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뮤지션이 10일 신곡 '시간과 낙엽'을 기습 발표했다. /최진석 기자 |
[더팩트 │ 박소영 기자] 9일 가요계가 들썩거렸다. 지난 2일 공개된 아이유 버전의 '소격동'에 이어 원래 주인인 서태지의 '소격동' 버전이 공개되기로 한 전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이 들썩거림이 다른 이유로 바뀌었다. '국민 남매' 악동뮤지션(이찬혁 이수현)이 이날 밤 12시 기습 신곡 '시간과 낙엽'을 발표한다고 알린 것. 서태지와 악동뮤지션의 정면대결이 예고된 셈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악동뮤지션의 소속사 YG 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이자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였던 양현석이 서태지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냈다. 어찌됐든 화제를 모을 서태지의 신곡과 까마득하게 어린 악동뮤지션을 나란히 세워 밑질 것 없는 장사를 하겠다는 속셈이 점쳐졌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커지던 때, 서태지가 돌연 신곡 발표를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음원과 함께 공개하려던 '소격동' 뮤직비디오 편집 작업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공개 시간을 12시간 뒤로 늦춘다고 발표했다.
악동뮤지션이 신곡 '시간과 낙엽'을 발표해 음원 차트를 겨냥하고 있다. /YG 제공 |
결국 서태지와 악동뮤지션의 맞대결은 성사되지 못했고 원래대로 악동뮤지션의 신곡 '시간과 낙엽' 음원만 9일 밤 12시에 공개됐다. 서태지와 대결은 차치하고 악동뮤지션의 깜짝 컴백에 또다시 음원 차트가 술렁이고 있다.
악동뮤지션이 이번에 공개한 '시간과 낙엽'은 지난 4월에 발표했던 데뷔 앨범 '플레이'에 숨어 있던 히든 트랙이다. 이번 발매를 위해 미리 만들어서 아껴뒀다고 소속사 측은 설명했다.
역시나 멤버 이찬혁이 작사 작곡을 맡았다. 감미로운 스트링 섹션과 피아노 사운드가 인상적인 팝 장르의 곡. 그동안 악동뮤지션의 밝고 경쾌한 노래들과 다른 쓸쓸하고 서정적인 분위기가 가득하다.
악동뮤지션은 가을이라는 계절에 맞는 '시간'과 '낙엽' 키워드를 주제로 잡았다. 맨발로 기억을 거닐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추억에 젖어드는 내용이다. 이수현과 이찬혁의 맑고 곱지만 구슬픈 목소리 조화가 듣는 이들의 공허한 감성을 더욱 극대화한다.
김동률과 로이킴이 각각 '그게 나야'와 '홈'으로 가을 감성을 끌어올리고 있는 요즘, 악동뮤지션이 이들에게 힘을 보태게 됐다. 악동뮤지션을 서태지와 묶기보다는 가을 계절송 대열에 올려 선전을 기대해 볼 일이다.
발랄한 악동뮤지션이 아닌 쓸쓸할 수도 있는 악동뮤지션. 이들은 분명 가요계 '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