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김래원' 김래원은 '펀치'에서 다양한 변신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 HB 엔터테인먼트 제공 |
김래원, 선-악, 부성애-시한부 오가는 '팔색조' 연기
SBS 월화 드라마 '펀치'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초반 살짝 기대에 못 미치는가 싶었지만 어느새 월화극 정상에 오르더니 무서운 기세로 1위를 지키고 있다. 박경수 작가의 짜임새 있는 대본은 진작 알았지만, '펀치'의 기세가 이어진 데는 주인공 김래원(34)의 연기가 컸다.
사실 김래원은 '펀치'가 시작되기 전 조재현에 가려져 있다. 지난해 6월 끝난 KBS1 '정도전'에서 '미친 연기력'을 보여준 조재현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은 그가 어떤 연기를 펼치느냐에 쏠렸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김래원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조재현과 기 싸움에서 전혀 밀리는 기색 없이 '펀치'를 이끌었다. 초반 강렬한 악역 연기를 보여주며 후반부에 대한 우려를 불러왔지만, 정의를 위해 싸우기로 마음먹은 뒤에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시한부 연기까지 자유자재' 김래원은 시한부 판정을 받고도 악과 맞서 싸우는 박정환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고 있다. / HB 엔터테인먼트 제공 |
악역에서 선역으로 바뀐 것뿐 아니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뇌종양 환자의 고통을 표현하다가도 적과 싸울 때는 카리스마가 넘쳤다. 상대를 물리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다가도 딸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넘쳐나는 아빠로 변하는 등 극 중 변신이 자연스러웠다.
특히 회가 거듭할수록 김래원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처음에 그가 맡은 박정환이 싸울 상대는 이태준(조재현 분)이었지만, 윤지숙(최명길 분)과 그의 수하 이호성(온주완 분) 등 계속 늘어나고 막강해졌다. 그러나 김래원은 강단 있는 연기로 김아중과 힘을 합쳐 적과 맞섰다. 김아중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김래원의 '포스'가 부족했다면 힘의 균형은 금방 무너졌을지 모른다.
김래원이 중심을 잘 잡으면서 '펀치'의 스토리 전개 역시 더욱 탄탄해졌다. 박정환과 이태준-윤지숙이 대립하는 스토리 이외의 이야기까지 살아났다. 어머니(송옥숙 분)를 두고 먼저 떠나야 하는 아들 박정환의 이야기, 전 아내 신하경(김아중 분)과 박정환의 못다 푼 이야기, 딸 예린(김지영 분)의 초등학교 입학식이라도 보고 싶은 박정환의 슬픈 부성애까지 하나도 버릴 게 없다. 결국 이 모든 게 김래원의 힘이다.
'애틋한 딸 바보 연기까지' 김래원은 딸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보여주는 부성애 연기까지 소화하며 '펀치'의 완성도를 높였다. / SBS '펀치' 캡처 |
김래원이 이전 작품에서 '연기 못 한다'는 소리를 듣진 않았지만, 과연 '펀치'에서 박정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할지에 시청자들의 의심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하지만 15부까지 오는 사이 김래원은 시청자들에게 매회 깊은 울림을 안기며 우려를 지웠다.
이제 '펀치'는 단 4회 만이 남았다. 4회뿐이라는 게 아쉽긴 하지만, 김래원이 남은 4회 동안 보여줄 연기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
[더팩트 ㅣ 이건희 기자 canus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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