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추적] 이경영, 미성년자 성매매가 무죄라고?
입력: 2015.01.14 11:17 / 수정: 2015.01.16 10:37

이경영의 2002년 미성년자 성매매 사건 무죄 언급에 대해 누리꾼들이 집행유예도 유죄라고 반박하고 있다. / 김슬기 기자
이경영의 2002년 미성년자 성매매 사건 무죄 언급에 대해 누리꾼들이 집행유예도 유죄라고 반박하고 있다. / 김슬기 기자


[더팩트ㅣ이건희 기자] '인터스텔라에서도 이경영이 나온다면서요?'

영화 '군도' '해적' '타짜-신의 손' '제보자' '패션왕'에 tvN '미생'까지, 지난해 유명 영화를 본 팬들이라면 배우 이경영(55)을 기억할 것이다. 안 나온 작품을 찾기 힘들다. 오죽하면 할리우드 영화 '인터스텔라'에도 이경영이 출연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였다.

그의 활발한 작품 활동에 많은 영화 팬들이 반겼다. 지난 2002년 불미스러운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에 연루돼 오랜 기간 공백을 가졌던 그가 다시 전성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경영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노출 빈도가 잦아지자 최근 그의 과거 미성년자 성매매 사건 결과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와 사회봉사명령을 받았는데 이경영이 방송이나 인터뷰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언급한다는 것이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경영 관련 게시물이 계속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그가 지난 2012년과 지난 2일 보도된 언론 인터뷰에서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고 기소됐던 사건에 대해 무죄라고 언급한 부분과 더불어 2002년 벌어진 문제의 사건 관련 기사들 링크가 담겨 있다.

가장 최근 진행된 여성중앙과 인터뷰에는 "그 사건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일부 기자들은 여전히 진실이 아닌 자극적인 기사만 내보냈어요. 맨 처음 그 사건의 피해자로 알려진 사람이 나중에 제가 무죄 판결을 받으니까 제게 와서 진심으로 잘못을 사과했다"는 내용(온라인판에는 무죄 판결 문구가 삭제)이 있다.

이경영은 2002년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명령이라는 유죄 판결을 받았고 이후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 문병희 기자
이경영은 2002년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명령이라는 유죄 판결을 받았고 이후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 문병희 기자

그러자 누리꾼들은 즉각 "이경영은 무죄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당시 관련 기사를 링크한 누리꾼은 "2002년 8월 1심 재판부인 인천지방법원 형사합의 11부는 이경영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 당시 관련 기록을 찾아보면 이경영은 실제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1심에서 이경영은 미성년자 이 모씨(당시 18세)와 세 차례 성관계를 가진 뒤 자신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경영이 처음 성관계 때만 이 씨가 미성년자라는 걸 알지 못했고 이후 2번은 나이를 알고 있음에도 성관계를 가졌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이경영의 형량이 적다고 판단해 항소했다. 사건은 서울고등법원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와 같은 이유로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검찰과 이경영 측이 상고를 포기해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경영은 2009년 돌아온 일지매 카메오 출연이 무산된 뒤 심경글을 올리기도 했다. / 이경영 미니홈피
이경영은 2009년 '돌아온 일지매' 카메오 출연이 무산된 뒤 심경글을 올리기도 했다. / 이경영 미니홈피

이후 이경영은 연기 활동을 하지 않다가 2009년 '돌아온 일지매'에 카메오 출연했으나 편집됐다. MBC와 KBS 출연금지명단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미니홈피에 "때로 내 지난 시간에 분노한 이들에게 항변하고 싶었다. 난 성범죄자가 아니다"라며 "때론 지난 시간에 항소를 했더라면 부끄러움은 씻지 못하겠지만 범죄자의 오명은 씻지 않았을까 라는 후회도 했다"고 글을 올린 바 있다.

이후 영화로 활동을 재개한 그는 방송에 출연했고 이후 2004년에 그의 사건이 법정 공방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내용이 퍼졌다. 하지만 2002년에 항소심이 끝난 뒤 그는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았고 판결은 확정됐다. 이후 그가 무혐의를 받기 위해서는 재심을 청구해야 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재심은 판결을 뒤집을 만한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청구가 가능하고 설사 혐의를 벗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더라도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다"고 얘기했다.

사건 이후 이경영이 재심을 청구했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누리꾼들이 그의 '무죄' 언급에 의문을 갖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게다가 여전히 KBS와 MBC 등 지상파 방송사들은 출연 금지 연예인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지우지 않고 있다.

누리꾼들은 활발하게 관련 게시물들을 공유하며 '왜 이경영이 무죄 주장을 하는지'에 대한 의혹을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경영 측의 목소리를 들으려 했으나 소속사 없이 홀로 활동하는 등의 이유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확산되는 누리꾼들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그가 어떤 근거로 2004년 무혐의를 받았다는 걸 말하는지에 대해 입증할 근거 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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