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의 연예가 빅매치] '작심한' 지성 vs '안이한' 현빈, 결과는 물어보나 마나
입력: 2015.02.13 09:53 / 수정: 2015.02.13 09:53

이중이 현빈(왼쪽) vs 다중이 지성! 현빈과 지성이 다중인격 캐릭터로 안방극장을 찾았다. /하이드 지킬, 나 킬미 힐미 공식 홈페이지
'이중이' 현빈(왼쪽) vs '다중이' 지성! 현빈과 지성이 다중인격 캐릭터로 안방극장을 찾았다. /'하이드 지킬, 나' '킬미 힐미' 공식 홈페이지

'이중이' 현빈, '다중이' 지성에겐 안 되나요?

안방극장에 다중인격자들이 떴다. 하이드와 지킬을 오가며 극과 극 매력을 뽐내고 있는 SBS '하이드 지킬, 나'의 현빈과 하나도 둘도 아닌 무려 일곱 가지 인격을 연기하고 있는 지성이 바로 다중인격의 주인공들이다.

'꽃미남'들이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설레는데 이들이 한 작품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니 여성 시청자들은 그저 고마울 뿐이다. 착한 남자와 나쁜 남자를 넘나드는 현대판 지킬 박사 현빈과 일곱 가지 무지개 매력을 지닌 지성의 한판 대결, 승자는 누가 될까?

킬미 힐미에서 지성이 연기하는 여러 인격들. 지성은 킬미 힐미에서 7개 인격을 가진 재벌 3세로 변신했다. /MBC 킬미 힐미 공식 홈페이지
'킬미 힐미'에서 지성이 연기하는 여러 인격들. 지성은 '킬미 힐미'에서 7개 인격을 가진 재벌 3세로 변신했다. /MBC '킬미 힐미' 공식 홈페이지

ROUND 1. 이중이 현빈, 인격이 부족했나요?

둘 대 일곱. 인격의 수가 부족했던 걸까, 아니면 인격을 개연성 있게 풀어내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걸까. 인격 연기에 대한 몰입도 측면을 놓고 비교해 보면 인격 수에 비례해 이번 라운드는 지성의 승리다.

지성이 '킬미 힐미'에서 맡은 역은 차도현으로 그는 리더 신세기를 비롯해 모두 일곱 가지 인격을 가지고 있다. 재벌 3세지만 야망이나 욕심이 없는 '친절남' 차도현과 달리 다른 인격들은 모두 극단적이다.

서브 인격의 리더 신세기는 극단적으로 터프하고, 17세 소년 안요섭은 늘 우울해하며 자살을 시도한다. 안요섭의 쌍둥이 인격인 안요나는 아이돌 그룹에 빠진 '4차원 소녀'이고 7살 나나는 곰돌이 인형 마니아다. 자칫 극이 산으로 갈 수 있을 만큼 제각각인 캐릭터들이지만 지성은 망가질 땐 확실히 망가지고 귀여울 땐 한없이 귀여워지는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휘어잡았다. 불혹을 앞둔 남자 배우의 17살 소녀 연기에 빠질 줄 누가 알았으랴.

이에 비하면 현빈의 이중 인격연기는 2% 부족한 느낌이다. 단지 인격이 두 개냐 일곱 개냐의 문제로 치부하기엔 뭔가 찝찝하다. 오히려 두 개 밖에 안 되는 인격을 시청자들에게 납득시키지 못 하는 게 문제다.

지성의 일곱 가지 인격은 비록 극단적이긴 하지만 차도현이라는 하나의 인물로 수렴된다. '킬미 힐미'의 상당 부분은 왜 차도현이 인격 분리를 겪었는지, 왜 각각의 인격이 생겨났는지를 설명하는 데 할애된다. 덕분에 개성이 강한 각각의 인격은 존재 의미를 부여받고 설득력을 가진다.

반면 현빈이 연기하는 구서진과 로빈은 같은 인물이라 하기엔 조금 어색하다. 왜 그가 두 가지 인격을 갖게 된 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보니 버럭 화를 내던 까칠한 구서진이 갑자기 세상에 둘도 없을 착한 남자 로빈으로 변신할 때 시청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8회에 이르기까지 인격 분리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되지 않다 보니 구서진과 로빈이 하나의 인물이란 것도 생소하게 느껴질 정도다.

현빈, 10년째 캐릭터 제자리 걸음? 시크릿 가든 내 이름은 김삼순 하이드 지킬, 나의 현빈(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시크릿 가든 내 이름은 김삼순 하이드 지킬, 나 공식 홈페이지
현빈, 10년째 캐릭터 제자리 걸음? '시크릿 가든' '내 이름은 김삼순' 하이드 지킬, 나'의 현빈(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시크릿 가든' '내 이름은 김삼순' '하이드 지킬, 나' 공식 홈페이지

ROUND 2. 현빈 씨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MBC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시작, 'KBS2 '그들이 사는 세상'을 거쳐 마침내 SBS '시크릿 가든'에 이르기까지 '훈남' 캐릭터의 정점을 찍었건만, 제대 후 현빈의 행보는 아쉬움뿐이다.

지난 2012년 해병대 복무를 마치고 제대했을 때만 해도 현빈에 대한 대중의 기대는 컸다. '시크릿 가든'으로 연기력과 인기 면에서 모두 호평을 받으며 해병대에 입대, '개념남'이라는 이미지까지 얻었던 그이기에 제대 후에는 탄탄대로가 보장돼 있을 줄만 알았다.

복귀작인 영화 '역린'이 기대했던 것만 못한 성과를 거둔 건 시작에 불과했다. 한지민과 호흡을 맞춘 야심작 '하이드 지킬, 나'까지 5%대 시청률에 머무르며 '로코 불패'를 자랑했던 현빈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

장밋빛 미래를 기대했을 현빈, 갑자기 닥친 장애물은 어쩌면 보장된 탄탄대로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일까. 현빈이 연기력과 출중한 외모, 무게감까지 모두 갖춘 배우가 되길 바랐던 시청자들에게 '하이드 지킬, 나'의 구서진은 어쩌면 너무 '쉬운 선택'으로 보였을지 모른다. 이름만 김주원에서 구서진으로 바뀌었을 뿐, '하이드 지킬, 나'의 현빈은 '시크릿 가든'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지성은 '킬미 힐미'에서 그야말로 파격 변신을 했다. 그는 지금껏 어떤 작품에서도 시도한 적 없던 여장과 코믹한 연기 등을 작품에 녹여냈다. 이런 도전정신은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이 인기를 끌며 그와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도 많아졌다. 이제 대중이 현빈에게 기대하는 건 늘 봐왔던 차가운 도시 남자가 아닌 지금껏 보지 못 한 현빈일지 모른다. 웬만하면 봐주고 넘어가려는 대중의 기대를 현빈은 너무 안이하게 이용한 것 아닐까.

지성 vs 현빈, 승자는요? 킬미 힐미 지성(왼쪽)과 하이드 지킬, 나 현빈의 대결, 결과는 지성의 압승! /이새롬·김슬기 기자
지성 vs 현빈, 승자는요? '킬미 힐미' 지성(왼쪽)과 '하이드 지킬, 나' 현빈의 대결, 결과는 지성의 압승! /이새롬·김슬기 기자

'하이드 지킬, 나'는 한 남자의 전혀 다른 두 인격과 사랑에 빠진 한 여자의 삼각로맨스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킬미 힐미'는 일곱 개의 인격을 가진 재벌 3세와 그의 비밀주치의가 된 레지던트 1년 차 여의사의 버라이어티한 로맨스를 그린 힐링 로맨틱코미디 드라마다.

'하이드 지킬, 나'와 '킬미 힐미'는 모두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더팩트ㅣ정진영 기자 afreeca@tf.co.kr]
[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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