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 사실은?] '마약 스캔들' 박봄, YG 해명에도 궁금한 11가지 '팩트'
입력: 2014.07.01 16:00 / 수정: 2014.07.02 08:31

걸그룹 투애니원 박봄이 마약류의 일종인 암페타민을 밀수입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새롬 기자
걸그룹 투애니원 박봄이 마약류의 일종인 암페타민을 밀수입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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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오세훈 기자] 걸그룹 투애니원(2NE1)의 박봄(30)이 마약을 밀수입 하려다 검찰에 적발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박봄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인 양현석 대표는 1일 오전 직접 박봄의 밀수입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고 혐의를 해명했지만, 범죄 의혹은 풀리지 않고 또 다른 논란을 양산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박봄은 지난 2010년 10월 12일 국제특송우편을 통해 마약류로 분류된 향정신성 의약품 암페타민 82정을 미국에서 밀수입하다 인천국제공항 세관에 적발됐다.

박봄의 밀수입 사실은 세관 적발 당일 인천지방검찰청에 통보됐고, 검찰은 수사관을 보내 밀수 사실을 확인한 후 일주일 뒤인 10월 19일 정식 내사 사건으로 접수해 검찰 전산망인 '형사사법망'에 올렸다. 하지만 검찰은 내사 사건 접수 후 42일 만인 11월 30일 박봄의 사건을 입건 유예하기로 결정하고 내사를 중지했다.

이로부터 4년이 지났고 박봄의 밀수입 시도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양현석 대표는 "박봄은 어린 시절 친한 친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을 직접 목격하게 됐고 그 후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충격과 슬픔에 빠져 힘든 시절을 보내게 됐다"며 "수년간 정신과 상담과 심리 치료를 병행했고 미국의 유명한 대학 병원에서 정식으로 처방해 주는 약을 꾸준히 복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봄은 4년 전까지 미국 대학 병원에서 처방을 받았지만 바쁜 스케줄로 미국에 갈 수 없게 되자 박봄의 어머니와 할머니가 같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우편으로 전달했고 이 과정에서 국내에 금지된 약품으로 세관에 문제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봄과 관련한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검찰의 입장과 소속사의 해명에도 박봄의 논란은 점점 거세져만 가고, 누리꾼들은 "사실을 알고 싶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스포츠서울닷컴>의 뉴 브랜드인 신개념 종합지 <더팩트>는 식약처와 관세청, 정신과 전문의, 변호사 등 전문가들과 박봄을 둘러싼 의혹과 궁금증을 풀어 봤다.

양현석 YG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박봄의 마약 스캔들과 관련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최진석 기자
양현석 YG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박봄의 마약 스캔들과 관련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최진석 기자

의혹1. 암페타민은 어떤 약품인가.

팩트 : 암페타민(amphetamine)류는 중추신경계를 흥분시키고, 기민성을 증가시키는 약물군이다. 주요 암페타민류 약물에는 암페타민, 덱스트로암페타민 그리고 메스암페타민(필로폰) 등이 있으며 국내에서는 마약류의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구분되어 있다.

의혹2. 암페타민이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나.

팩트 : 식약처에 따르면 암페타민은 국내에서 복용 및 처방 자체가 불법이다. 아직 의료용으로도 허가된 적이 없기에 어떤 의사도 이 약을 환자에게 처방할 수 없다.

의혹3. 국내에서는 전혀 처방할 수 없는가.

팩트 : 그렇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종종 처방되고 있는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와 암페타민을 혼동하기도 한다. 암페타민과 메틸페니데이트는 확실히 구분 지어진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와 기면증의 치료제로써 승인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국내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구조가 암페타민과 비슷하지만 사용 용도 등이 전혀 다르다.

의혹4. 미국에서는 대리처방이 가능한가.

팩트 : 고대 안암병원 정신 건강 의학과 조철현 교수에 따르면 만약 박봄이 약을 처방받은 병원이 오랫동안 꾸준히 다니던 병원이고, 박봄이 자신과 보호자와의 관계를 병원에 증명했다면 처방이 가능하다.

의혹5. 한 번에 다량의 약물을 처방 받을 수 있나.

팩트 : 가능하다. 환자가 처한 상황이나 경우에 따라 82알도 처방이 가능하다. 보통 3개월 치까지 약을 처방받는 경우도 있다. 암페타민은 통상적으로 하루에 한 알을 복용하기에 82알을 처방받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양현석 대표는 박봄이 학창시절 축구를 하며 겪은 상처가 있어 이를 다른 이들에게 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불과 얼마 전 박봄은 출연 중인 SBS 룸메이트에서 이러한 사실을 공개했다. /SBS 룸메이트 방송화면 캡처
양현석 대표는 박봄이 학창시절 축구를 하며 겪은 상처가 있어 이를 다른 이들에게 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불과 얼마 전 박봄은 출연 중인 SBS '룸메이트'에서 이러한 사실을 공개했다. /SBS '룸메이트' 방송화면 캡처

의혹6. 암페타민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국내로 들여올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팩트 : 있다. 식약처 마약 정책과 김호동 사무관은 "자가 치료용 명목으로 의사 처방과 공공기관의 허락을 받은 서류를 가지고 식약처를 찾아 승인을 받으면 그렇게 할 수 있다. 이후 식약처는 관세청으로 당사자의 입출국 날짜, 처방받은 약품의 종류와 수량, 관련한 자세한 설명 등을 명시한 공문을 관세청으로 보내게 된다.

의혹7. 그렇다면 박봄은 왜 암페타민을 신고 없이 우편으로 몰래 들여왔나.

팩트 : 당시 박봄은 우편물 수취 주소지와 수취인의 성명을 바꿨다. 박봄은 우편물을 서울이 아닌 인천 계양구의 직계 혈족 거주지로 기재했고, 수취인도 인척 명의로 대신했다. 왜 이렇게 했는지는 알 수 없다.

양현석 대표는 1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에둘러 표현했다. 그는 "박봄은 4년 전까지 미국 대학 병원에서 정식으로 처방받은 약을 수년간 복용해왔다. 바쁜 스케줄로 미국에 갈 수 없게 되자 박봄의 어머니와 할머니가 같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우편으로 보내왔다. 박봄은 미국에서 몇 년간 먹던 약이 국내에 없다는 정도만 알았을 뿐 그것이 수입 금지 약품이라는 사실은 인지하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불법인 줄 몰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식약처는 "이 약품을 우편으로 받는 것 자체도 불법이다. 자가 치료 목적일 때만 허가가 나며 당사자가 직접 대사관 등에 알린 뒤 승인을 받지 않으면 해당 약품은 국내로 반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의혹8. 밀수입 사실 적발 후 통상적인 수사 절차 및 진행 상황은 어떻게 되나.

팩트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58조1항6호에 따르면 향정신성의약품 또는 그 물질을 함유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 또는 수출입하거나 그러할 목적으로 소지·소유한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법무법인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는 "통상적으로 암페타민 밀수범은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한다. 특히 마약 사건은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기에 기소유예하더라도 일단은 내사 후 입건해 충분한 조사 뒤에 결정하게 된다. 만약 조사 후 혐의가 입증되지 않으면 기소유예 및 입건유예 처리가 되며, 죄가 입증되면 입건돼 추가 조사를 받는다"고 말했다.

관세청 조사총괄과에 따르면 식약처에서 검역 후 허가받으면 정식 수입 통관을 거치게 된다. 박봄의 경우 확실한 밀수입이 아니라면 약만 폐기처분 하고 처벌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의혹9. 왜 박봄만 이례적으로 입건유예를 받은 것인가.

팩트 : 양현석 대표는 해명 글에서 박봄이 입건 유예받은 이유를 에둘러 표현했다. 그는 "다행히 미국 대학병원 측으로부터 박봄의 지난 몇 년간의 진단서와 진료 기록, 처방전 등을 전달받아 조사 과정에서 모두 제출했고 모든 정황과 증거가 인정되어 무사히 마무리된 일"이라고 말했다.

임상혁 변호사는 "정확한 이유는 수사를 진행한 당사자만이 알기에 뭐라고 말할 수는 없다.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지만, 알려진 대로 내사 후 입건 없이 입건 유예했다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의혹10. 양현석 대표의 해명에도 불구, 계속해서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팩트 : 본질의 문제다. 세계일보는 "검찰이 형사사법망에 '피내사자는 불상자와 공모해 미국에서 대한민국으로 암페타민 82정을 밀수입했다'고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근거한다면 양 대표의 말대로 처방전을 받아 약을 한국으로 보낸 사람이 가족이 아니다. 불상자는 신원미상자를 의미한다. 어머니와 할머니가 약을 보냈다면 불상자라고 따로 명시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 대표는 이러한 일들에 관해서는 함구하고 오로지 감정에 호소하는 해명만 늘어놓았다.

누리꾼들은 적법 절차에 맞춰 약을 자신의 이름으로 들여오면 될 일을 그렇지 않은 점과 약이 한국으로 오기까지의 과정이 전혀 투명하지 않다는 것을 궁금해하고 있지만 YG엔터테인먼트는 이러한 대답을 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의혹11. YG가 투명하게 의혹을 마무리 짓는 방법은.

팩트 : 이는 YG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진단서와 진료기록, 처방전 등을 공개한다면 논란을 한 번에 없앨 수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정신 질환과 관련한 진료 기록서는 당사자와 전담의가 아니면 공개하지 않는다. 해당 병원의 타과에서도 정신 질환 환자의 기록은 절대 볼 수 없다. 평소 사생활을 강조해오던 YG엔터테인먼트가 이러한 자료를 공개할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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