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가연 기자]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 배급 CJ엔터테인먼트)이 관객 1000만 명을 넘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하 영진위 기준)에 따르면 '명량'은 누적 관객 1022만 6042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이래 12일 만의 일이다. 개봉 첫 날 60만 명을 동원한 '명량'은 주말에만 2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면서 한국 영화사에 이례적인 기록으로 남았다.
한 번 터진 '명량'의 기세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평일에도 꾸준히 60만 명을 동원하고 있는 '명량'은 누적 관객1500만 명도 점쳐지고 있다. 국내 흥행 기록을 다시 쓰고 있는 '명량'의 천만 동원에 대해 살펴봤다.

◆ '군도'-'해적'물리친 '명량'의 압승!
사실 올 여름 극장가는 사각 구도로 점쳐졌다. 초성수기 영화 시장을 두고 국내 4대 배급사들이 치열한 접전을 벌인 것. '군도: 민란의 시대'(쇼박스 미디어플렉스 배급)와 '명량' 그리고 '해적: 바다로 간 산적'(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 '해무'(NEW 배급)가 일주일 단위로 개봉이 예정됐다. 언론과 일반 시사회를 거치고 네 작품 모두 뚜렷한 장단점이 있어 쉽게 흥행작이 점쳐지지 않았다.
가장 먼저 개봉한 '군도: 민란의 시대'는 개봉 첫 주 많은 관객을 모으면서 승기를 잡았지만, 바로 뒤에 개봉한 '명량'에 자리를 내줬다. '군도: 민란의 시대'는 겨우 관객 500만 명을 모았다. 뒤따라 개봉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명량'의 대항마가 되지 못했다. '명량'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는 사이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평일 25만 명을 동원하면서 2위를 지키고 있다.
'해무'가 아직 개봉 전이지만, 관람 등급이 청소년 관람 불가임을 생각하면 '명량'의 흥행 질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본다. 국내 영화가 사각 구도가 되면서 애초에 할리우드 영화는 발을 내밀지 못했고 그나마 마블 스튜디오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고 있지만, 힘을 내지 못했다. 뚜껑 열린 극장가는 '명량'의 '압승'이었다.

◆ 최고, 최단…'명량'이 쓴 기록
'명량'은 개봉 후 빠르게 국내 영화계 흥행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역대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68만 명), 역대 최고의 평일 스코어(98만), 역대 최고의 일일 스코어(125만 명), 최단 100만 돌파(2일), 최단 200만 돌파(3일), 최단 300만 돌파(4일), 최단 400만 돌파(5일), 최단 500만 돌파(6일), 최단 600만 돌파(7일), 최단 700만 돌파(8일) 신기록을 수립했다. 무엇보다 앞선 '천만 관객'을 동원한 '아바타'(25일), '7번방의 선물'(25일), '광해, 왕이 된 남자'(25일)보다 두 배 이상 빠른 흥행 속도를 보였다.
무엇보다 '명량'이 개봉 12일 만에 천만 관객을 넘어선 것은 종전 최단 기록인 '괴물'(22일), '도둑들'(22일)보다 10일 이나 앞선 기록이자 역대 박스오피스 1위 '아바타'(38일)를 비롯 '7번방의 선물'(32일), '광해, 왕이 된 남자'(38일), '변호인'(33일)보다 세 배 빠르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명량'은 '아바타'(2009년), '도둑들'(2012년), '7번 방의 선물'(2013년),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년), '변호인'(2013년), '해운대'(2009년), '괴물'(2006년), '왕의 남자'(2005년), '겨울왕국'(2014년)에 이어 열 번째로 천만 영화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게다가 '명량'은 국내외 영화 관객 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외화 '아바타'(1330만 명)를 뛰어넘을 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이순신 효과'…리더십부터 관련 서적까지
'명량'의 성공에 주인공인 이순신에 대한 관심이 높다. '명량'의 성공 요인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존경받는 위인인 이순신을 단순히 영웅으로 미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뇌하는 이순신의 모습을 그리면서 '한국형 영웅'을 표현했다는 점이다. 또 한 가지, 진정한 리더의 자질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최근 세월호 참사 등 사건 사고가 많은 시점에서 시대가 원하는 영웅상을 이순신을 통해 보여주며 진정한 리더십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더불어 이순신을 대상으로 한 서적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보통 천만 관객 영화는 파생된 아이템이 많았다. 명장면 명대사, OST 음식 등 관련 상품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위인을 모티브로 한 '명량'은 이례적으로 관련 서적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서점에서 판매되는 이순신 관련 서적은 150여 종. 이 중에서 '칼의 노래'와 '난중일기'는 영화의 흥행 후 판매가 급증했다. 더불어 당시 역사를 볼 수 있는 역사책도 함께 관심받고 있다.
한 젊은 정치인은 '명량'의 성공에 대해 갈망하는 리더십에 대한 대리만족이라고 분석하면서 "몇 달 동안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사건 사고가 잦지 않았나. 이순신이 단순히 배의 선장이 아니라 나아가 한 지도자의 역할이 엿보인다. 현재는 기대하는 모습의 지도자상이 보이지 않으니 영화를 통해서 대리만족하는 것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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