀란드 폴란드 이탈리아다. 지난달 27일 파리를 시작으로 1일 핀란드 헬싱키, 6일 폴란드 바르샤바, 8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블락비의 유럽 투어 공연이 열렸다. 초반 티켓 판매 때부터 열정적인 호응을 보였던 유럽 팬들은 공연에서도 한국에서 온 아이돌에게 열렬히 환호했다.

파리와 헬싱키에선 각각 2000여 현지 팬들이 모여 한글로 된 슬로건까지 준비하며 블락비를 반겼다. 공연 이후 헬싱키 전역에 메트로 신문이 배포됐는데 "한국에서 온 블락비가 팝과 힙합을 접목한 음악을 하고 있다" "공연을 한참 앞둔 이른 오전에도 200m 이상의 줄을 설만큼 많은 관객들이 찾고 있어 놀랍다"는 내용이 담겼다.

폴란드와 이탈리아에서의 열기도 만만치 않았다. 폴란드 예매처 관계자는 "지난 10년 동안 이런 티켓 구매 유입은 없었다"고 밝혔으며 실제 구매인지를 확인하려고 티켓 판매를 잠시 멈추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공연장에선 눈물을 흘리거나 실신하는 팬들도 있어 잠시 공연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탈리아에선 여성 팬 못지않은 남성 팬들이 대거 자리해 많은 이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현지 관계자들 다수가 "한국 가수의 공연을 관람하면서 이 정도로 행복해하고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모습은 처음이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고 한다. 멤버들과 소속사 측은 예상하지 못한 뜨거운 반응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블락비 핀란드 신문 장식 블락비 공연을 보도하고 있는 유럽 신문. /핀란트 메트로 신문
블락비 핀란드 신문 장식 블락비 공연을 보도하고 있는 유럽 신문. /핀란트 메트로 신문

블락비가 유럽에서 통한 건 오로지 음악적인 매력이다. 그들이 자유분방한 힙합 음악을 블락비 만의 스타일로 무대에서 펼치며 대중 친화적으로 접근한 이유에서다. 유럽의 여성 팬들은 흥겨운 '헐'을 목청껏 따라 불렀고, 파워풀한 '잭팟'이 나올 땐 유럽의 남성 팬마저 온몸을 흔들며 춤을 췄다.

리더 지코는 "열화와 같은 뜨거운 반응에 정말 놀랐고 행복했다. 블락비의 음악으로 앞으로도 끊임없이 세계 곳곳의 많은 분들과 소통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활짝 웃었다. 멤버 박경도 현지에서 자신들을 향한 엄청난 열기를 SNS에 알리며 국내 팬들과 함께 기뻐했다.

'유럽을 접수한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블락비는 10일 자랑스럽게 금의환향했다. 프랑스 핀란드 폴란드 이탈리아로 세력을 넓힌 이들이 다음 공략지로 어디를 선택할지 궁금하다. 블락비의 개척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ps. Y : 음, 어느 나라가 남았나. 아! 북한 어때요 블락비 여러분?

[더팩트 │ 박소영 기자 comet568@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