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원조 만능엔터테이너 임창정이 말하는 '웃음의 미학'
입력: 2014.11.28 06:00 / 수정: 2014.11.27 16:19

가수 겸 배우 임창정이 24일 8개월 만에 신곡을 발표하고 음악 팬들을 만난다. /NH미디어 제공
가수 겸 배우 임창정이 24일 8개월 만에 신곡을 발표하고 음악 팬들을 만난다. /NH미디어 제공

[더팩트ㅣ오세훈 기자] 연말 가요시상식에서 그룹 H.O.T를 누르고 대상을 차지한 가수의 여유일까. 데뷔 25년 차 광대의 연륜일까. 가수 임창정(41)은 시종일관 자신감이 넘쳤다. 그리고 그 자신감을 신곡 '임박사와 함께 춤을'에 고스란히 투영했다.

그는 23일 밤 12시 지난 3월 발매한 열두 번째 정규 앨범 '흔한 노래 흔한 멜로디'에 수록된 '임박사와 함께 춤을'의 재편곡 버전과 신곡 '친한 사람' 음원을 발표했다.

앨범 발매를 3일 앞둔 지난 21일 서울 강남 가로수길에서 만난 임창정은 의욕이 넘쳤다. 감기에 걸려 죽을 뻔했다는 그는 연신 기침을 하면서도 쉬지 않고 이야기를 꺼냈다. 40대의 나이지만 스타일은 여느 20대와 다름 없었고 개그감도 여전했다. 만능 엔터테이너의 원조 격인 임창정은 가수로서 자신의 곡을 소개하다가도 연기자의 기지를 발휘해 온몸으로 능수능란하게 곡을 표현했다. 탄산수를 연신 마시며 "미안하다"고 말하는 그와 신곡 그리고 요즘 삶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댄스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문을 여시오' 때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 재미있더라. 연말이라서 많은 발라드 음악도 좋지만 처지지 않고 웃을 수 있는 걸로 가보자고 생각했다."

-24일 에이핑크 박효신 등과 음원 경쟁을 해야 하는데 부담은 없나.
"즐기러 나왔다. 이제 순위와 경쟁에는 의미를 두지 않는다. 효신이 음원 발매는 며칠 전에 알았다. 하하. 신경 쓰이는 팀이 있다면 같은 빠른 템포의 노래를 하는 지디X태양 정도다. 하하"

-'친한 사람'에 EXID 엘이가 피처링을 했던데, 어떻게 함께 하게 됐나.
"여자 래퍼를 찾는다고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하나같이 엘이를 추천하더라. 우리 때는 윤미래였는데 요즘은 엘이라고 하더라. 실제로 보니 여리고 수줍음이 많은 아이인데 녹음실에 들어가니 변하더라. 목소리는 기계음을 쓴 줄 알았는데 아니었고 녹음 한 번 만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정말 잘하더라."

-한 번의 녹음으로 끝이 난 건가?
"한 번 하고 잘해서 끝내자고 했는데 한 번만 더 하겠다더라. 그러라고 했더니 더 잘했고 놀라워 한 번 더 부탁했다. 결국 세 번째 녹음에서 1절을, 첫 번째 녹음에서 2절을 붙여 곡을 완성했다."

임창정은 친한 사람은 자신들의 친한 사람과 친해지고 싶은 많은 대중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NH미디어 제공
임창정은 "'친한 사람'은 자신들의 친한 사람과 친해지고 싶은 많은 대중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NH미디어 제공

-'친한 사람'은 어떻게 쓰게 됐나.
"모두 경험담이다. 나는 노래를 쓸 때 경험담을 토대로 상상을 더해 만든다. 과거에 좋아했지만 말 못한 여자를 떠올리며 만들었다. 거절당했거나 연결이 되지 않은 관계를 보통 다른 곳에 가서는 친한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12월 콘서트는 준비가 잘 되고 있나.
"앙코르 개념의 콘서트다. 지난 콘서트를 기준으로 팬들의 의견을 넣고 보완·수정했다. 연말 느낌도 가득 넣었다. 셋 리스트도 팬들의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지난 콘서트 때 쉬지도 않고 계속 노래만 하더라. 목 관리 비결은.
"이선희 선배가 추천해준 올리브 추출액을 거의 매일 먹는다. 꾸준히 복용하니 목이 쉬지만 다음 날 바로 노래할 수 있게 되더라."

-나이가 들면서 가수로서 득과 실을 꼽자면.
"고음이 낮아졌다. 3옥타브 진성 미까지 부를 수 있었는데 이젠 아니다. 예전엔 김현정 노래를 원키로 불렀고 토니 브랙스톤 노래도 다 불렀다. 하지만 이젠 절대 안 된다. 지금은 3옥타브 도도 어렵다. '흔한 노래'가 3옥타브 도인데 그것도 어렵다. 대신 예전보다 가사가 잘 들리는 것이다. 말하듯 노래할 수 있어서 좋다. 김형석 작곡가가 늘 하던 말인데 이제야 그 말의 뜻을 알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자작곡은 낮은 키의 노래만 만드는 것 아닌가.
"맞다. '친한 사람'도 비플랫이다. 전보다 쉽다. 음 이탈 걱정도 없어서 좋다."

-신 나는 노래다. 포인트 안무는.
"'호이호이 춤'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선보이며)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춤이다."

-재미있는 안무와 뮤직비디오, 유튜브를 의식한 건가.
"당연하다. 당연히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임창정은 2015년 국내 활동과 러브콜을 받고 있는 중국 필리핀 등 해외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NH미디어 제공
임창정은 2015년 국내 활동과 러브콜을 받고 있는 중국 필리핀 등 해외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NH미디어 제공

-뮤직비디오에 60명이 넘는 스타가 등장한다. 혹시 포함되지 못했거나 일부러 뺀 스타의 영상이 있나.
"직접 영상을 찍어서 이메일로 보내주면 그걸 편집해서 넣었다. 하지만 초반에 내가 카카오톡 메시지도 달라고 했다가 영상 화질이 안 좋아서 쓰지 못한 친구가 있다. 정우성이다. 가장 먼저 보내준 친구인데 하필 이메일로 업데이트하지 못 하고 해외 촬영을 나가서 결국 쓰지 못했다. 참 아쉽다."

-싸이도 출연할 뻔했는데 마지막에 무산됐다고 들었다.
"싸이는 다음 뮤직비디오 메인으로 출연한다는 약속을 받고 이번엔 빠졌다. 영상을 부탁했더니 '나 잘 되면 차 사준다더니 왜 안 사주느냐'며 계속 차 얘기만 하더라. 아직 부족하니 더 뜨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해외 활동은 계획은.
이박사가 출연해서 일본에서 이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 필리핀에서 반응이 조금 있다. 연말 공연과 현재 찍고 있는 영화를 2월 중순까지 촬영하고 중국으로 넘어가 영화를 찍으며 현지 프로모션을 진행할 것 같다. 이후에는 필리핀에서도 활동할 예정이다."

-엔터테이너의 원조라고들 한다. 요즘 연예인들의 다양한 활동 어떻게 보나.
"뭐든 마음껏 했으면 좋겠다. 어린 친구들이 더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 도전하며 자신의 끼를 발산하고 몰랐던 끼도 발견할 수 있다."

-연기와 노래 병행을 찬성한다는 말인가.
"노래는 거의 타고 태어나야 잘한다. 재능을 얼마나 가지고 태어나느냐에 따라 실력도 차이가 난다. 하지만 연기는 노력의 산물이다. 그래서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쁜 아빠다. 아이들과는 어떻게 지내나.
"일요일에는 스케줄 안 잡고 아이들과 있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제는 아이들도 내가 연예인인 것을 안다. 많이 이해해준다."

임창정은 팬들과 격없이 지내는 편이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주 대화를 나누며 그 시간이 매우 즐겁다고 말했다. /NH미디어 제공
임창정은 "팬들과 격없이 지내는 편"이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주 대화를 나누며 그 시간이 매우 즐겁다"고 말했다. /NH미디어 제공

-아이들이 아버지의 끼를 물려받았나. 연예인을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할 텐가.
"첫째는 끼가 없고 둘째는 적당한 끼에 매력이 많다. 막내는 딱 나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뭐든 다 지원할 생각이다."

-보통 자식들이 연예인을 한다고 하면 반대하는 부모들이 많던데.
"연예인은 좋은 직업이다. 꼭 스타가 돼야만 연예인을 하는 건 아니다. 모두가 회사 대표가 되지 않듯 연예인도 그렇다. 현실에 만족하며 열심히 사는 게 중요하다."

-그렇다면 가수 임창정은 회사 직급으로 따졌을 때 어느 정도까지 올라갔나.
"나는 전무까지 올라온 것 같다. 타고난 재능 어느 정도에 노력도 많이 했고 운도 따랐다.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목표가 궁금하다.
"현역으로도 활동하는 옛날 가수로 남았으면 한다. 콘서트를 열심히 해서 10년 뒤에는 나만의 '브랜드 공연'을 가지고 싶고 그 공연을 100살 때까지 하는 게 꿈이다."

-요즘 가장 큰 즐거움은 무엇인가.
"아침에 화장실에 앉으면 앞이 거울이다. 그때 거울을 보면 내가 웃는 게 아니라 거울에 비친 사람이 웃고 있다. 그때가 가장 행복하다. 사람들이 삶을 즐겼으면 좋겠다. 모든 일이 잘되면 재미없다. 굴곡이 있는 게 인생이다. 행복과 고통이 반복된다. 행복할 땐 힘들 것을 대비해 적당히 즐기고 고민거리가 생겼을 때 남겨 놓은 힘으로 조금 더 웃었으면 한다. 삶을 비관하지 말자. 힘들면 곧 즐거운 일이 생길 거라고 믿자. 나는 결국엔 행복과 불행 수치가 같을 거라고 생각한다. 웃으면 반드시 복이 온다."

-이번 곡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우리 모두 '다 같이 웃어보자'는 이야기다."

royzoh@tf.co.kr
연예팀 ssent@tf.co.kr

◆ 임창정의 '임박사와 함께 춤을' 뮤직비디오 (http://youtu.be/JTCJSz8Ro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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