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두근두근' 강동원, 그가 말하는 '인간' 강동원
입력: 2014.09.09 07:00 / 수정: 2014.09.08 21:54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의 주연배우 강동원이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더팩트>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했다./임영무 기자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의 주연배우 강동원이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더팩트>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했다./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지난 2003년 데뷔한 배우 강동원(34)은 지금까지 14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꽤 오랜 시간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다져온 셈이다. 그런데도 강동원을 떠올리자면 여전히 '늑대의 유혹'에서 우산을 들고 해맑게 미소 짓던 '꽃미남 소년' 혹은 광고 몇 편이 먼저 생각난다.

지난달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강동원을 만났다. 그에게 "배우로 살며 잘 생긴 외모가 '방해'가 된 적도 있는 거냐"고 물었더니 "피해는 없다.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며 쑥스럽게 웃는다. 여전히 '꽃미남 이미지'가 대중에게 강하게 남는다면 그건 제 탓이란다. 하지만 다시는 학원물은 안 하겠다고 말하는 센스도 잊지 않는다.

그래서였을까. 강동원은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감독 이재용, 제작 영화사 집, 배급 CJ엔터테인먼트)에서 배우인생 처음으로 '유부남 연기'에 도전했다. 아빠가 된 강동원, 그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 '두근두근 내 인생' 강동원, 그가 아버지가 된 이유

강동원은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열일곱 나이에 가장이 된 철부지 아빠 대수 역을 맡아 연기했다./영화 포스터
강동원은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열일곱 나이에 가장이 된 철부지 아빠 대수 역을 맡아 연기했다./영화 포스터

강동원이 출연한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은 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열일곱 나이에 자식을 낳은 부모 대수(강동원 분)와 미라(송혜교 분)가 열일곱을 앞두고 선천성 조로증으로 신체 나이가 여든 살인 아들을 키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강동원은 영화를 통해 아들을 위해 자신의 꿈을 버리고 어린 나이부터 직업전선에 뛰어든 아버지 대수를 연기했다. 아들을 사랑하는 부성애는 여느 아버지 못지 않지만, '한창 나이'의 대수는 걸그룹을 좋아하고 게임기에 열광하는 철없는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그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간 학원물, 사극 등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경험했어요. 하지만 아버지 역은 저에겐 또 다른 도전이었죠. 사실 제가 아버지를 연기하기에 어색한 나이도 아니고요(웃음). 고민 없이 선택한 작품이에요. 이재용 감독님에 대한 신뢰도 있었고 함께 연기한 혜교는 말할 것도 없고요."

강동원은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아버지 연기에 도전해 다양한 감정선을 세밀하게 표현해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었다./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스틸
강동원은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아버지 연기에 도전해 다양한 감정선을 세밀하게 표현해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었다./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스틸

'두근두근 내 인생'을 또 다른 도전이라고 표현하는 강동원은 작품 속에서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풍부한 내면 연기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더군다나 미혼인 그가 진한 '부성'을 녹여내는 장면장면은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기 충분했다.

"영화가 원작 소설을 소재로 만든 건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보지 않았어요.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데 '강동원의 대수'가 아닌 '소설 속 대수'를 따라 할거 같은 우려가 앞섰거든요. 그만큼 시나리오가 탄탄하기도 했고요. 영화 속 제 연기를 칭찬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하긴 하지만, 민망해요(웃음). 맞아요. 저는 아직 가정을 꾸린 사람이 아니라 아버지의 마음을 100% 이해하고 연기했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주제는 '가족'이고 제가 집중한 부분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요."

그래서인지 강동원은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아달란 질문에 배우 김갑수와 함께한 부분이었다고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김갑수는 극 중 강동원의 아버지로 등장, 아들이 일찍 결혼한 것을 반대하며 인연을 끊고 살지만, 손자 아름이(조성목 분)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남몰래 도움을 주며 또 다른 '부성'을 보여준다.

강동원은 스스로를 착한 아들이라고 자신있게 표현해 웃음을 안겼다./임영무 기자
강동원은 스스로를 '착한 아들'이라고 자신있게 표현해 웃음을 안겼다./임영무 기자

"영화 속에서 대수가 인연을 끊고 살던 아버지를 찾아가 만나는 장면이 있어요. 촬영하기 전에 리허설을 하는데…. 아직도 그 감정이 뭔지 모르겠는데 눈물이 멈추질 않았어요. 눈물이 멈추질 않았죠. 결국 오열을 했고 더는 참을 수가 없어서 리허설을 중단했어요. 짧은 시간에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아버지, 그리고 가족에 관해 생각했고 자식을 위해 부모가 하는 희생이란 무엇인가 생각하다 보니 그런거 같아요.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그 감정을."

강동원에게 실제로 어떤 아들이냐고 그는 또 한번 막힘없이 대답한다. 착하고 올바른 아들이란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정직한 표정으로 자신을 '착한 아들'이라고 표현하는 게 귀여워 웃음을 보이니 큰 눈이 더 커진다.

"진짜에요(웃음). 어린 시절부터 한 번도 아버지 말에 반항하거나 반항한 적이 없었어요. 다정한 아들은 아니지만, 말썽꾸러기 아들은 아닌거 같아요. 사실 공부는 못했어요(웃음). 부모님이 공부 잘하는 아들을 바라지 않은 게 제가 좋은 아들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준 것 같네요. 저도 미래의 제 아들에게 저희 부모님처럼만 하고 싶어요. 친구같은 아버지, 원하는 꿈을 옆에서 지지해 주는 든든한 아버지요."

◆ 강동원, 나도 넘어진다

강동원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최근 슬럼프를 겪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임영무 기자
강동원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최근 슬럼프를 겪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임영무 기자

인터뷰가 무르익자 강동원은 최근 우울증 비슷한 것을 겪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지난 7월 개봉한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가 예상했던 것보다 부진한 관객을 동원했고(누적 관객 477만 1552명,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기준) 기대치보다 낮은 평점을 받은 것도 크게 작용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제가 주인공으로 나선 작품인데 흥행 면에 있어서 100% 신경 쓰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죠. 그리고 관람 후 남겨주는 평을 보고 제가 실수한 부분도 생각이 나서 우울했어요(웃음). 슬럼프에 빠졌을 때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최근이에요. 하하하. 다행히 요즘엔 극복했어요. 그러니까 이렇게 인터뷰도 하죠."

강동원의 슬럼프 극복 방법은 우울한 감정을 즐기는 것이다./임영무 기자
강동원의 슬럼프 극복 방법은 '우울한 감정을 즐기는 것'이다./임영무 기자

강동원의 솔직한 대답에 내심 놀랐다. 그는 애써 자신의 감정을 포장하려 노력하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슬럼프를 극복한 그에게 방법을 물었다.

"방법요? 방법은 없어요. 우울한 감정이 다가왔을 때 거기서 헤어나오려고 노력하는 순간, 더 슬퍼지지 않나요. 저는 그래서 계속 우울해요(웃음). 심연으로 가라앉다 보면 어느 순간 바닥이 보이고 땅바닥을 친 뒤 다시 수면으로 올라오죠. 저도 사람이에요(웃음)."

강동원에게 인터뷰 말미에 언제쯤 결혼할 거냐 물었더니 연애를 먼저 하는 게 순서 아니냐며 받아쳤다. 공개 연애는 절대 하지 않겠다며 손사래를 치던 그는 특유의 '꽃미남 미소'를 보이며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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