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뮤직리뷰] '솔로' 개코, 음악인생 2막…혼자라서 더 아름답다
입력: 2014.10.16 07:00 / 수정: 2014.10.16 01:48

개코가 16일 첫 번째 솔로 정규 앨범 레딘그레이 음원을 발표한다. /아메바컬쳐 제공
개코가 16일 첫 번째 솔로 정규 앨범 '레딘그레이' 음원을 발표한다. /아메바컬쳐 제공

[더팩트ㅣ오세훈 기자] '혼자여도 괜찮아, 개코야.'

정박자 비트에 딱딱 때려 꽂는 랩으로 듣는 이의 귀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실력파 래퍼 다이나믹듀오 개코가 홀로 시험대에 올랐다.

늘 그의 옆에서 자리를 지키던 최자는 없다. 오롯이 개코의 이름만으로 앨범을 채웠다. 하지만 신을 믿는 자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듯 개코에게서 최자의 그림자가 느껴진다. 최자는 확실히 없지만 정말 없는 것은 아니다.

개코는 지난 2004년 발매한 '택시드라이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솔로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10년 내공이 모두 담긴 것은 물론 개코 자신의 경험과 즐겁게 만들어낸 상상을 더해 자신만의 음악 세상을 펼쳤다. 그는 음악 중심의 주인공이자 전혀 다른 관찰자로 자신과 그 주변의 환경을 공감할 수 있는 가사와 멜로디로 완성시켰다.

그런 개코가 앨범 발매를 하루 앞둔 15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CGV 영등포에서 솔로 앨범 '레딘그레이'(REDINGRAY) 음악청음회를 가졌다. 가을바람이 차갑던 가을날 회색과 붉은색이 오묘히 섞인 개코의 음악을 만났다.

개코는 만들어 놓은 곡 가운데 가을과 가장 어울리는 곡들로 레딘그레이를 채웠다고 말했다.  /아메바컬쳐 제공
개코는 만들어 놓은 곡 가운데 가을과 가장 어울리는 곡들로 '레딘그레이'를 채웠다고 말했다. /아메바컬쳐 제공

아래는 개코의 음감회에서 나눈 일문일답.

-첫 솔로 앨범을 발매 및 음감회 개최 소감은.
"공연보다 떨리는 음감회다. 신인의 마음으로 시작하고 있는데 정말 떨리고 땀도 많이 난다. 이번 앨범은 마음 가는 대로 만들었다. 대중이 어떻게 듣고 평가해 줄지는 모르겠지만 즐겁게 들어줬으면 좋겠다."

-다듀가 아닌 솔로 앨범을 발매한 이유는. 다듀 개코와 솔로 개코의 차이점이 있다면.
"다듀의 음악은 곡 제작부터 편곡 방향 등 모든 것을 둘에서 시작한다. 당연히 둘이 같이 공감하고 함께 만들 수 있는 음악에 집중한다. 둘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솔로 앨범은 내 안의 감정과 이야기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고 오직 나 자신에 집중하려 한다."

-'레딘그레이'는 어떤 앨범인가.
"'레딘그레이'는 내 음악을 정리하는 색깔을 뜻한다. 그레이는 세상을 보는 중간의 관점을 표현하는 색이고, 붉은색은 앨범 전반에 흐르는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고 있다. 남자의 회색 마음속 붉은 욕망을 직선적으로 표현했다."

-타이틀곡 '화장 지웠어'와 '장미꽃'은 어떤가.
"'오빠 나 화장 지웠어'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뜨뜻미지근한 남자에게 마음이 떠난 여자의 심경을 표현했다. '자니'와 비슷한 맥락이지만 남녀의 관계를 좀 더 디테일하게 작업했다. '장미꽃'은 한 여성에 관한 어둡고 무거운 세레나데. 아내를 생각하면서 노래를 만들었다. 아내가 가진 느낌과 에너지를 관찰하면서 꼭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개코는 레딘그레이에서 다이나믹듀오 최자와 소속사 식구인 얀키 자이언티 크러쉬 리듬파워 플래닛쉬버와 가수 범키 시모 에일리 핫펠트 윈터플레이의 이주한, 래퍼 도끼, DJ 소울스케이프 등 가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아메바컬쳐 제공
개코는 '레딘그레이'에서 다이나믹듀오 최자와 소속사 식구인 얀키 자이언티 크러쉬 리듬파워 플래닛쉬버와 가수 범키 시모 에일리 핫펠트 윈터플레이의 이주한, 래퍼 도끼, DJ 소울스케이프 등 가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아메바컬쳐 제공

-핫펠트 예은·에일리와 작업한 소감은.
"원더걸스가 팀이 아닌 솔로로서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고 활동하는 것에 감동해 먼저 직접 전화했다. 에일리와 작업하면서 나얼 형이 떠올랐다. 나얼 형은 재능과 노력이 어느 이상의 경지에 올라 있는데 에일리에게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보컬은 물론 랩도 정말 잘한다."

-'은색소나타'와 '과거는 갔고 미래는 몰라'라는 곡이 눈에 띈다. 소개해 달라.
"'은색소나타'는 가족 이야기를 하고 싶어 만든 곡이다. 개인적인 경험에 상상을 더해 1절은 아빠의 입장에서 외로움을, 2절은 어머니의 존재에 관한 이야기, 3절은 아들의 이야기로 경쟁에 치여 사는 또래의 마음을 담았다. 소통이 단절된 가족을 노래하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서로를 이해하게 될거라는 희망을 담고자 했다. '과거는 갔고 미래는 몰라'는 내 상황을 가장 솔직하게 이야기한 곡으로 사회적인 메시지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래퍼다. 현재 한국 힙합 신을 어떻게 보나.
"실력 있는 친구가 많다. 경쟁이 정말 치열하다. 열심히 공부해도 먹기 살기 힘든 세상이다. 도끼처럼 어려서부터 좋아하는 걸 하면서 꿈을 좇은 친구다. 어느새 자수성가의 아이콘이 됐다. 실력 있는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많이 나타나서 대중들이 선택해준 힙합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장르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개코는 마니아와 대중적인 것을 고루 갖춘 래퍼로 손꼽힌다.
"책임감보다는 마음이 시키는 것을 재미있게 하고자 했다. 최대한 좋은 음악을 만들되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보자고 생각했고, 어느새 대중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재미있게 만든 음악으로 대중과 마니아 모두를 설득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한다."

-솔로 앨범으로 듣고 싶은 평가가 있다면.
"'잘 만든 앨범'이라는 평가는 듣고 싶다. 거창한 평가는 아니지만 앨범 전체 흐름을 고민하며 만든 앨범이란 것을 대중이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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