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전쟁, 아이돌 팬덤간 싸움 god(위)와 비투비 팬들이 공식 색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이새롬 김슬기 기자 |
택배 테러에 아티스트까지 나서
난데없는 색깔 전쟁이 벌어졌다.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 민감한 문제인 팬클럽 공식 색 때문이다. 데뷔 16년 차 선배 god와 3년 차 후배 비투비의 팬들이 하늘색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비투비의 소속사 큐브 엔터테인먼트 사옥 입구 앞에 택배 상자가 잔뜩 쌓여 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같은 시간에 택배 수십 개가 도착한 건데 이 안에는 두루마리 휴지 항의서 등이 담겨 있었다.
이는 god의 팬들이 보낸 걸로 알려졌다. 일부 god 팬들이 비투비의 공식 색이 하늘색인 걸 두고 항의의 의미로 보낸 상자들이었다. 항의서에는 "하늘색은 god와 fangod가 지난 16년 동안 함께한 추억이자 자부심" "피드백 주세요" 등이 적혀 있다.
god는 데뷔 이래로 '하늘색'을 대표 컬러로 내세웠다. 그러던 지난 2013년 큐브는 '슬로우 블루'가 비투비의 공식 색이라고 알렸다. 두 색이 완벽하게 같진 않지만 하늘색 계통이라 쉽게 구분하긴 힘들다.
god 데니안이 팬들과 비투비 팬들이 하늘색을 두고 싸우자 16년 전통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후 그는 양측 팬들을 다독이는 글을 덧붙이며 싸움을 중재했다. /데니안 SNS |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자 god 멤버들이 나섰다. 데니안은 28일 SNS에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는 가수와 팬들의 얼굴이 될 만큼 공식색은 큰 의미였고 모든 걸 나타내 주는 굉장히 중요한 상징이었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가고 더 자부심을 느끼는 거다.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은 있고 그걸 지키려고 한다"는 글을 적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내가 전달하려는 의미가 상대에겐 다르게 해석될 수 있고, 생각이 다르면 누구나 서로를 이해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힘든 것이지 안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로 조금만 이해하고 바라본다면 더 좋은 관계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양쪽 팬들의 이해를 부탁했다.
그러면서 "god를 아껴 주시고 제가 존경하는 형님이 만든 후배들이라 좋게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는 말로 후배 비투비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그리고는 "16주년을 맞아 여러분께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려고 했던건데 저도 며칠 생각이 참 많았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이 하늘색이라는 게 제일 중요한 거니까"라며 팬들을 다독였다.
이보다 먼저 박준형은 "색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 그냥 색. 심볼은 보이지 않더라도 마음과 머리속으로 의미를 붙여 알고 간직하는 것. 중요한 건 마음속에 간직하는 거다. 하늘색 친구들이 오랫동안 존재했기에 예쁜 후배들도 꿈을 잊지 않고 노력해 여기까지 달려왔다. 모두가 멋있고 자랑스럽다"는 글로 팬클럽간 싸움을 말렸다.
이를 본 god 팬들과 비투비 팬들은 자중하자는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일부 god 팬들은 여전히 비투비 측의 색깔 교체 혹은 공식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큐브 측은 난감한 표정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더팩트 │ 박소영 기자 comet56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