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다시보기] '무도' 이쯤되면 진정한 '라디오 스타' 아닌가요?
입력: 2014.09.21 06:00 / 수정: 2014.09.20 20:51
MBC 무한도전 박명수 정준하 노홍철(위부터)이 라디오 일일 DJ에 도전해 어설프지만 인간미 넘치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무한도전 방송 캡처
MBC '무한도전' 박명수 정준하 노홍철(위부터)이 라디오 일일 DJ에 도전해 어설프지만 인간미 넘치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무한도전' 방송 캡처

[더팩트 | 이다원 기자] 사람에 울고 사연에 웃는 진정한 '라디오 스타'가 나타났다. 아날로그 감성을 잡아내면서도 웃음 포인트마저 놓치지 않았던 MBC '무한도전-라디오스타'가 라디오 진행 뒷얘기를 재밌고 뭉클하게 그려내며 토요일 오후 안방극장을 따뜻하게 물들였다.

20일 오후 방송된 '무한도전'에서는 박명수 정준하 노홍철 등 멤버들이 MBC 라디오 프로그램 일일 DJ로 변신하는 좌충우돌 도전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멤버 여섯 명 가운데 오후 5시 이전까지 일일 DJ 진행에 나섰던 박명수 정준하 노홍철 3명의 체험기가 전파를 탔다. 세 사람은 각각 MBC FM4U '굿모닝 FM' '정오의 희망곡' '두시의 데이트'를 맡아 기존과 색다른 코너로 요절복통 웃음을 선사했다.

박명수가 MBC FM4U 굿모닝 FM에서 새로운 코너 댄스 위드 마우스로 주위를 발칵 뒤집어놓고 있다./무한도전 방송 캡처
박명수가 MBC FM4U '굿모닝 FM'에서 새로운 코너 '댄스 위드 마우스'로 주위를 발칵 뒤집어놓고 있다./'무한도전' 방송 캡처

박명수는 DJ 리믹스곡에 입으로 추임새를 넣는 '댄스 위드 마우스' 코너로 자신의 색깔을 자랑했다. 그러나 원래 DJ 전현무와 리포터로 나선 노홍철이 '몹쓸' 애드리브를 넣어 시작부터 아수라장을 만드는가 하면, 일반인 청취자들도 '뚜뚜뚜바' '귀뚜르르' 등 정체를 알 수 없는 '입댄스'로 박명수를 절망케 했다. 당시 교통상황을 전하는 리포터를 맡은 유재석은 "전국민을 오징어로 만들었다" "이렇게 망하니 좋다" 등 독설을 날려 웃음을 더했다.

어설픈 첫패 때문인지 배턴을 이어받은 정준하도 잦은 말실수로 긴장감을 그대로 노출했다. 먹는 소리로 음식을 맞히는 국내 라디오 최초 '먹방' 코너와 '로라 정'으로 변신한 '고민상담소' 등 야심찬 코너에도 실수를 연발하자 무안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이런 2% 부족한 진행은 색다른 인간미를 느끼게 했다.

노홍철(위)이 아슬아슬한 진행으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무한도전 방송 캡처
노홍철(위)이 아슬아슬한 진행으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무한도전' 방송 캡처

노홍철은 소리로 안마해주는 코너를 마련했지만 심의 기준에 아슬아슬한 진행으로 제작진을 '멘붕(멘탈붕괴)'에 빠트렸다. 광고 코멘트를 두고 제작진과 '밀당'을 벌이는가 하면, 윤종신의 '오래전 그날'을 갑자기 불러 모자란 시간 관계상 마무리 코멘트도 못 하고 끝내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만들기도 했다. 듣기에 방송 사고에 가까운 상황들이었지만 브라운관 속에 펼쳐진 멤버들의 실수는 오히려 친근하고 유쾌했다.

유재석 하하 정형돈(위부터)이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청취자 사연에 따라 직접 집을 방문해 따뜻한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무한도전 방송 캡처
유재석 하하 정형돈(위부터)이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청취자 사연에 따라 직접 집을 방문해 따뜻한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무한도전' 방송 캡처

이번 라디오 특집이 제일 빛을 발했던 건 정준하가 마련한 '배달왔습니다'란 코너였다. 라디오 부스 한켠에 대기하던 유재석 하하 정형돈은 각각 '권고사직 당해 치킨으로 위로받고픈 여자' '김밥을 먹고 싶은 임산부' '홀로 계신 아버지가 걱정돼 삼계탕을 보내고픈 딸' 등 청취자의 사연을 받고 직접 음식 배달에 나섰다.

귀로만 듣던 사연의 주인공을 멤버들이 직접 만나 음식을 나눈 자리는 감동 그 자체였다. 유재석은 치킨으로 권고사직 당한 청취자를 위로하면서도 호쾌한 입담으로 기운을 북돋았고, 정형돈은 둘째를 임신한 청취자와 떡볶이, 김밥 등을 나눠먹으며 순산을 기원하기도 했다.

특히 하하는 홀로 슈퍼를 운영하며 끼니를 거르는 청취자의 아버지를 찾아 따끈한 삼계탕을 대접했다. 이어 딸과 전화 연결을 시도하자 청취자 아버지가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혀 보는 이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무한도전'은 라디오 부스 안과 밖을 충실하게 훑어내며 사람 사는 얘기를 소탈하게 풀어나갔다. 멤버들의 재치로 웃음을 안겨주면서도 보는 내내 가슴이 따뜻해지는 장면들을 더해 '국민 예능'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이쯤되면 진정한 라디오스타가 아닐까'라는 흐뭇한 반문이 고개를 든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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