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커스] '카트', 아쉬운 성적에도 빛나는 이유
입력: 2014.11.20 06:00 / 수정: 2014.11.19 17:26

한국 영화 카트가 인터스텔라 돌풍 속에 선전하고 있다./영화 포스터
한국 영화 '카트'가 '인터스텔라' 돌풍 속에 선전하고 있다./영화 포스터

[더팩트ㅣ김가연 기자] 외화 '인터스텔라'가 점령한 극장가에 유일하게 체면치레를 하는 한국 영화가 있다. 지난 13일 개봉한 부지영 감독의 '카트'다. 개봉 첫날 10만 명(이하 영화진흥위원화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개봉 첫 주말 20만 명을 동원한 '카트'는 평일에도 5만 명 안팎의 관객 수를 더해 누적 관객 50만 명을 넘겼다. 하지만 벌써 개봉 일주일째, 조금 아쉬운 성적이다.

조용히 관객몰이하고 있지만 이미 극장가는 '인터스텔라'가 독주하고 있는 상황. '카트'는 그럼에도 꾸준히 관객을 영화관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카트'의 흥행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영화 자체만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기에 결과가 더욱 값져 보인다.

영화 카트에 출연한 문정희(왼쪽)와 염정아./영화 스틸
영화 '카트'에 출연한 문정희(왼쪽)와 염정아./영화 스틸

우선 '카트'는 그동안 한 번도 시도한 적 없는 비정규직 노동문제를 상업영화 주제로 가져왔다. 영화는 대형마트 비정규직 직원이 갑자기 해고 통지를 받으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사회적 정치적으로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소재지만, 국내 대표 제작사인 명필름 제작과 리틀빅픽처스 배급을 통해 많은 관객과 만나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소재로 하는 영화는 주로 독립영화에서 민감하게 다뤘지만, '카트'는 방향을 틀어서 소재보다는 영화가 가진 메시지에 집중했다. 오히려 노동문제보다는 노동문제를 안고 가야하는 가족에 초점을 맞췄고 관객들은 따뜻하고 깊은 메시지에 공감할 수 있었다.

영화에 대한 관심은 노동·문화계로 이어졌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을 통해 입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특히 정치계에서는 발빠르게 관심을 가졌다. 지난 11일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는 서울 여의도의 한 극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카트' 시사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문재인 비대위원 이용득 노동위원장 김현미 의원 등 당내 주요 인사가 참석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동시에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노동문제를 다시 논하는 계기가 됐다.

11일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는 서울 여의도의 한 극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카트 시사회를 열어 영화를 같이 봤다./영화인 제공
11일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는 서울 여의도의 한 극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카트' 시사회를 열어 영화를 같이 봤다./영화인 제공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20일 공무원 200여 명과 함께 야탑CGV에서 비정규직의 현실을 다룬 영화 '카트'를 볼 예정이다. 이 시장과 함께 영화를 보는 이들은 최근 기간제 근로자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계약직으로 알려졌다. 이번 행사의 취지는 비정규직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알아보고자 마련된 것으로, '카트'는 이렇듯 미미하지만 사회 곳곳에서 의미있는 행동을 이끌어 내고 있다.

영화 관계자들은 '카트'가 담은 메시지가 돌직구가 아니기에 오히려 관객과 소통하기 쉬웠다고 입을 모은다. 나, 너 그리고 우리 이야기는 많은 이의 마음을 동요했다. 일반 관객들은 "영화라고 믿고 싶어지는 현실. 보는내내 그저 부모님의 얼굴이 아른거렸다.(much****)" "이런 주제를 다룬 영화는 처음이었고 그 주제를 이리 잘 풀어낸 영화도 처음인 것 같다. 내게는 먼 이야기인듯 느껴졌던 이야기가 처음으로 내게 가깝게 다가왔다.(amyy****)" "시작부터 찡하다.(jell****)"라며 영화에 대해 호평했다.

영화에 출연한 문정희는 <더팩트>에 "'카트'라는 영화는 결코 의미 없는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본 관객들의 평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인터스텔라'와 함께 경쟁해서 아쉽긴 하지만 의미 있는 영화니 분명 장기적으로는 '카트'가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아쉬워하면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카트'의 제작비는 약 30억 원, 약 1700억 원에 달하는 '인터스텔라'의 제작비의 5분의 1도 되지 않고 스크린 수도 2.5배가량 차이 나지만, 관객 동원 속도는 무시할 수 없다. 손익분기점이 약 120만 명인 '카트'는 적지만, 의미있는 관객 수를 채워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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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팀 ssent@tf.co.kr

◆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노동 문제를 다룬 '카트'의 OST.(http://youtu.be/Kas7FHW8c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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