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크박스] 광기·추모·4번의 앙코르로 완성…싸이의 '올나잇스탠딩'
입력: 2014.12.21 08:00 / 수정: 2014.12.21 00:41

가수 싸이가 19일부터 21일, 24일 연말 공연 싸이 콘서트 올나잇스탠드 2014를 열고 6만여 팬들을 만난다. /이새롬 기자
가수 싸이가 19일부터 21일, 24일 연말 공연 '싸이 콘서트 올나잇스탠드 2014'를 열고 6만여 팬들을 만난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오세훈 기자] "젊은이들, 1층, 2층! 일단 모두 뛰어."

'국제가수' 싸이(37·본명 박재상)의 표정이 좋다. 웃는다. 그리고 소리를 지르고 뛴다. 그렇게 싸이가 연말을 하얗게 불태웠다. 덩달아 1만 2000여 관객도 함께 뛰었다. 싸이는 20일 오후 7시 45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연말 콘서트 '싸이 콘서트 올나잇스탠드 2014'를 열고 팬들을 만났다.

관객은 시작부터 쉴 틈이 없었다. 등장 전부터 관객의 함성을 유도한 싸이는 관객에게 앉을 여유를 제공하지 않았다. '롸잇 나우' '연예인'으로 포문을 연 싸이는 전주에 1, 2, 3층 팬들을 모두 일으켜 세우고 제자리에서 뛰게 했다. 겨드랑이 땀 등 유독 많은 땀으로 재미를 선사한 바 있는 그는 작정하고 팬들을 땀으로 완전히 새되게 했다.

싸이는 20일 약 200분 동안 공연을 진행하며 정규 공연 못지 않게 긴 앙코르 무대를 꾸몄다. /이새롬 기자
싸이는 20일 약 200분 동안 공연을 진행하며 정규 공연 못지 않게 긴 앙코르 무대를 꾸몄다. /이새롬 기자

◆ "여러분 행복해서 뛰는 게 아닙니다. 뛰어서 행복한 겁니다"

'올나잇스탠드'는 싸이하면 떠오르는 노래 20곡과 다른 가수들의 히트곡 10여 곡으로 채워졌다. '챔피언' '나 이런 사람이야'로는 팬들과 함성과 제자리 뛰기를 연습하며 흥을 돋궜다. 이어 '어땠을까'로 연인들의 사랑에 염장을 지르고 복고풍으로 꾸민 '새' '오늘 밤새'로 재미를 더했다.

이어 '내눈에는' '젠틀맨' '환희' '아버지' '흔들어주세요' '친구여' '낙원' '위 아 더 원' '예술이야' 등으로 관객들과 쉬지 않고 내달렸다. 엔딩은 싸이를 국제가수로 강제 해외 진출시킨 '강남스타일'로 장식했다.

앙코르는 '언젠가는' '세월이 가면' '챔피언'을 열창했다. 이와 함께 뒤풀이 시간을 가졌다. '땀과 음악 사이' DJ로 변신한 싸이는 유승준 '가위' 서태지와 아이들 '환상 속의 그대' DJ DOC '런투유' 클론 '쿵따리 샤바라' 이정현 '와' 김건모 '잘못된 만남' 등의 1990년대 히트곡 메들리를 로 이어졌다.

또 이문세의 '붉은 노을' 체리필터 '낭만 고양이' 윤수일 '아파트' 무한궤도 '그대에게' 조용필 '여행을 떠나요' 등 세대를 관통하는 명곡으로 잊을 수 없는 '광란의 토요일'을 완성했다.

싸이가 연말 공연에서 자신의 히트곡은 물론 남녀노소 불만하고 사랑받는 가요계의 히트곡 메들리를 선보였다. /이새롬 기자
싸이가 연말 공연에서 자신의 히트곡은 물론 남녀노소 불만하고 사랑받는 가요계의 히트곡 메들리를 선보였다. /이새롬 기자

◆ "지구력 끈기 인내만 있다면 나와 올나잇 할 수 있다"

싸이의 공연은 '싸이'라는 가수 하나만으로도 팬들에게 믿음을 주지만 그와 함께하는 남녀 20명의 댄서들의 존재는 싸이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 댄서들은 멋지게 때론 섹시하게 무대를 꾸미며 팬들의 즐거움을 더했다.

특히 '젠틀맨' 무대에 조명을 이용한 안무 퍼포먼스는 관객의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그들은 섹시한 여성, 카리스마 가득한 남성으로 '국제 가수' 공연의 클래스를 몸으로 입증해 보였다.

팬들과 함께 만드는 무대도 눈길을 끌었다. '내 눈에는' 무대 때는 싸이가 노래하는 동안 수십 명의 여성들의 얼굴을 화면에 담았다. 얼굴이 스크린에 담긴 여성들은 자신의 매력 발산하는 시간을 가졌다.

싸이가 지난해 선미로 변신한 것에 이어 올해는 포미닛 현아로 빙의했다. /이새롬 기자
싸이가 지난해 선미로 변신한 것에 이어 올해는 포미닛 현아로 빙의했다. /이새롬 기자

매년 팬들을 경악하게 하는 싸이의 여성 분장도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지난해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를 커버해 '싸미'로 변신한 그는 올해 현아 '빨개요' 재해석한다고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1부 마지막 부분에 붉은색 원피스와 핫팬츠를 입고 등장했다. '패왕색'과는 조금 거리가 멀었지만 요염한 몸짓과 큰 립스틱, 바나나 모양의 소품을 이용해 29금 무대를 선사했다.

이날 게스트로는 이적이 등장해 '거짓말거짓말거짓말'을 열창했다. 그는 "어쩌다 싸이에게 코가 꿰여 2년째 공연장에 게스트로 끌려왔다"면서 "하필 '빨개요' 무대 뒤에 나를 배치해 감정 잡는데 어려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하늘을 달리다' '왼손잡이'로 싸이 못지 않은 열정적인 무대를 꾸몄다.

싸이는 조용필의 친구여 무한궤도 그대에게로 고 신해철을 추모했다. /이새롬 기자
싸이는 조용필의 '친구여' 무한궤도 '그대에게'로 고 신해철을 추모했다. /이새롬 기자

◆ "그리운 친구여 그 모습은 어딜 갔나"

싸이가 이날 공연에서 지난 10월 세상을 떠난 고 신해철을 위한 추모곡을 열창했다. 그는 "정해진 캐릭터, 부여받은 캐릭터가 있어서 어리광부리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면서 "콘서트장에서 하는데 그럴 기회도 많지 않다. 때로는 가수 싸이가 아닌 박재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오늘은 그 속내를 노래로 표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일이 있다. 이별하기도 하고…. 때론 감당이 되지 않는 이별이 있다. 모두가 그렇겠지만 내게도 올해 마음 아픈 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싸이는 "가수 싸이가 아닌 박재상이 먼저 간 친구에게 전하는 노래를 한 곡만 하고 넘어가고 싶다"고 말한 뒤 흐르는 반주에 맞춰 조용필의 '친구여'를 불렀다.

'꿈은 하늘에서 잠자고 추억은 구름 따라 흐르고 친구여 / 모습은 어딜 갔나 그리운 친구여 / 옛일 생각이 날 때마다 / 우리 잃어버린 정 찾아 친구여 꿈속에서 만날까 / 조용히 눈을 감네 슬픔도 기쁨도 외로움도 함께 했지 / 부푼 꿈을 안고 내일을 다짐하던 / 우리 굳센 약속 어디에 / 꿈은 하늘에서 잠자고 추억은 구름 따라 흐르고 / 친구여 모습은 어딜 갔나 그리운 친구여'

그는 노래를 부르는 내내 감정에 북받친 모습을 보여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친구여'가 끝나고 다음 곡인 '낙원'을 부르기 전에는 애써 감정을 조절하는 표정이 화면으로 담겨 눈길을 끌었다.

싸이는 지난 2년간 과분한 칭찬에 빠져 바보처럼 산 것을 반성하며 새해부터는 하던 대로 음악하고 공연하며 팬들을 만날 거라는 각오를 다졌다. /이새롬 기자
싸이는 지난 2년간 과분한 칭찬에 빠져 바보처럼 산 것을 반성하며 새해부터는 하던 대로 음악하고 공연하며 팬들을 만날 거라는 각오를 다졌다. /이새롬 기자

◆ '올나잇스탠드' 말말말

"환갑이 되도 여자 수영복을 입고 무대에 오르는, 주책맞다는 말을 듣지 않는 최초의 가수가 되고 싶다."=가수로서의 꿈이라며 밝힌 말.

"지구력 인내 끈기만 있으면 나와 함께 올나잇 할 수 있다."=집에 가고 싶지 않다는 팬들에게 한 싸이의 화답.

"감당 안 되는 이별이 있다. 내게도 올해 마음 아픈 일이 있었다. 싸이가 아닌 박재상이 먼저간 친구에게 전하는 노래. 한곡만 하고 넘어가고 싶다."=고 신해철을 추모하는 무대를 가지기 전 싸이의 말.

"지난 2~3년 과한 칭찬으로 정신을 못 차렸다. '강남스타일'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뭔가 쫓기듯 승부수를 두려 했다. 돌아오는데 2년이 걸렸다. 앞으로 뻘짓 삽질 안 하고 내년부터 음악 열심히 하겠다. 언제라고 말은 못 해도 내년엔 꼭 새 앨범을 내겠다."=싸이의 반성과 새해를 맞이하는 다짐.

"콘서트 만큼 대학 축제를 좋아하는데 지난 3년 못 갔다. 무한도전 가요제도 나가야하는데…. 내년부터는 편하게 원래 하던 것처럼 하던 것 음악 열심히 하겠다"=앙코르 무대에서 팬들에게 건넨 말.

데뷔 14년 차인 싸이는 배우들은 나이가 들면서 역할이 바뀌지만 가수는 나이를 먹으면 설 곳이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새롬 기자
데뷔 14년 차인 싸이는 배우들은 나이가 들면서 역할이 바뀌지만 가수는 나이를 먹으면 설 곳이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새롬 기자

◆ "지치면 지는 겁니다. 미치면 이기는 겁니다"

'올나잇 스탠드'는 싸이가 2003년부터 연말과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개최해온 국내 대표 콘서트 브랜드다.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음향, 조명, 특수효과, 레이저 등 다채로운 볼거리와 독창적인 무대연출, 관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열정적인 퍼포먼스와 무대매너로?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공연때마다 매진 사례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이번 콘서트 역시 국내 최대 티켓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가 2014년 공연 티켓 판매량을 기준으로?발표한 연말 결산에서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콘서트 부문 연간판매순위 1위를 차지해 싸이의 식지 않는 인기를 증명케 한 바 있다.

싸이는 '올나잇스탠드 2014' 공연 공지글을 통해?"항상 고객을 모시는 업주의 마음으로", "시아버지를 모시는 며느리의 마음으로"?공연에 임하겠다는?각오를 밝히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여왔다.

싸이는 행오버 이후 새 앨범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그의 새 앨범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2015년엔 꼭 만나게 될 거라고 약속했다. /이새롬 기자
싸이는 '행오버' 이후 새 앨범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그의 새 앨범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2015년엔 꼭 만나게 될 거라고 약속했다. /이새롬 기자

또 싸이 특유의 재치가 돋보이는 콘서트 드레스코드를 비롯해 신발, 촬영, 복장, 시간엄수, 공연 전 음주, 야광 헤어밴드 등 일명 '식스 센스' 공연 관람 안내 등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싸이는 이날 공연에 이어 21일과 24일(2회) 연말 콘서트 '올나잇스탠드 2014'를 이어간다. 공연 티켓이 완판돼 4일간 지속되는 5회 공연에는 총 6만여 명의 음악 팬들이 다녀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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