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後] '열애보도' 기자와 주지훈의 '당 떨어지는' 이야기
입력: 2014.07.15 12:00 / 수정: 2014.07.16 08:49
영화 좋은 친구들의 주연배우 주지훈.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있는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던 중 <더팩트>취재진과 열애보도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했다../김슬기 기자
영화 '좋은 친구들'의 주연배우 주지훈.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있는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던 중 <더팩트>취재진과 열애보도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했다../김슬기 기자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우리 상처받지 말자고요."

솔직한 남자 주지훈(33)을 다시 한 번 마주하자 그가 악수를 건네며 던진 말이다. "그럽시다"라며 활짝 웃었지만, 어떤 질문으로 말문을 열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 엉거주춤하게 악수를 하는 취재진과 배우를 바라보는 소속사 관계자, 홍보사 직원들이 더 안절부절못하며 일그러진 웃음을 짓는다. 어색한 분위기가 인터뷰를 진행하는 카페 안을 가득 메우고 있다.

'대략 난감'인 이 상황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펼쳐졌다. 지난 5월, <더팩트>에서 주지훈과 브라운아이드걸스 가인의 열애 사실을 단독으로 보도한 뒤 처음 열애의 주인공과 취재기자가 마주한 자리였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더팩트>는 존 메이어 내한 공연을 찾아 데이트를 즐기는 주지훈(오른쪽)-가인커플의 데이트 장면을 포착해 이들의 열애를 단독으로 보도했다./이새롬 기자
지난 5월 <더팩트>는 존 메이어 내한 공연을 찾아 데이트를 즐기는 주지훈(오른쪽)-가인커플의 데이트 장면을 포착해 이들의 열애를 단독으로 보도했다./이새롬 기자

최근 영화 '좋은 친구들'로 다수의 미디어를 통해 가감 없이 자신의 의견을 털어놓은 주지훈. 인터뷰에 앞서 그가 모 잡지사와 나눈 인터뷰 내용을 훑어 봤다. 그 가운데 주지훈이 패션지와 함께 한 인터뷰가 눈에 띄었다. '폭로 당한 개인의 연애사'에 관해 아쉬움을 토로한 부분이었다.

주지훈은 기자라는 직종 대신 '영리 업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자신과 연인의 데이트 장면을 포착한 취재진의 직업의식 자체를 지적하는 듯했다. 그가 당시 느꼈을 당혹스러움을 이해못할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연예부 기자란 직업을, 그러니까 언론사를 '업체'로 몰아가는 그의 '모 아니면 도'식의 발언은 상당히 속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와 관련해 그와 한 번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고 열애 보도에 대한 솔직한 그의 심정을 듣고 싶었다. 첫 질문을 시작했다.

"저는 배우죠. 그러니까 공인이죠. 그럼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드려야 하는데…국민들의 알 권리가 어느 선까지 '권리'라고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글쎄요. 지금의 '알 권리'는 도를 넘어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당황스러운 시점이 있고 두려운 부분이 있어요."

조심스럽게 입을 연 그가 말을 이어간다. "하지만 '영리 업체'라는 단어를 골라 인터뷰한 건 악의가 있어서도 아니고 매체를 지목해서 사용한 건 절대 아녜요. 전 저를 '배우 주지훈' '광대 주지훈' '딴따라 주지훈'이라고 불러도 다 괜찮거든요. 그런 면에서 미디어 직종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했어요. 열애 보도를 해야 언론사도 이미지 메이킹을 하죠. 쉽게 말해 '먹고 산다'는 것이죠. 그리고 저희도 언론사가 있어야 먹고 살고요. 저도 그런 부분에서 영리 업자고. 그렇게 생각해서 '영리 업체'라는 단어를 사용했어요. 단어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않아요. 단어는 계급사회의 카테고리에 의해 미묘하게 나뉜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생각하고 싶지 않거든요."

주지훈은 인터뷰 내내 솔직하고 경쾌한 말투로 가인과 열애 보도 이후 에피소드를 털어놨다./김슬기 기자
주지훈은 인터뷰 내내 솔직하고 경쾌한 말투로 가인과 열애 보도 이후 에피소드를 털어놨다./김슬기 기자

주지훈의 솔직하고 현실적인 대답은 경쾌하다. 언론사의 직종을 보도의 사회적 기능보다는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적 관점에서 표현한 그의 말이 귀에 거슬리기는 했지만 그것 또한 틀린 말은 아니니 넘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참 솔직하고 사고가 깊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자신과 가인이 함께 있던 순간이 포착된 당시를 회상하면서도 "언젠가 걸릴 거란 건 알고 있었다"며 피식 웃는다. 그러다가도 "파파라치는 건강하지 못한 보도 행태다"며 눈을 찡그려 취재진을 당황하게 했고, 그러다 문득 또 갑자기 주제를 바꿔 "존 메이어 형 진짜 미쳤다"며 손뼉을 친다. 가인과 함께 데이트를 즐기다 취재진을 만난 장소가 존 메이어 내한 콘서트이기 때문이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오락가락하는 주지훈의 이야기 흐름에 '당 떨어지는 기분'이 들어 초콜릿을 함께 먹자고 건네니 "이렇게 친절한 기자가 어디 있느냐"며 손바닥을 내민다.

"기자님도 콘서트에 있었죠? 존 메이어 형, 진짜 미친 거 같아요. 조금 불안하긴 했는데 '에라, 모르겠다'하고 앙코르곡 '그래비티'까지 다 듣고 나갔잖아요. 안 듣고 나갈 수 없었어요(웃음). 사실 저는 다른 부분에서 상처받는 게 아니라 일방적인 사진은 '무방비 상태'라는 게 가장 겁나요. 제가 대중들 앞에 보이는 사진인데 너무 못난 장면이 가감 없이 노출되잖아요. 그래서 가끔 화가 나는 게 일부러 '그런 사진'은 매우 못생기게 촬영하는 건가 싶기도 해요. 이왕이면 잘 나온 사진으로 걸어줘도 나쁘지 않잖아요? 아, 아무튼 이야기가 산으로 갔는데 일방적인 건 무서워요. 그래서 슬퍼요."

주지훈은 자신을 소심한 A형이라고 말하며 자신과 인터뷰한 상대방을 걱정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김슬기 기자
주지훈은 자신을 '소심한 A형'이라고 말하며 자신과 인터뷰한 상대방을 걱정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김슬기 기자

어지러운 인터뷰는 계속해서 진행됐다. 영화와 연인, 세상과 직업 그리고 돈 등 그렇게 인터뷰는 당초 목적과 달리 산으로 올라갔지만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주지훈은 시종일관 아부나 연기 없이 오롯이 그 자신으로 솔직하게 대답을 이어갔다. 그런 주지훈과 인터뷰하며 그가 앞으로도, (만약) 할리우드 스타가 된다 하더라도, 구설에 오른다 하더라도, 거침없고 용기 있는 발언을 서슴치 않는 '이단아'로 남길 내심 바랐다.

"저 사실 A형이에요. 제가 상처받는 건 괜찮은데 남들이 상처받는 게 굉장히 마음에 걸려요. 소심하단 말예요. 저랑 인터뷰하면서, 다른 인터뷰를 보면서 상처받았을까 봐 걱정돼요. 그런 부분이 있다면 내가 미안해요. 우리 모두 아프지 말아요."

이 남자 참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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