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i 가요 상반기디스①] 181일간의 '까칠한 총정리'
  • 오세훈 기자
  • 입력: 2014.06.28 08:00 / 수정: 2014.11.26 10:51

걸그룹 소녀시대와 투애니원이 올해 초 빅매치를 결정 지으며 가요계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SM·YG엔터테인먼트
걸그룹 소녀시대와 투애니원이 올해 초 빅매치를 결정 지으며 가요계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SM·YG엔터테인먼트

[오세훈 기자] 2014년 상반기 가요계는 '풍요로움 속에 빈곤'이 극에 달했다. 1월부터 3월까지 대표 걸그룹과 레전드들의 귀환으로 볼거리와 들을거리가 많았다. 하루가 멀다고 컴백하는 가수들 덕분에 귀가 호강했고 그렇게 봄이 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대참사에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음악 방송이 올스톱됐고 각종 활동과 행사가 취소되고 가수들은 때아닌 겨울잠을 자야 했다. 그렇게 4월과 5월이 흘렀고 월드컵이 시작된 6월 그 얼음이 녹기 시작했다. 5월에 맞이한 겨울은 상대적으로 더욱 매서웠다. 가수들은 주변의 눈치를 보기 바빴고, 자연스레 가요계의 다양성이 '조용한 음악'으로 획일화됐다.

온 나라가 슬픔의 눈물을 흘렸지만, 가요계는 눈물조차 마음대로 흘릴 수 없었다. 그렇게 2014년 상반기가 흘러갔다.

2014년 3월과 4월, 가수 임창정 이승환 이선희 이은미 박효선 이소라 등 듣은 음악으로 귀결되는 실력파 가수들이 대거 컴백했다. /남윤호 기자, NH미디어, 후크엔터테인먼트, 포츈엔터테인먼트,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네오비즈
2014년 3월과 4월, 가수 임창정 이승환 이선희 이은미 박효선 이소라 등 '듣은 음악'으로 귀결되는 실력파 가수들이 대거 컴백했다. /남윤호 기자, NH미디어, 후크엔터테인먼트, 포츈엔터테인먼트,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네오비즈

◆ 2 이(耳;귀)를 만족하는 음악은 무한 경쟁의 가요시장의 '모범 답안'이 됐다. 하지만 아이돌의 음악은 원초적인 섹시 이외에는 이렇다 할 힘을 내지 못했다. 올 초 빅매치로 가요계에서 단연 최고의 화두에 오른 소녀시대와 투애니원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옛말을 그대로 입증했다. 빈 수레가 요란했다. 시끄러운 홍보 뒤에 알맹이는 볼품없었다. 그나마 화제를 모은 '섬씽'의 걸스데이, '짧은치마'의 AOA는 소녀시대 투애니원 이상의 관심을 받았지만 노출과 쩍벌춤, 야릇한 눈빛과 몸짓이 전부였다. 수년간 이어진 '걸그룹=섹시' '아이돌=외모&춤' 코드를 벗어나지 못했다.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는커녕 오히려 극심한 경쟁만이 도래했다.

그나마 위안이 된 것은 레전드들의 귀환이다.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지겨운 아이돌의 댄스 음악 사이로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레전드들의 귀환은 음악 팬들의 쌍수를 들게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100%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지난해 컴백해 한반도를 흔든 '선구자' 조용필의 뒤를 이어 임창정 이선희 이은미 조성모 이승환 박효신 이선희 플라이투더스카이 god 신해철 등이 컴백했지만 이소라는 지나친 자기 안의 음악에 심취해 대중성을 고려하지 못했고, 임창정 박효신 등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음원 성적도 내지 못했다. 오랜만의 인사는 반가웠지만, 그 이상의 공감대는 미흡했다.

뮤직뱅크가 세월호 참사에 따른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며 8주간 결방됐다. /KBS2 뮤직뱅크 홈페이지 캡처
'뮤직뱅크'가 세월호 참사에 따른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며 8주간 결방됐다. /KBS2 '뮤직뱅크' 홈페이지 캡처

◆ 0 제로의 비극. 갑자기 온국 민을 슬픔에 몰아넣은 세월호 대참사에 가요계도 애도의 물결에 동참했다. 가수들은 알아서 곡의 콘셉트를 톤다운 했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일부 스타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기부에 나섰고, 유명 작곡가들을 중심으로 헌정 곡이 만들어졌다. 그뿐이었다. 대참사로 나라의 미래인 아이들을 눈뜨고 잃으며 가요계의 심장도 멈췄다. 극도로 조심스러운 연예계와 기준 없이 눈치 보며 오버한 방송사들 때문에 가요계는 직격타를 맞았다. 각종 공연이 전과 동일하게 진행됐지만, 가요계와 관련된 공연과 무대는 모두 사라졌다. KBS '뮤직뱅크'는 과한 눈치 보기로 8주간 방송을 결방했다. 그 사이 주 수입원인 대학교 및 기업 행사가 사라지며 문을 닫는 기획사가 줄지었다. 대참사로 사고 대처 능력 '제로'인 가요계의 바닥이 드러났다.

엠블랙 측이 페루에서 예정된 공연이 일방적으로 취소되자 억울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더팩트DB
엠블랙 측이 페루에서 예정된 공연이 일방적으로 취소되자 억울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더팩트DB

◆ 1 글로벌화로 하나 된 K팝. 국제가수 싸이와 원조 한류 아이돌 보아 슈퍼주니어 원더걸스 등에 이어 아이돌 그룹 비에이피 빅스 씨클라운 비원에이포 소년공화국 탑독 뉴이스트 초신성 등이 새롭게 떠오른 한류 주자로 떠올랐다. 이들은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아시아, 유럽, 남미 등으로 시장을 넓혔다. 외화벌이와 팬층을 두껍게 한다는 명목 아래 각 소속사는 저마다 전 세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알렸지만, 실상은 그리 화려하지만은 않았다. 최근 엠블랙은 현지 프로모터의 잘못으로 페루에서 공연 당일 취소되는 굴욕을 맛봤다. 게다가 '네가 하면 나도 한다'식의 해외 진출로 인해 오히려 국내에서의 기반을 잃고 어설프게 해외만 전전하는 꼴이 됐다.

그룹 인피니트 빅스 제국의아이들 유키스가 판타지돌로서 가요계 상반기 음악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들었다. /더팩트DB
그룹 인피니트 빅스 제국의아이들 유키스가 판타지돌로서 가요계 상반기 음악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들었다. /더팩트DB

◆ 4 개의 콘셉트 '멀티돌' '판타지돌' '섹시돌' '청순돌'이 가요계를 나눠 먹었다. 비스트 인피니트 소녀시대 투애니원 등으로 귀결되는 '멀티돌'은 가요계를 비롯해 영화 방송 교양 등 폭넓은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남성 그룹은 저마다 색다른 카드를 꺼내들었다. 단골 메뉴인 뱀파이어 늑대인간 좀비 야수 등은 다시 한번 아이돌의 핵심 아이템으로 등장했다. 걸그룹들은 '순수'와 '섹시'로 승부수를 띄었다. 에이핑크 베스티 틴트 등은 지나친 섹시에 대항하며 순수돌 카드를 꺼내 나름의 성과를 맛봤고 이외에 스텔라 걸스데이 AOA 달샤벳 등의 대부분 걸그룹은 누가누가 야하나 내기라도 하듯 노출과 성행위가 연상되는 퍼포먼스로 무대를 장악했다. 이유 있는 노출은 눈 씻고 찾아봐도 발견할 수 없었고, 참신한 콘셉트도 아이디어의 한계에 부딪혔다.

소유(왼쪽)와 정기고가 콜라보 곡인 썸으로 2014년 상반기 가요계를 접수했다. /남윤호 기자
소유(왼쪽)와 정기고가 콜라보 곡인 '썸'으로 2014년 상반기 가요계를 접수했다. /남윤호 기자

◆ 1/2 콜라보와 유닛도 가요계의 큰 축으로 활약했다. 지나친 이미지 소비로 인한 스타들은 저마다 유닛과 콜라보 무대로 변화를 꾀했다. 샤이니 키와 인피니트 우현은 투하트라는 유닛을 결성했고, '병맛' 오렌지캬라멜도 초밥+인어 콘셉트로 컴백했다. 특히 아이돌 가수와 래퍼로 이루어진 조합이 많았다. 씨스타 소유는 각각 정기고와 매드크라운 등과 짝을 이뤄 상반기 최고의 히트곡 '썸' 등을 만들어 냈다. 애프터스쿨 레이나는 산이와 '한여름밤의 꿀'로 음원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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