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後] '10대' 이열음?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입력: 2014.08.22 07:00 / 수정: 2014.08.21 11:14

배우 이열음은 10대 나이보다 훨씬 성숙한 사고관으로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 이새롬 기자
배우 이열음은 10대 나이보다 훨씬 성숙한 사고관으로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 이새롬 기자

[더팩트 | 김경민 기자] '뭐지, 18살 가면을 쓴 이 애어른 배우는?'

분명히 본인 입으로 먼저 '신인 배우'라고 칭했다. 필모그래피를 보니 작품 경력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그런데 그의 입 밖으로 나오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웬 원로 배우에게 인생수업을 받고 있는 느낌이다. 이제 20대 문턱도 넘지 않은 풋풋한 배우 이열음(18·본명 이현정)의 이야기다.

이열음은 10대 외모에 30대 못지 않은 성숙한 인생관과 연기관을 가지고 있다. / 이새롬 기자
이열음은 10대 외모에 30대 못지 않은 성숙한 인생관과 연기관을 가지고 있다. / 이새롬 기자

지난 11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더팩트> 사옥에서 만난 이열음은 이날 종영한 케이블 채널 tvN 월화드라마 '고교처세왕' 촬영을 마치고 체력적으로 지칠 법도 했지만 상큼발랄한 미소만 가득 머금었다. 그런데 인터뷰를 위해 회의실에서 마주 앉은 후에는 미모부터 첫인상까지 천상 소녀였던 그에게서 도통 10대 같은 구석을 찾기 힘들다.

인터뷰 시간 내내 질문을 건넨 취재진도, 그에 답변을 내놓는 이열음도 몇 번씩이나 함께 놀라며 서로를 바라봤다. 취재진은 "아니 어떻게 그런 어른스러운 답변이 나오죠"라고 놀랐고, 이열음은 "내가 말하고 있는데도 신기해요"고 눈을 크게 떴다.

배우 이열음. / 이새롬 기자
배우 이열음. / 이새롬 기자

이열음은 사춘기 때 일상을 묻자 "사춘기 때 말 잘 안 하고 예민한 것 말하는 건가요?"라며 "엄마와 친구 같아요. 워낙 끈끈해서 서로 맞춰주고 무난하게 보냈어요"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미 사춘기 딸을 키운 부모 같은 답변을 내놨다.

또 '고교처세왕' 이야기를 하며 극 중 주요 흐름을 이끄는 연상연하 커플을 들어 '연하남'과 연애에 관한 생각을 떠봤다. 그러자 "남자에게 기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연하남은 별로예요"라고 머뭇거리지 않고 답했다. 그리고는 스스로 "참 현실적인 편"고 말하며 민망한 듯 웃어 보였다.

이열음이 인생 목표에 관해 말하고 있다. / 이새롬 기자
이열음이 인생 목표에 관해 말하고 있다. / 이새롬 기자

신인 배우치고는 달리 무명 생활이랄 것이 없다. 그게 배우로서 약일지 독일지는 배우의 자세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런데 욕심 많고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성격으로 똘똘 뭉친 이열음에겐 분명한 약인 듯했다.

"무명이 없다고 볼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무명 때 배울 수 있는 것을 지금 얻어야 하니까 욕심이 많이 나요. 확실하게 배우고 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작은 것이라도 놓칠까 봐 절실하거든요. 무명이란 시간이 배우로서 값지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지금을 '배우는 시기'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노트북 모니터를 바라보며 인터뷰 내용을 적다가도 나이와 맞지 않는 어휘나 생각들이 툭 나오면 다시 '10대가 맞나'하고 얼굴을 올려다봤다.

여느 신인과의 인터뷰답지 않게 질문을 했다 하면 고민하는 시간도 없이 바로 술술 '여기요'하고 답을 내놨다. 옆에 있는 관계자에게 "무슨 교육을 받은 건가요? 아니면 짜고 왔나"라고 농담을 던지자 그 역시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워낙 어른스럽고 생각이 많은 아이예요"라고 정리했다.

이열음은 소녀와 여자 사이를 넘나드는 다양한 매력을 발산했다. / 이새롬 기자
이열음은 소녀와 여자 사이를 넘나드는 다양한 매력을 발산했다. / 이새롬 기자

그는 독특한 이름, 열음의 의미를 설명하며 인생의 목표도 설계했다. '열린다'와 '열매를 맺다' 두 가지 뜻이 있는 '열음'처럼 시작한 일이 열매를 맺을 때까지 달리겠다는 각오다.

"열매를 맺기까지 배우는 과정에 있으니까요. 20대에도 배울 게 많을 거에요. 할머니가 될 때까지도 그렇겠죠? 배우는 것은 항상 새롭고 많겠지만 그 과정을 다 거치고 다른 배우들이 '선생님'이라고 부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열음은 문득 청산유수로 답변을 내놓다가도 "어머, 처음 받는 질문인데 나 오늘 왜 이렇게 말을 잘하지?"라고 엉뚱한 소녀로 되돌아갔다. 그렇지만 단순히 일명 '말빨'로 덮히는 내용이 아니었다. 진짜 오랜 기간 생각하고 평소 다짐했던 것이기에 자연스럽게 나오는 발언이었다.

어쩌면 이 '유일한' 소녀다운 능청 역시, 답변을 너무 잘하는 이열음을 보며 '내 질문이 진부한가'라고 실망하는 표정을 짓는 기자를 위해 한발 앞서 너스레를 떤 것일지도 모르겠다.

shi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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