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신기록②] 기록을 만든 사람들, 우연이 아닌 '노력'
입력: 2014.08.16 12:23 / 수정: 2014.08.16 12:46

영화 명량은 1000만 관객 돌파를 넘어 연일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영화 포스터
영화 '명량'은 1000만 관객 돌파를 넘어 연일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영화 포스터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16일 누적 관객 1362만 7153명을 동원하며 국내 박스오피스 신기록을 세운 '명량'의 회오리 바람은 우연이 빚어낸 일은 아니다. 영화를 향한 뜨거운 애착을 갖고 작품을 함께한 배우들과 제작진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순신의 이야기를 더욱 이순신답게 만든 배우들과 제작진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명량'의 신기록 또한 먼 일이었다.

◆ 연기 인생 27년 만에 '신기록', 최민식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배우 최민식./이새롬 기자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배우 최민식./이새롬 기자

국내 대표 연기파 배우로 불리는 최민식은 지난 1988년 영화 '수증기'로 데뷔한 27년차 베테랑이다. 그는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경력을 쌓았고 지난 2002년 '취화선'으로 처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며 국외에도 이름을 알렸다.

'명량'에서도 그는 제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성웅 이순신을 연기한 최민식은 전장에서 부하들을 이끌고 적을 무찌르는 카리스마 넘치는 장군의 면모부터 인간으로 고뇌하는 모습까지 섬세하게 담아냈다. 덕분에 영화 자체에는 호불호가 갈리더라도 최민식의 연기력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는 없다. 또 최민식이 그간 '올드보이' '파이란' '신세계'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보여준 연기력에 대한 신뢰도는 관객들에게 영화를 보기에 앞서 깊은 믿음을 줘 '명량'의 흥행에 큰 몫을 했다. 최민식은 27년 연기 인생의 '한'을 풀 듯 '명량' 이라는 영화 한 방으로 신기록을 세운 배우가 됐다.

◆ '사극은 내 운명', 김한민 감독

명량으로 사극 전문 감독으로 이름을 굳힌 김한민 감독/문병희 기자
'명량'으로 사극 전문 감독으로 이름을 굳힌 김한민 감독/문병희 기자

지난 2007년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으로 입봉한 김한민 감독은 연세대를 졸업한 후에야 영화를 전공하기 시작했다. 동국대 영화영상대학원에 들어가 늦깎이로 영화를 배웠다. 잠시 삼성영상사업단에서 근무한 경력도 눈길을 끈다. 이후 2007년부터 장편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

이후 '핸드폰'(2009)년 '최종병기 활'(2011년)로 관객들에게 이름을 알렸으나 그를 가장 잘 표현하는 작품은 '명량' 이전엔 '최종병기 활'이었다. 그는 '최종병기 활'에서 감각적인 활 액션을 보여주며 섬세한 사극 연출력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한민 감독은 '최종병기 활'을 넘어 이순신 장군을 선택한 '명량'으로 천만 신화를 세우며 '사극 전문 감독'으로 이름을 굳건히 했다.

김한민 감독은 "지금 시대에 우리에게 이순신 장군의 정신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많은 분이 몸소 찾아주시는 걸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감독으로서 큰 떨림과 큰 감사함이 앞선다"고 1000만 관객 돌파 소감을 밝혔다.

◆ '두 편의 천만 배우' 류승룡

명량과 7번 방의 선물로 두 번이나 천만 배우 타이틀을 거머쥔 배우 류승룡./김슬기 기자
'명량'과 '7번 방의 선물'로 두 번이나 천만 배우 타이틀을 거머쥔 배우 류승룡./김슬기 기자

신기록을 갈아치운 '명량'안엔 천만 배우 류승룡의 열연이 녹아 있었다. 지난해 '7번 방의 선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그는 이번 작품으로 1년 만에 또 한번 기록을 세웠다. '7번 방의 선물'이 최저 제작비로 최대 이익을 챙긴 영화라면 '명량'은 박스오피스 신기록을 세운 영화로 기록됐다.

류승룡은 '명량'에서 왜구 구루지마를 맡아 연기했다. 임진왜란을 일으켜 국민 정서와 반하는 일본 수군의 장수를 연기하는 것은 류승룡에게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럼에도 류승룡의 솔직한 내면 연기는 이순신 장군의 기개와 서로 부딪히며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류승룡은 "사명감으로 연기했다. 일본어를 잘 하는 사람이 많기에 더 노력했다"고 출연이유를 설명했다.

◆ 오타니 료헤이-박보검-고경표, '명량'의 숨은 보석

명량에서 제 몫을 다한 배우 오타니 료헤이(왼쪽)와 박보검/영화 포스터
'명량'에서 제 몫을 다한 배우 오타니 료헤이(왼쪽)와 박보검/영화 포스터

영화 속 주인공은 아니지만, 묵묵히 제 몫을 해준 이들이다. 한 장면 한 장면이 나와도 최선을 다한 '명품 조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극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명량'에서 이중첩자로 나선 오타니 료헤이는 실제 일본인이란 상황을 십분 살려 극적 긴장을 불어넣었다. 일본인이기에 '일본 이중첩자'라는 설정이 쉽지 않았을 터. 하지만 료헤이는 "그런 걱정은 영화에 출연하는데 문제가 없었다"고 말하면서 애정을 보여줬다. 신예 박보검은 '명량' 출연진 중 가장 어리다. 그런데도 경력 많은 배우들 틈에서 위축되지 않고 주인공 최민식과 믿음을 쌓아가는 모습에선 진한 감동을 안긴다. 연출자 김한민 감독이 "눈빛이 좋아 캐스팅했다"던 확신이 스크린에서 증명된 셈이다. 수군 역으로 출연한 고경표는 대사 한마디 없지만, 강렬한 눈빛 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뺏었다.

◆ 눈과 귀가 즐거운 '특급' CG+OST+의상

명량을 더욱 돋보이게 한 건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속 소품이다./CJ엔터테인먼트 제공
'명량'을 더욱 돋보이게 한 건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속 소품이다./CJ엔터테인먼트 제공

'명량'은 의상과 음악, CG에도 섬세한 노력을 기울였다. 기존의 사극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음악으로 감동과 전율을 배가시켰다. 시시각각 변하는 전쟁의 서사를 살리기 위해 김태성 음악감독이 사용한 건 16세기~18세기 중반의 장중한 바로크 음악이다. 임진왜란이 발생한 시기와 비슷한 시대의 서양 음악을 사용해 공감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150인조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체코에서 녹음했다.

전쟁의 중심이 되는 조선 판옥선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 각종 사료를 바탕으로 실제 사이즈(길이 30m)의 배를 건조했다. 왜군의 안택선은 나고야박물관 등에 남아 있는 자료를 통해 비슷하게 제작했다. 실제로 만든 배는 8척이고 나머지는 CG(컴퓨터그래픽)로 300여척의 배를 구현했다. 배 제작에는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의상은 영화 의상을 30년 이상 전문으로 만들어온 권유진 디자이너가 담당했다. 이순신 장군의 갑옷은 서애 유성룡의 찰갑 자료를 토대로 만들었고 왜군 대장 구루지마의 의상은 일본 '전쟁의 신'이라 불리는 다케다 신겐의 갑옷을 차용해 디자인했다. 리얼리티가 살아 있는 소품이 영화를 더욱 짜임새 있게 했단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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