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남상미 "'슬로우 비디오', 큐피트의 화살을 맞은 듯"
입력: 2014.10.16 07:00 / 수정: 2014.10.16 10:07

영화 슬로우 비디오에서 여주인공 봉수미 역을 맡은 남상미./김슬기 기자자

영화 '슬로우 비디오'에서 여주인공 봉수미 역을 맡은 남상미./김슬기 기자자

[더팩트ㅣ김가연 기자] 누적 관객 107만 명을 기록하면서(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느리지만 한 명 한 명 의미있는 관객을 채워가고 있는 영화 '슬로우 비디오'는 '헬로우 고스트'(2010년) 이후 김영탁 감독과 차태현이 손을 잡은 영화다. 느리고 묵직한 감성이 가득한 '슬로우 비디오'는 요즘 영화와는 다른 독특한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 잡고 있다.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은 '홍일점' 남상미(30)다. 차태현 오달수 고창석 등 많은 남자 배우 사이에서 남상미는 상큼한 비타민 같은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남상미가 분한 봉수미는 영화 속에서 그렇게 '참한' 캐릭터는 아니다. 오히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탁구공 같다. 여성스러우면서 청순한 이미지 속의 남상미와는 어쩌면 정반대다. 남상미는 오히려 이 점이 마음에 들었단다.

영화 속 봉수미는 독특한 캐릭터다. 독특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하는 남상미./영화 스틸
영화 속 봉수미는 독특한 캐릭터다. 독특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하는 남상미./영화 스틸

"이미지는 청순할 지 몰라도 사실 실제 남상미는 그렇지 않아요.(웃음) 극중 인물은 긴 뽀글머리에 패션도 히피스럽게 여러 가지를 레이어드하죠. 실제로 제가 즐기는 의상 스타일은 아닌데…. 촬영 전에 시안을 보여주시는 데 굉장히 조심스럽게 제안하시더라고요.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어요. 패션도 정말 자유로웠고 화장도 거의 하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편하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

영화 속 봉수미는 여장부(차태현 분)의 첫사랑이자 뮤지컬 배우의 꿈을 안고 살아가는 평범한 여자다. 영화 속 한 장면 중, 뮤지컬 오디션을 보는 장면이 있어 남상미의 아름다운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목소리가 맑고 청아하며 노래를 굉장히 잘 부르는 것 같다'고 칭찬하자 남상미는 특유의 '눈웃음'을 짓는다. 그러면서 '봉수미가 예쁘다는 말을 들을 줄 몰랐다'고 한번 더 웃는다.

"사실 봉수미가 예쁜 여자 캐릭터는 아니잖아요. 외모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서 예쁠리가 없는데 많이 예뻐해주셔서 기분이 정말 좋았죠. 저는 작품에 들어가면 그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하려고 애써요. 스타일도 그렇게 바꾸는 편이죠. 봉수미는 니트를 여러 겹 겹쳐입는 스타일을 좋아해서 평소에도 익숙해 지려고 그런 의상을 많이 샀어요.(웃음) 한 마디로 봉수미는 그냥 저였던 것 같아요. 많은 것을 내려 놓고 놀았죠 뭐."

슬로우 비디오 속 봉수미 역할이 예쁘다고 칭찬받아 기분 좋다고 말하는 남상미./김슬기 기자
'슬로우 비디오' 속 봉수미 역할이 예쁘다고 칭찬받아 기분 좋다고 말하는 남상미./김슬기 기자

천생 여자일것 같은 남상미는 필모그래피를 잘 살펴보면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다. 멜로와 로맨틱 코미디 스릴러와 사극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소화한다. 가슴을 울리는 시나리오가 작품을 선택하는 데 가장 큰 기준이라는 그는 '슬로우 비디오'도 그래서 선택했다고 덧붙인다.

"사실 이렇게 잔잔하게 깊은 감동을 줄 지 몰랐어요. 처음에는 정말 재밌는 영화가 될 것 같았는데 시사회에서 완성본을 보니 감성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더라고요. 저를 향해서 메시지를 많이 주는 듯한 느낌이 있었어요. 무언가를 계속 생각하게 되고 잔잔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마치 큐피트의 화살을 맞은 것처럼 영화를 보고나서는 세상이 다르게 보였어요. 요즘 힘들게 지냈는데 무언가 위로를 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서울 삼청동과 북촌 등에서 촬영한 '슬로우 비디오'는 예쁜 영상을 화면에 담았다. 서울 내에서도 예쁘기로 유명한 이곳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안해 진다. 촬영장도 어느 때보다 편안했을 것 같다고 하자 남상미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린다.

"아무래도 드라마보다 영화 촬영이 좀 여유롭긴 한데 저는 개인적으로 SBS '결혼의 여신'을 끝내고 바로 촬영을 해야 해서 여유는 없었어요. 그런데 감독님도 그렇고 차태현 오라버니를 비롯해서 다들 정말 다정다감하고 인간적인 사람들이라 좋았어요. 이렇게 따뜻하고 편안한 촬영장은 또 없을 것 같아요."

차태현(오른쪽)과 함께 무대 인사에 나선 남상미./이효균 기자
차태현(오른쪽)과 함께 무대 인사에 나선 남상미./이효균 기자

남상미는 차태현을 오라버니라는 호칭으로 불렀다. 남상미에게 '차태현이 남상미와 멜로를 하게 돼서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고 하자 남상미는 '에이, 차태현 오라버니가 더 먼저 캐스팅됐다'고 웃으면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덧붙인다. 진한 감성이 묻어나는 멜로를 만든 두 사람의 '케미'가 좋았다고 하자 이내 설명을 덧붙인다.

"왜 차태현 오라버니를 많은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하는 줄 알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가수 시절에 이상형이었는데…. (기자가 되물으니? ) 제가 오라버니 노래를 얼마나 좋아했는데요.(웃음) 굉장히 편안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있어요. 무엇보다 가정적이고 가족에게 정말 잘해요. 촬영을 하면서도 가족 사진을 항상 가지고 다니고 주변 사람들에게 사진을 보여줘요. 특히 가족한테 잘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뢰가 깊어진 것 같아요."

'착한 이미지'의 남상미를 실제 마주해 보니 왈가닥 소녀의 인상이 더욱 강했다. '참하고 여성스러운' 이라는 이미지가 오히려 갇혀있는 게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물으니 남상미는 묘한 웃음을 건넨다.

"인간 남상미는 정형화되지 않았어요.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선에서 스스럼 없이 사는 성격이죠.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편에서 생각하면서 바로바로 행동으로 실천하는 스타일이죠. 참하거나 조신한 스타일은 오히려 아닌 것 같아요. 궁금증도 많고 호기심도 많고 추진력도 좋은 것 같아요."

실제로는 봉수미 같은 성격이라며 다 내려놓고 연기에 몰입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남상미./김슬기 기자
실제로는 봉수미 같은 성격이라며 다 내려놓고 연기에 몰입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남상미./김슬기 기자

SBS '결혼의 여신'부터 KBS2 '조선 총잡이' 영화 '슬로우 비디오'까지 쉼 없이 달려온 그에게 차기작을 물으니 이제는 쉬고 싶다며 혓바닥을 새초롬하게 내민다.

"차기작이요? 아직 정하지 못했어요. 세 작품 연달아 달리니 몸이 좀 피로하긴 하네요. (평소 건강관리는?) 특별한 약을 먹거나 하진 않고요 자전거로 체력을 보충하는 편이에요. 원래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해서요. 장거리 운동도 마다치 않아요. 그동안 떨어졌던 체력을 보충하면서 저에게 맞는 캐릭터를 찾아보려고요. 하하하"

드라마부터 영화까지 세 편 연속 작품을 마친 남상미는 잠시 쉬면서 차기작을 정할 예정이다./김슬기 기자
드라마부터 영화까지 세 편 연속 작품을 마친 남상미는 잠시 쉬면서 차기작을 정할 예정이다./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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