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의 눈] '장르적 유사성', 표절 의혹 해소할 만병통치약 아니다
입력: 2015.03.05 06:00 / 수정: 2015.03.04 17:45

버벌진트, 마이 타입 표절 의혹에 같은 장르 해명. 버벌진트의 소속사는 표절 의혹에 대해 같은 장르지만 다른 노래라고 해명했다. / 브랜뉴뮤직 제공
버벌진트, '마이 타입' 표절 의혹에 "같은 장르" 해명. 버벌진트의 소속사는 표절 의혹에 대해 "같은 장르지만 다른 노래"라고 해명했다. / 브랜뉴뮤직 제공

브랜뉴뮤직, '마이 타입' 표절 의혹에 "같은 장르, 다른 노래" 해명

또 다시 불거진 가요계 표절 의혹에 해명은 또 '장르적 유사성'이다. 그러나 '장르적 유사성'이 모든 표절 의혹을 해소하지는 못한다.

4일 버벌진트가 프로듀싱한 Mnet '언프리티랩스타' 트랙 '마이 타입(My type)'이 팝 가수 오마리온의 '포스트 투 비(Post to be)'의 도입부 테마와 리듬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후렴 부분은 데뷔를 앞둔 YG 엔터테인먼트 신인 그룹 아이콘이 Mnet '믹스 앤 매치'에서 부른 '롱 타임 노 씨(Long time no see)'와 비슷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브랜뉴 뮤직은 이날 오후 "'마이 타입'과 '포스트 투 비' 둘 다 최근 미국 음악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흑인음악 장르인 '래칫(Ratchet)'이라는 같은 장르의 노래"라며 "두 곡을 전체적으로 비교해서 들어보면 전체적인 멜로디와 구성, 코드 진행, 악기 편성 등은 서로 완전히 다른 별개의 노래"라고 표절 의혹을 반박했다.

장르적 유사성, 표절 의혹 해명의 단골 메뉴. 프라이머리는 아가씨 표절 의혹에 대해 장르적 유사성이라 해명했다가 역공을 당한 바 있다. / 더팩트 DB
'장르적 유사성', 표절 의혹 해명의 단골 메뉴. 프라이머리는 '아가씨' 표절 의혹에 대해 장르적 유사성이라 해명했다가 역공을 당한 바 있다. / 더팩트 DB

그러나 해명에도 많은 가요 팬들은 쉽게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같은 장르지만 다른 노래"라는 말 외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왜 표절이 아닌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또 이전에도 영화 '수상한 그녀' OST와 프라이머리가 만든 '아가씨(I got C)' 등 표절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장르적 유사성일 뿐"이라는 해명이 자연스럽게 뒤따라 온 것도 한몫했다.

외국곡에 대한 표절 의혹이 있을 때마다 표절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원곡자의 문제 제기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의혹은 의혹으로 남는 경우가 많았다. '마이 타입' 역시 아직 원곡자 오마리온 측의 견해는 알려지지 않았다. 문제는 원곡자 측의 소송 의사가 없을 경우 표절 의혹과 '장르적 유사성' 해명은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건 '장르적 유사성'이 표절이 아니라는 증거는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과거 프라이머리가 '아가씨' 원곡자의 문제 제기에 공동 작곡가로 이름을 올리는 것으로 합의해 곤란한 상황에서 겨우 벗어난 것만을 보더라도 반복되는 무차별적 레퍼런스(참조)나 '장르적 유사성'으로 어물쩍 넘어가는 행태는 분명히 개선돼야 할 문제다.

표절 의혹에도 인기는 게속. 표절 의혹에 휘말린 마이 타입은 언프리티 랩스타 인기와 함께 음원 차트에서 선전하고 있다. / Mnet 언프리티 랩스타 캡처
표절 의혹에도 인기는 게속. 표절 의혹에 휘말린 '마이 타입'은 '언프리티 랩스타' 인기와 함께 음원 차트에서 선전하고 있다. / Mnet '언프리티 랩스타' 캡처

이와 관련해 강일권 리드머 편집장은 4일 <더팩트>에 "표절이냐 아니냐는 법정에서 가려질 문제이지만 중요한 건 매번 표절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해명에 나온 장르적 특징의 영향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특정한 노래를 떠올릴 만한 창작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이어 "유독 한국 가요계에서 대물림처럼 이어진 부분으로 장르적 유사성으로 넘어가는 것은 대중을 기만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이번 '마이 타입'의 경우 래칫 장르를 표방했지만 제대로 된 래칫 음악을 추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래칫은 힙합의 서브 장르 가운데 하나로 단순한 비트의 반복으로 중독성을 이끌어 내는 게 특징이다. 오마리온의 '포스트 투 비'를 프로듀싱한 DJ 머스타드(DJ Mustard)가 래칫 장르의 대표 주자다.

게다가 버벌진트의 소속사 브랜뉴뮤직은 한국 힙합을 대표하는 기획사다. 때문에 이번 '마이 타입' 의혹에 대한 '장르적 유사성' 해명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한편 '마이 타입'은 버벌진트와 리시가 공동 작곡하고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자 제시 리타가 함께 부른 노래로 M.I.B 강남이 피처링에 참여해 음원 차트에서 큰 사랑을 받은 노래다. 지난달 13일 발표한 노래는 여전히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더팩트 ㅣ 이건희 기자 canusee@tf.co.kr]
[연예팀 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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