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배우 구혜선 KBS2 월화드라마 '블러드'의 여주인공 유리타 역의 배우 구혜선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사지 못하는 연기로 또 한번 논란에 휩싸였다./YG엔터테인먼트 제공 |
'실패를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 멋진 말이다. 그것도 자신의 꿈을 위해 아낌없이 자신을 쏟아 붓는 일. 이보다 더 용감한 자세가 있을까 싶다.
12년 차 여배우는 용감했다. 새롭게 만난 작품을 위해 제 몸에 익숙한 걸음걸이부터 눈 깜박임까지 모두 바꿨다. 그의 열정적인 면모는 후배들이 본보기로 삼아야 할 선배의 모범답안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에만 집중했던 탓일까. 결과물이 다소 민망하다. 그것도 매 작품을 만날 때마다 주연으로 나섰지만, 그와 동시에 연기력 논란도 언제나 함께였다. 배우 구혜선(30)의 이야기다.
자신이 그린 그림으로 전시회를 개최했던 구혜선 배우 구혜선은 연기 외에도 감독으로서 역량을 뽐내기도 하고 취미활동으로 시작한 그림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더팩트DB |
배우 겸 감독 그리고 화가 구혜선. 다양한 분야에 남다른 재능을 보이는 그야말로 '만능 엔터테이너'다. 작품활동을 훑어보면 성실함 또한 다양한 필모그래피에 오롯이 묻어나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웬일인지 구혜선의 '주 종목'인 배우라는 직업군에서 그를 생각해보면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다. 대중의 평가 또한 우호적이지 않다. 구혜선은 '꽃보다 남자'에선 가난한 여고생을, '더 뮤지컬'에선 뮤지컬 배우 지망생으로 '엔젤아이즈'에선 119응급구조사로 분했다. 여배우로선 소화하기 힘들거나 부담스러운 캐릭터들만 골라 도전한 모양새다.
하지만 매번 연기력 논란은 피해갈 수 없는 화살이었다. 그럴 때마다 구혜선은 '꽃보다 남자'의 인상이 강하게 남은 것과 자신을 향한 지적을 비슷한 부분에 놓고 보는 듯 했다. 하지만 그와 달리 드라마에 함께 출연했던 이민호 김소은 김범 등은 나날이 발전한다는 호평을 들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이제 막 전파를 탄 KBS2 월화드라마 '블러드'는 구혜선에게 '연기 못 하는 배우'라는 주홍글씨를 제대로 새겨준 듯하다.
구혜선은 극 중 태민그룹 유석주 회장의 조카이자 태민 암 병원 간담췌 외과 전문의 유리타를 연기한다. 발랄하고 거침없는 여성을 그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작품 안에 녹여내겠다고 자부했고 탄탄한 제작진과 이색적인 남녀주인공, 연기파 조연의 합류에 기대감이 쏠렸다.
드라마의 간판, 여주인공 구혜선은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블러드'에 남다른 애정과 책임감을 보였다. 이번 드라마로 그간 자신을 옭아맨 연기력 논란과 '캔디'이미지를 벗어내기를 희망했다.
드라마 '블러드'에서 발랄하지만, 까칠한 여의사 유리타 캐릭터를 연기하는 구혜선 유리타를 통해 그간 자신이 가지고 있던 캔디 이미지를 벗고자 희망했다./IOK미디어 제공 |
그의 희망처럼 극 중 구혜선의 유리타는 그간 다른 작품에서 봐왔던 청순하고 착한 이미지와는 확실히 다른 색깔이다. 하지만 문제는 구혜선 본인만 이해할 수 있는 독특한 발성과 어색한 표정 연기다.
방송이 나갈 때마다 누리꾼들은 구혜선의 연기를 보고 '자기애 연기' '로봇 연기' '4차원 발성' '별에서 온 연기' 등 다양한 조롱을 쏟아내고 있다.
시나리오는 작가의 몫이고 촬영은 카메라 감독의 몫이라고 치면 캐릭터 분석은 배우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극 중 인물의 성격이 시나리오로 결정되더라도 배우가 해석하기에 따라 저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이유다. 이는 제작진이 캐스팅에 공을 들이는 주된 이유기도 하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결국 하나가 아닌 협업을 통해 만드는 드라마 '블러드'가 주된 전개나 전체적인 내용이 주목받기는 커녕 구혜선의 연기력만 도마 위에 올라 의도치 않게 시청률 하락세란 피를 봤다는 거다. 조롱의 대상까지 됐으니 특별히 공을 들였다는 구혜선의 용감무쌍한 도전은 아쉽기만 하다.
구혜선이 연출하고 주인공을 맡은 영화 '다우더' 구혜선은 남다른 작품세계를 자신이 직접 연출한 영화로 표현, 다수 영화제에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영화 '다우더'포스터 |
이쯤 되니 용감한 도전도 중요하지만, 대중 예술을 '업'으로 하는 배우에겐 사람들을 공감하게 하는 능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4차원 배우' '신비로운 여배우' '독특한 구혜선' 등의 수식어가 남다른 개성을 가진 구혜선을 설명하곤 한다. 그의 팬들은 구혜선에게 남들과 다른 특별한 '아우라'가 풍긴다고도 말한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그만큼 많은 시도를 하는 그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구혜선의 또렷한 개성은 분명한 장점이다. 매번 용감한 변화를 추구하는 것 또한 그렇다.노래를 부르고 자신이 연출한 영화에 직접 출연하기도 하고 볼펜으로 그린 그림으로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어느것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 이들에겐 부러운 능력을 가진 '종합 예술인'이다.
남다른 개성으로 팬들에게 사랑받는 배우 구혜선 드라마 '블러드'가 그에게 캔디 이미지를 벗겨주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새롭게 연기력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그의 캐릭터 분석에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더팩트DB |
하지만 드라마 여주인공 구혜선은 스스로에게 조금 더 냉정한 잣대를 들이댈 필요가 있다.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 시청률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책임을 안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물론 '블러드'가 이제 막 발을 뗀 작품이라 속단하긴 이르지만, 본인의 예술관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구혜선의 연기는 시청자에게 공감과 감동을 얻기엔 어려워 보인다.
'블러드'는 구혜선 홀로 '캔디 이미지'를 벗었다며 만족스러워하는 독무대와 같은 꼴이다. 재정비가 필요한 때다. 대중의 공감이 없다면 '용감'도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4차원 매력은 협업 말고 개인전으로 뽐내도 충분하다.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amysu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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