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하지원 "결혼<일<아이들…몸 세 개였으면"
입력: 2015.01.24 13:00 / 수정: 2015.01.24 01:58

배우 하지원은 동갑내기 배우이자 감독인 하정우와 허삼관에 출연하며 엄마 역할에 도전했다. /문병희 기자
배우 하지원은 동갑내기 배우이자 감독인 하정우와 '허삼관'에 출연하며 '엄마' 역할에 도전했다. /문병희 기자

[더팩트ㅣ오세훈 기자] "결혼보다는 일, 하지만 아이들은 좋아요."

와이어를 타고 날고 칼을 휘두르는 장면이 익숙한 '여전사' 배우 하지원(35)이 천상여자로 변해 모성애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아이들보다 더 소녀 같고 에너지 넘치는 엄마, 애교 많고 친구 같은 엄마. 그런 엄마가 될래요."

하지원은 지난 14일 개봉한 영화 '허삼관'(감독 하정우, 제작 두타연, 배급 NEW)에서 절세 미녀이자 허삼관(하정우 분)의 아내, 일락(남다름 분) 이락(노강민 분) 삼락(전현석 분) 세 아들의 엄마로 분한다.

하지원이 출연한 영화 허삼관은 세계적인 작가 위화의 허삼관매혈기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문병희 기자
하지원이 출연한 영화 '허삼관'은 세계적인 작가 위화의 '허삼관매혈기'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문병희 기자

하지원은 데뷔 후 처음으로 '처녀'가 아닌 '엄마'를 연기했다. 허옥란은 돈 없고 대책 없고 가진 것 없는 허삼관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지만 일락이 결혼 전 남자친구의 아이란 것이 들통이 나며 수모를 당하면서도 끝까지 가족을 지키는 현모양처다. 그는 늘어난 옷과 화장기 없는 얼굴로 스크린을 채웠지만 역대급 아름다움과 자연스러운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작부터 끝까지 행복한 영화예요. 꿈꾸듯 행복하게 영화를 촬영했고 그 행복함이 스크린으로 전해지죠. 촬영장이 '힐링캠프장' 같았어요."

하지원은 세 아들과의 호흡에 만족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고맙게도 아이들이 먼저다가 왔고 자연스럽게 함께 지냈다"면서 "코드가 잘 맞아 촬영이 끝나고 세트장이 있는 순천 시내 오락실과 음식점을 자주 갔다"고 털어놓으며 돈독한 관계를 자랑했다. 특히 감정 신이 많이 겹치는 남다름과는 사소한 이야기부터 캐릭터 분석까지 함께하며 동고동락했다.

하지원은 촬영을 하며 아이들을 챙겨주려고 했지만 오히려 아이들로부터 받은 게 많다며 밝게 웃었다. /문병희 기자
하지원은 촬영을 하며 아이들을 챙겨주려고 했지만 오히려 아이들로부터 받은 게 많다며 밝게 웃었다. /문병희 기자

미혼인 그가 경험하지 않은 것을 연기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을까. 연기파 배우로 알려진 하지원이지만, 첫 '엄마' 역할에 걱정도 많았다. 내 옷 아닌 거 같아 고민하던 그는 연기 연습 대신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개인적으로 친해지는 방법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다. 수개월 동안 진행된 촬영 과정에서 하지원은 자연스레 아이들과 가족처럼 지내게 됐고 스킨십도 편해졌다.

또 다른 비결은 하정우다. 그는 "배역을 맡으면 '폭풍' 준비하는 스타일인데 이번엔 하정우 감독이 나보다 더 많이 준비했더라. 준비할 게 없었다. 덕분에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왔다"며 하정우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하지원은 전혜진과 싸우며 주먹으로 때리는 신에서 액션 본능이 깨어났다고 말했다. /문병희 기자
하지원은 전혜진과 싸우며 주먹으로 때리는 신에서 액션 본능이 깨어났다고 말했다. /문병희 기자

배우 하지원은 감독 하정우를 "철저히 준비하는 노력파이자 정말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만나 처음엔 어색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감독으로서 배우가 연기할 수 있도록 디테일한 디렉팅을 주고 맘껏 연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줬다. 그만큼 웃음도 줘 현장 분위기가 좋았고 아이와 어른이 함께하는 영화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극 중 가족인 다섯 사람이 영화가 끝난 현재도 여전히 연락을 주고받는 것도 이러한 자연스러움과 교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렇게 아이들을 좋아하고, 때마침 결혼 적령기이기도 한 하지원에게 실제 결혼 의사를 물었다.

"아직은 일이 더 좋아요. 아직은 더 많이 인생을 즐기고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요. 몸이 세 개였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묘하게도 이번 영화를 찍으며 세 아이가 실제 내 아들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죠. 좋을 거 같아요. 생각만 해도 든든할 거 같지 않나요?"

하지원은 영화 허삼관에 이어 할리우드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하지원은 영화 '허삼관'에 이어 할리우드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아이들의 엄마이지만 동시에 한 엄마의 딸이기도 한 그는 영화를 통해 자신의 실제 가족에 관해서도 되돌아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영화를 본 엄마가 많이 우셨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영화를 찍으며 가족들을 많이 떠올렸죠. 허옥란을 연기하며 과거 부모님의 낭만과 사랑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어 행복했어요."

가족과 사랑에 관해 이야기하던 하지원은 끝까지 영화 '허삼관'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뜨거운 가족애를 그린 영화 '허삼관'을 보신 분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가족과 더 많이 사랑하고 그 사랑을 꼭 표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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