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맨 위)이 한 발 마사지 업체 광고 속에서 선정적인 연출 아래 '19금' 이미지를 낭비하고 있다./유튜브 채널 |
[더팩트 | 이다원 기자] 방송인 신동엽의 '19금' 개그가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 그동안 '금기 영역'으로 여기던 성인 토크의 새 장을 연 주인공이지만 브레이크 없이 달려왔기 때문인지 최근에는 웃음을 주기보다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19금' 개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도 낭비에 가까운 이미지 소모로 우려의 대상이 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신동엽의 새 CF 티저 영상이 논란에 휩싸였다. 유튜브에 공개된 발 마사지 업체 '더 풋샵'의 티저 영상에서 신동엽과 채보미가 파격적인 연기와 노출로 마치 광고가 아닌 음란물을 연상케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채보미가 가슴골이 깊이 파인 톱과 핫팬츠를 입고 신동엽 다리 아래 자리 잡아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거나 입가를 손가락으로 훔치고 있다. 신동엽은 그를 내려다보면서 묘한 신음 소리를 내거나 웃음을 터뜨려 선정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또한 묘한 느낌의 BGM이 이들의 야한 분위기를 더욱 돋우고 있다.
20초 분량의 이 광고는 선정성을 배경에 깐 노이즈 마케팅으로 홍보 효과를 노렸지만 사실상 마사지 업체의 퇴폐적인 이미지만 더욱 강조해 품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신동엽의 재치있으면서도 날카로운 성적 웃음 코드는 변태적 성행위 묘사에만 이용돼 저급한 유머로 전락하고 말았다. 광고를 본 누리꾼들이 "진짜 욕 나온다. 저급하다" "진짜 충격이다" "동엽신, 저걸 왜 찍은 거야?" 등 비난과 우려를 쏟아낼 정도였다.
이에 대해 '더 풋샵' 측은 "본 광고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티저라 이 영상의 선정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본 광고를 보면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본 광고보다 티저 영상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해명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신동엽(왼쪽 위에서 두번째)이 케이블채널 tvN 'SNL 코리아'에서 전효성의 가슴만 탐하는 연기로 촌철살인이 사라진 '19금' 개그를 보여주고 있다. /'SNL 코리아' 방송 캡처 |
신동엽의 이런 이미지 낭비는 방송에서도 두드러진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SNL 코리아'에서 메인 호스트 시크릿 전효성과 함께 성인 콩트를 연출했다. 전효성의 가슴을 주제로 기획사 프로듀서로 변신하는가 하면 '셜록'으로 분해 농익은 웃음을 선사하려고 노력했지만 '풍자 없는 공허한 웃음'만 남겨 아쉬움을 더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도 전효성의 가슴을 탐하는 것 외에는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지 못했다. 풍자와 해학을 기본으로 한 'SNL 코리아'에 그가 지향하는 골계미가 사라지니 가벼운 성인 프로그램 이상의 가치를 보여주지 못했다. 신동엽의 활용법이 아쉬운 대목이다.
이처럼 신동엽의 '19금' 이미지 소비는 어느새 과부하가 걸린 느낌이다. 'SNL 코리아'와 종합편성채널 JTBC '마녀사냥'을 시작으로 E채널 '용감한 기자들' KBS2 '밥상의 신' '대국민토크쇼 안녕하세요' MBC '동네 한 바퀴' 등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는 당연하다는 듯 '섹드립'이 등장하고 있고, '99인의 여자를 만족시키는 남자' '신동엽과 순위정하는 여자'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 등 최근 종영한 프로그램들에서도 같은 이미지를 계속 탕진했다. 너무 많은 프로그램에서 '섹드립'을 사용하다 보니 중복되는 소재도 있을 뿐더러, 그의 촌철살인 특기도 사라져버려 신선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흘러나왔다.
물론 신동엽 측도 할 말은 있다. 신동엽의 소속사 관계자는 "대중이 원하는 이미지가 있어서 그에 부합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며 "티저 영상도 바이럴 마케팅이고 수위가 높지만 통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 신동엽도 위트있게 넘어간 것 같다. 유독 광고주들이 짧고 임팩트 있는 이미지를 원하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또 "'SNL' '마녀사냥' 외에는 다른 프로그램에서 '19금'을 콘셉트로 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우스꽝스러운 상황이나 인간상을 구현하며 익살을 부리는 가운데 일침을 가하는 것이 신동엽의 특기다. 대중이 원하는 이미지에 부합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잃을 정도로 중심을 잃어서는 곤란하다. '19금' 이미지 낭비가 정점을 찍은 이번 광고를 계기로 앞으로 행보에 대해 한번은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의 '섹드립'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때다.
edaone@tf.co.kr
연예팀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