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연예대상] '참석=수상?' 긴장+재미 낮춘 '퍼주기 시상' 씁쓸
입력: 2014.12.30 06:00 / 수정: 2014.12.30 11:02

2014 MBC 방송연예대상이 참석한 이들 대부분에게 상을 줘 긴장감을 떨어뜨렸다. /MBC 제공
'2014 MBC 방송연예대상'이 참석한 이들 대부분에게 상을 줘 긴장감을 떨어뜨렸다. /MBC 제공

[더팩트ㅣ정진영 기자] 상 나눠주기가 참신한 기획력을 가렸다. '2014 MBC 방송연예대상'이 퍼주기 시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 공개홀에서는 '2014 MBC 방송연예대상'이 열렸다. 영원한 대상 후보 유재석을 비롯해 박명수 김구라 김수로 서경석 등 올 한 해 MBC 예능 프로그램에서 빛나는 활약을 한 출연진이 대거 참석했다.

'우리 결혼했어요4' '일밤-진짜 사나이, 아빠! 어디가?' '라디오 스타' '무한도전' 등 여러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만큼 시상식 참석자들은 쟁쟁했다. 다만 이들에게 모두 상을 나눠주려 했던 게 실수였다.

'2014 MBC 방송연예대상'은 총 31개 부문에서 시상을 했다. 17개 부문에서 시상한 '2014 KBS 연예대상'의 두 배 수준이다. 사실상 이날 참석자 가운데 트로피를 들고 가지 못한 이들은 없었다. '왜 예능 시상식에서?'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인기상 가수 부문과 특별상 가수 부문에서 엑소와 씨스타도 각각 트로피를 챙겼다.

그룹 엑소도 2014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가수 부문 인기상을 따냈다. /MBC 방송 화면 캡처
그룹 엑소도 '2014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가수 부문 인기상을 따냈다. /MBC 방송 화면 캡처

'라디오 스타' MC들은 규현이 뮤직토크쇼 부문 우수상, 김구라가 뮤직토크쇼 부문 특별상, 윤종신과 김국진이 뮤직토크쇼 부문 최우수상을 받으며 전원 묵직한 트로피를 손에 쥐었고, '우리 결혼했어요4'에 출연하고 있는 스타들도 베스트 커플상 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 뉴스타상 등을 받으며 모두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나 혼자 산다', '일밤-진짜 사나이'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시청자들이 뽑은 올해의 예능프로그램에 오를 만큼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무한도전' 멤버 박명수 정형돈은 맨손이었다.

물론 연말 방송연예대상은 한 해를 결산하고 오랜 시간 고생한 방송예능인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이기에 상을 놓고 벌이는 경쟁 보다는 기쁨을 나누고 화합하는 게 더 중요하다. 바쁜 시간을 내 자리한 스타들에게 작은 상이라도 들려서 보내고 싶은 것도 이런 마음일 터다.

하지만 이런 취지에서 봐도 '2014 MBC 방송연예대상'에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비교적 낮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나 '헬로! 이방인', 개편한지 얼마 되지 않은 '세바퀴' 등이 시상식 변두리로 밀려났고 일부 프로그램은 시상식에서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시청률 잘 나온 프로그램 출연진들끼리 상을 나눠먹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배우 김성령(가운데)은 2014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진행을 맡아 맹활약했다. 하지만 그가 출연하고 있는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는 이날 시상식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MBC 방송 화면 캡처
배우 김성령(가운데)은 '2014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진행을 맡아 맹활약했다. 하지만 그가 출연하고 있는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는 이날 시상식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MBC 방송 화면 캡처

정준하의 걸그룹 변신부터 사상 첫 시청자 투표 도입, MBC 예능인들이 꼽은 가장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 발표 등 올해 MBC 방송연예대상은 다채로운 시도를 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시상 부문을 세세하게 쪼개 상을 나눠주는 바람에 시상식은 하염없이 길어졌고 많은 재미들이 반감됐다. 상을 받는 이들조차 시간에 쫓겨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도 MC들의 눈치를 봐야 했다.

물론 프로그램의 중심에는 이를 제작하는 스태프와 출연진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시청자도 중요하다. 연말 시상식은 서로가 공치사를 하고 즐기는 자리이면서 한 해 동안 MBC 예능 프로그램을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감사하고 더 큰 웃음을 만들 각오를 다지는 자리이기도 하다. 참석하면 무조건 상을 준다는 씁쓸한 등식을 상기시킨 올해 MBC 방송연예대상을 보며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이 긴장과 즐거움을 공유했을지 모를 일이다.

한편 올해 MBC 예능을 총 결산하는 예능인들의 축제 '2014 MBC 방송연예대상' 진행은 김성주 김성령 박형식이 맡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올 한해 MBC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한 대세들이 출연해 신나는 무대를 꾸몄다.

◆ 2014 MBC 방송연예대상 수상자(팀) 명단

▶라디오 올해의 작가상=홍수정(굿모닝 FM 전현무입니다)

▶라디오 공로상=황선숙 아나운서(건강한 아침 황선숙입니다)

▶라디오 특별상=박소영 리포터(왕상한의 세계는 우리는), 이규화 성우(조영남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시대)

▶시사콘텐츠 올해의 작가상=김초희(피디수첩)

▶시사콘텐츠 특별상=리얼스토리 눈 제작진

▶공헌상=대한민국 육군

▶남녀 신인상=유라(우리 결혼했어요4) 혜리(일밤-진짜 사나이), 송재림(우리 결혼했어요4) 헨리(일밤-진짜 사나이)

▶PD상=정웅인(일밤-아빠 어디가), 하하(무한도전)

▶올해의 작가상=김태희 작가(라디오 스타)

▶최고의 시청률상=일밤-진짜 사나이 여군특집

▶뮤직토크쇼 인기상=김소현 민호 지코(쇼! 음악중심)

▶버라이어티 인기상=김성령(띠동갑내기 과외하기), 김광규(나 혼자 산다)

▶가수 인기상=엑소

▶특별 인기상=윤후 김민율 임찬형 정세윤 안리환(일밤-아빠! 어디가?)

▶라디오 신인상=써니(써니의 FM데이트)

▶라디오 우수상=정경미 박준형(박준형, 정경미의 2시 만세), 정지영(오늘 아침 정지영입니다)

▶라디오 최우수상=강석 김혜영(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

▶올해의 뉴스타상=강남 육중완 파비앙(나 혼자 산다), 임형준(일밤-진짜 사나이), 남궁민 홍종현 김소은(우리 결혼했어요4)

▶베스트 커플상=송재림 김소은(우리 결혼했어요4)

▶가수 특별상=씨스타

▶MC 특별상=김성주

▶버라이어티 특별상=안정환(일밤-아빠! 어디가?), 홍은희(일밤-진짜 사나이)

▶뮤직토크쇼 특별상=김구라(라디오 스타, 세바퀴)

▶베스트 팀워크 특별상=나 혼자 산다 팀

▶우정상=김수로 서경석 샘해밍턴(일밤-진짜 사나이)

▶뮤직토크쇼 우수상=규현(라디오 스타) 박슬기(섹션TV 연예통신)

▶남녀 버라이어티 우수상=라미란(일밤-진짜 사나이) 홍진영(우리 결혼했어요4) 박건형(일밤-진짜 사나이) 전현무(나 혼자 산다)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무한도전

▶뮤직토크쇼 최우수상=김국진 윤종신(라디오 스타)

▶버라이어티 최우수상=서경석(일밤-진짜 사나이) 정준하(무한도전)

▶대상=유재석(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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