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가 간다] 클라라의 성인용품 숍, 기자가 직접 가 봤습니다
입력: 2015.01.17 07:00 / 수정: 2015.01.19 10:01

영화 워킹걸에서 보희(조여정 분)와 난희(클라라 분)가 운영하는 성인용품가게 까사아모르가 실제 현실 속에서도 가능한 일일까. <더팩트>가 직접 확인해 봤다./영화 워킹걸 스틸
영화 '워킹걸'에서 보희(조여정 분)와 난희(클라라 분)가 운영하는 성인용품가게 까사아모르가 실제 현실 속에서도 가능한 일일까. <더팩트>가 직접 확인해 봤다./영화 '워킹걸' 스틸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이건 얼마죠? 이거 정말 좋아 보여!"

영화 '워킹걸'에 등장하는 성인용품샵 '까사아모르'를 찾은 손님들이 깔깔 거리며 나누는 수다 중 일부다. 영화 속 등장인물 중 '까사아모르'를 찾은 이들은 20대, 50대 너나 할 것 없이 성(性)에 관해 자유롭다.

주인공 보희(조여정 분)와 난희(클라라 분)가 운영하는 성인용품샵 '까사아모르'는 어른들의 사랑방이자 성인놀이터다. 적어도 '워킹걸'에선 그렇다. 그렇다면 현실 속에서도 성인들의 놀이기구, 그러니까 '러브토이'에 대해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는게 가능할까? 그게 안된다면 콘돔은 당당히 구매할 수 있을까?

영화 워킹걸에서 보희(조여정 분)와 난희(클라라 분)가 함께 운영하는 성인용품가게 까사아모르. 두 여자는 성인용품 가게가 가진 어두운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가게를 유럽풍 카페처럼 디자인한다./영화 워킹걸 스틸
영화 '워킹걸'에서 보희(조여정 분)와 난희(클라라 분)가 함께 운영하는 성인용품가게 까사아모르. 두 여자는 성인용품 가게가 가진 어두운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가게를 유럽풍 카페처럼 디자인한다./영화 '워킹걸' 스틸

<더팩트>가 직접 나섰다. 기자가 서울 곳곳에 있는 성인용품 가게를 직접 찾았다. 영화 속 '까사아모르'와 직접 비교해 보고 피임용품도 구매해 봤다. 영화와 현실은 다르다고들 한다. 그렇다면 얼마나 다른 온도 차를 보일까.

◆ 첫번째 그곳, 클라라가 여기 있네…싱크로율 90%

14일 오후 <더팩트> 취재진은 영화 워킹걸의 협찬을 도맡아한 명랑완구부르르닷컴을 직접 찾았다. 외관은 명랑완구의 기조와 다르게 전혀 명랑하지 않은 느낌으로 취재진을 당황하게 했다. /남윤호 기자
14일 오후 <더팩트> 취재진은 영화 '워킹걸'의 협찬을 도맡아한 명랑완구부르르닷컴을 직접 찾았다. 외관은 명랑완구의 기조와 다르게 전혀 명랑하지 않은 느낌으로 취재진을 당황하게 했다. /남윤호 기자

14일 오후 첫 번째로 찾은 성인용품샵은 서울 명동에 있는 명랑완구 부르르닷컴이다. 부르르닷컴은 '워킹걸' 속 성인용품을 협찬한 국내 최대의 성인용품 회사로 영화 '색즉시공' 시리즈에도 협찬을 도맡아 했다.

국내 최대규모라지만, 외관은 초라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우중충한 기운이 명랑과는 거리가 멀다.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테이핑 된 창문이 햇빛 한줄기도 허락하지 않을 태세다. 영화와 현실, 확실히 다르다.

명랑완구 부르르의 넓은 쇼룸엔 세계 각국에서 모인 다양한 제품들과 자체 제작한 제품까지 수백 가지의 물건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직원의 친절한 설명과 미소 또한 워킹걸 속 클라라와 조여정의 친절함과 싱크로율 99.9%/남윤호 기자
명랑완구 부르르의 넓은 쇼룸엔 세계 각국에서 모인 다양한 제품들과 자체 제작한 제품까지 수백 가지의 물건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직원의 친절한 설명과 미소 또한 '워킹걸' 속 클라라와 조여정의 친절함과 싱크로율 99.9%/남윤호 기자

하지만 문을 열고보니 생각이 달라진다. 70평 남짓한 전시실엔 전 세계에서 모인 '어른들의 장난감'이 빼곡히 진열돼 있다. 도넛, 바나나, 노란 오리 등 목적을 알 수 없는 앙증맞은 인형부터 '워킹걸'에서 봤던 익숙한 성인용품도 눈에 띈다. 알록달록한 디자인의 성인용품은 음란하긴커녕 상큼하고 발랄한 기운을 가득 내뿜는다.

눈앞에 벌어진 신세계에 감탄하고 있자 부르르닷컴의 직원 이모 씨가 저 멀리서 활기찬 미소로 인사를 건넨다. 영화 속 클라라와 조여정이 있다면 현실엔 '남자 클라라' 이 씨가 존재한다.

영화 워킹걸 속 까사아모르의 가구 또한 부르르닷컴에서 협찬했다./영화 워킹걸스틸
영화 '워킹걸' 속 까사아모르의 가구 또한 부르르닷컴에서 협찬했다./영화 '워킹걸'스틸

밝고 건강한 어른들의 사랑을 응원한다는 이 씨는 기자에게 적합한 '러브토이'를 추천하느라 바쁘다. 쇼룸을 찾은 손님을 위한 '특급 서비스', 성인용품 체험도 가능했다. "이건 어디에 쓰는 물건이죠?"라고 묻는 기자의 등을 찰싹 때리며 "모르는 척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이 씨.

당황하는 기자를 뒤로하고 40대 직장인 남성이 문을 열고 가게로 들어온다. 주문해놓은 '러브xx'을 찾아가기 위해서다. 밝게 인사를 건네고 다음에 또 오겠다고 굳은 약속도 잊지 않는다. '영화와 현실, 싱크로율 100%도 가능하겠구나'싶다.

◆ 두 번째 그곳, 젊음의 거리? 꼭 그렇진 않아요…싱크로율 50%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 위치한 성인용품 전문가게는 젊은 연령층의 손님이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남윤호 기자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 위치한 성인용품 전문가게는 젊은 연령층의 손님이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남윤호 기자

젊음의 거리 홍대로 향했다. 젊은이들이 가득한 곳이라 더욱 개방적인 성인용품샵을 기대했다. 오후 4시, 홍익대 정문 앞에 위치한 성인용품샵을 찾았다. 외관이 통유리다. 내부가 모두 비치는 구조라니 파격이다. 앙증맞은 캐릭터로 성인용품을 묘사한 것도 눈에 띈다.

앞선 가게보다 훨씬 밝은 분위기임은 확실하다. 가게 안에 들어서자 20대 커플들이 빼곡히 차있다. "이건 어때?" "나는 이게 좋아" "이 색깔 귀엽다" 스스럼없는 대화가 오가고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른 청춘남녀가 가게를 유유히 빠져나간다.

귀여운 디자인과 포장지로 젊은 연령층을 고려한 이색 피임용품. 젊음의 거리 홍대다운 아이디어 상품이 눈길을 끈다./성지연 기자
귀여운 디자인과 포장지로 젊은 연령층을 고려한 이색 피임용품. 젊음의 거리 홍대다운 아이디어 상품이 눈길을 끈다./성지연 기자

젊은 연령층이 많이 찾는 가게인 만큼 아기자기한 제품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카메라에 담고 싶어 촬영을 시작하자 주인이 난색하며 "촬영은 절대 안된다"고 말린다. 앞선 가게와는 다른 반응에 적잖이 당황해 취재 중임을 밝히고 이유를 물었다.

주인은 "우리 가게는 공공의 적이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큰일 난다"고 손사레친다. 그는 "대학교 앞에 성인용품 가게를 한다고 엄청난 반대에 부딪혔다. 10년째 운영 중이지만, 여전히 주변 시선이 곱지않다"고 말했다. 주인의 말에 제품을 고르던 한 여성은 "오히려 피임기구가 필요한 건 안전한 성생활을 위한 대학생들 아닌가요?"라며 발끈했다.

그의 말이 틀린 것 같지 않았지만, 성인용품샵에서 물건을 가득 사서 나오는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 세 번째 그곳, 나는 왜 안돼?…싱크로율 0%

오후 8시, 마지막으로 찾은 영등포의 성인용품 가게는 앞서 찾은 곳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영화 워킹걸 스틸
오후 8시, 마지막으로 찾은 영등포의 성인용품 가게는 앞서 찾은 곳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영화 '워킹걸' 스틸

오후 8시, 영등포에 있는 성인용품 샵을 찾았다. 번화가에서 벗어나 골목 어귀에 위치한 성인용품샵은 외관부터 앞서 찾은 곳과 다른 느낌이다. 검은색 테이핑으로 정체를 꼭꼭 숨긴 가게는 초입부터 쾌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미러볼이 정신없이 돌아가는 가게엔 기자가 들어가기 전부터 4명의 손님이 제품을 구경하고 있었다. 모두 남성 손님이다. 여성 손님의 난데없는 등장에 시선이 한데 쏠린다.

제품은 앞선 가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매장 주인과 손님들의 반응은 100% 다르다. 제품의 기능과 사용방법을 묻는 기자에게 가게 주인은 "온라인으로 구매하지 않고 혼자와서 구매하는 여자는 처음이다"라며 놀란 토끼눈을 뜬다. 함께 있던 손님들도 "용기있네"라며 박수를 친다. 칭찬인지 비아냥인지 구분할 수 없다.

성인샵은 어둡다는 편견, 이상한 사람들만 찾는다는 편견, 혹시 당신도 갖고 있나요?/ 영화 워킹걸 예고 스틸
성인샵은 어둡다는 편견, 이상한 사람들만 찾는다는 편견, 혹시 당신도 갖고 있나요?/ 영화 '워킹걸' 예고 스틸

피임용품을 구입했다. 남성 손님은 계산을 마친 기자의 어깨를 '툭' 치며 질문을 건넨다. "왜 이걸 사? 남자 친구가 안 사오나 봐. 내가 사줄까?"라며 웃는다. 가게를 나서는 기자의 뒤통수로 "내 딸이면 머리를 박박 밀어버렸을 거야"라는 거친 말이 비수로 꽂힌다.

amysung@tf.co.kr
연예팀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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