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後] 성준, '연애고자' 남하진을 위한 변
입력: 2014.11.04 06:00 / 수정: 2014.11.03 17:10
배우 성준은 KBS2 연애의 발견 속 남하진 캐릭터를 깊이 있게 이해하며 인터뷰내내 자신의 캐릭터 남하진을 변론해 눈길을 끌었다. / 이효균 기자
배우 성준은 KBS2 '연애의 발견' 속 남하진 캐릭터를 깊이 있게 이해하며 인터뷰내내 자신의 캐릭터 남하진을 변론해 눈길을 끌었다. / 이효균 기자

[더팩트ㅣ김한나 기자] 배우 성준(본명 방성준. 24)은 최근 종영한 KBS2 '연애의 발견'에서 훈남 성형외과 의사라는 직업에 여자 친구에게 한없이 자상하기까지 한 남자 남하진 역으로 여심을 흔들었다.

하지만 남하진은 과거 고아원 시절 자신을 친 오빠처럼 따르던 안아림(윤진이 분)을 다시 만난 후 선을 긋지 못해 여자 친구 한여름(정유미 분)과 관계에 틈을 만드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결국 그는 사랑하는 여자 친구를 그의 전 남자 친구 강태하(문정혁 분)에게 빼앗긴 비운의 캐릭터이기도 하다.

'연애의 발견'이 종영한 후 <더팩트> 사옥을 찾은 그에게 기자는 "남하진은 연애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여름이 강태하와 이상하리만큼 엮이는데도 두 사람이 과거 연인 사이였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아차린 그였기에 한 말이었다.

성준의 남하진 변론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그는 "한여름과 강태하의 과거 관계를 하진이 순식간에 알아챘더라면 극의 전개가 늦어지지 않았겠느냐"며 "어쩔수 없이 장치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라면 아마 바로 알아차렸을 것"이라며 "남하진이 '연애고자'라니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동이 걸린 기자는 "남하진은 자신에게 마음을 품고 곁을 맴돈 안아림의 마음도 못 알아 채지 않았느냐"고 반론했다.

성준은 자신이 맡았던 남하진을 마치 절친이나 가족을 대하듯 말했다. / 이효균 기자
성준은 자신이 맡았던 남하진을 마치 절친이나 가족을 대하듯 말했다. / 이효균 기자

그러자 성준은 "딱히 하진이 아림의 마음을 알아 차릴 만한 행동이나 언급은 없지 않았느냐"며 "사실 하진은 아림을 여자로 느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아림과 다시 만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열린 결말로 끝났지만 아마도 두 사람이 연결되지 않았을 것이다. 끝까지 오빠로 챙겨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치 절친 혹은 가족을 변론하는 듯 적극적으로 자신이 맡았던 캐릭터를 변론하는 모습은 신선하면서도 흐뭇하게 다가왔다. 캐릭터에 대한 몰입과 애정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성준은 이어 '벤츠남'으로 추앙받던 남하진이 극 중반 안아림 때문에 한여름과 갈등을 일으키던 시기를 회상하기 시작했다.

그는 "차곡차곡 멋지게 쌓아놓은 캐릭터의 이미지를 망쳐야 한다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며 "'남하진, 벤츠인줄 알았는데 똥차였구나'라는 반응을 봤을 땐, '아 큰일났다. 돌이킬 수 없겠다. 남하진에게서 시청자들이 돌아섰구나'하는 생각에 마음이 타기 시작하더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쓸데없이 진지해진 성준의 굳은 표정에 기자는 살며시 얼굴에 미소가 번져오기 시작했지만 그는 여전히 심각했다.

성준은 "정현정 작가님이랑 김성윤 감독님의 만회해주겠다고 신신당부하며 약속해줘서 그것만 믿고 있었다"며 "시청자들이 하진에게 너무 등을 돌려서 만회가 많이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속상해 했다.

이토록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순수하게 사랑하고 염려하는 배우가 또 있을까 싶은 순간이었다. 연기경력은 길지 않지만 주연자리를 꿰차며 성장하고 있는 배우 성준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기 시작했다.

hanna@tf.co.kr
연예팀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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