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어떤가요] '무한 재능'의 아이유를 보는 즐거움
  • 오세훈 기자
  • 입력: 2014.05.23 14:08 / 수정: 2014.05.24 07:45

아이유가 지난 16일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를 발매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로엔크이 제공
아이유가 지난 16일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를 발매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로엔크이 제공

[오세훈 기자] 이렇게 영리한 여가수가 또 있을까. 실력이야 두말할 것도 없고 어린 나이에도 곡 이해와 센스, 표현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가수 아이유(21·본명 이지은)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무릎을 탁 치게 된다. 뭐 이런 괴물이 다 있나 싶다.

아이유는 지난 16일 0시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를 발표했다. '꽃갈피'에는 조덕배의 '나의 옛날이야기', 김광석의 '꽃',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 산울림의 '너의 의미', 김현식의 '여름밤의 꿈', 클론의 '꿍따리 샤바라' 등 주옥같은 명곡이 재해석돼 있다.

타이틀곡 '나의 옛날이야기'는 공개와 동시에 국내 주요 음원차트를 석권했고, 수록곡 모두 음원차트에 '줄 세우기'시키며 명실상부한 '음원 강자' 면모를 입증했다.

어느새 아이유는 '믿고 듣는 음악'의 대명사이자 '일단 듣고 보는 가수'가 됐다. '국민 여동생' '3단 고음' 등의 별명을 가진 인지도에 작사 작곡 기타 연주까지 뭐하나 아쉬운 게 없다. 기타를 튕기며 읊조리는 듯한 저음, 리드미컬한 그루브, 귀에 착착 감기는 고음, 그의 성장은 예측불허다. 또래 가수 중에는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겠다. 외모도 물이 올랐다. 여성미에 청순으로 삼촌팬들의 마음을 흔들더니 이젠 묘하게 흐르는 섹시미로 또래 남성 팬들도 접수했다.

아이유가 신곡 나의 옛날이야기로 국내 10개 음원차트를 석권했다. /로엔트리 제공
아이유가 신곡 '나의 옛날이야기'로 국내 10개 음원차트를 석권했다. /로엔트리 제공

가요계를 바라보는 안목과 곡 선택 능력 또한 기가 막히다. 아이유가 세월호 참사까지 예견하지는 못했겠지만, 국민적인 슬픔 뒤에 새로 발표한 곡이 과거를 추억하는 '향수'로 가득 차 있다. 지친 이들에게는 지난 시간을 돌이키며 마음을 추스릴 여유가, 10대들에게는 알지 못하는 명곡을 새로 접하는 기회가 됐다. 표지의 글씨체와 노란 원피스, 머리스타일, 소품 등 사진 콘셉트도 음악과 일맥상통한다. 앨범 전체를 아우르는 기획력까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이유의 소속사 로엔트리 관계자는 "회사와 회의를 거쳐 아이유가 직접 정한 콘셉트와 곡들로 앨범이 제작됐다"며 "대선배와의 작업 역시 그가 관여했다. 직접 선배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눈 뒤에야 곡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아이유가 신곡 너의 의미로 산울림 김창완과 호흡을 맞췄다. /로엔트리 제공
아이유가 신곡 '너의 의미'로 산울림 김창완과 호흡을 맞췄다. /로엔트리 제공

'꽃갈피'는 1984년에서 1996년 사이에 발표된 노래들이다. 아이유가 태어나기 훨씬 전에 발표된 곡이며 자신의 나이보다 두 세배 많은 선배가 불렀다.

아이유는 원곡을 훼손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자신의 색깔로 곡에 '또 다른'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그는 '리메이크곡은 원곡자 버전이 최고'라는 공식에서 탈피해 4분여의 러닝 타임이 끝나고 '아이유'라는 가수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앞서 대다수 가수가 곡이 가진 힘과 인지도에 편승하고자 리메이크를 시도했다면 아이유의 그것은 성격 자체가 다르다.

아이유는 포크와 록 댄스 등 장르를 불문한 스펙트럼과 무대로 팬들의 사랑을 얻고 있다. /로엔트리 제공
아이유는 포크와 록 댄스 등 장르를 불문한 스펙트럼과 무대로 팬들의 사랑을 얻고 있다. /로엔트리 제공

그는 '나의 옛날이야기' '꽃' '너의 의미' 등 자신의 스타일과 비슷한 곡부터 '쿵따리 샤바라'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등 전혀 다른 곡까지 노래에 맞춰 멜로디와 가사를 소화했다. 마치 자신의 곡마냥 한소절 한소절 뜯어 먹고 곱씹었다. 곡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가 궁금할 정도다. 호흡과 강약 조절, 발음, 뉘앙스 등 곳곳에서 탁월한 이해와 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재해석이 빛을 발하며 청자들이 스킵 혹은 정지 버튼을 누르지 못하게 만든다.

호불호가 갈리는 '쿵따리 샤바라'에서는 당돌한 20대의 과감함이 돋보인다. 과거 클론은 방송에서 "처음 곡을 받았을 때는 통기타를 치며 부르는 포크 장르였지만 우리의 스타일에 맞춰 댄스곡으로 편곡했다"고 밝힌 바 있다. 클론이 처음 들은 곡이 지금과 비슷하진 않았을까. 그렇게 앨범에 감동 이외에 듣는 재미까지 빼놓지 않았다.

김완선이 아이유와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로 호흡을 맞춘 뒤 아이유를 극찬하고 있다. /로엔트리 제공
김완선이 아이유와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로 호흡을 맞춘 뒤 아이유를 극찬하고 있다. /로엔트리 제공

앨범의 퀄리티는 원곡 가수들의 반응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들 또한 놀랐으리라. 20대 초반의 까마득한 후배가 표현해낸 자신들의 곡을 듣고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아이유와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로 호흡을 맞춘 김완선은 "노래가 매우 좋아서 깜짝 놀랐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잘 나왔다"고 극찬했다. 김창완은 "정말 잘한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는 아이유를 위해 곡 전반에 흐르는 감성 디자인 작업부터 듀엣 피처링 참여는 물론 애드리브까지 직접 준비해 아이유를 지원사격했다.

이 밖에도 윤종신은 '여름밤의 꿈'을 듣고 "이 노래를 제일 잘했네. 난 이 친구의 이런 톤이 좋다"고 감상평을 내놓았다. 강용석은 JTBC '썰전' 64회에서 아이유와 그의 신곡에 관해 "god와 엑소를 한 방에 누른 주인공이 아이유다. 음원차트 전곡 '줄 세우기'를 성공시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이유가 지난 22일 소극장 콘서트 딱 한발짝 그 만큼만 더를 열고 팬들을 만나고 있다. /로엔트리 제공
아이유가 지난 22일 소극장 콘서트 '딱 한발짝 그 만큼만 더'를 열고 팬들을 만나고 있다. /로엔트리 제공

아이유는 '아이돌'에서 공연형 가수이자 뮤지션으로 거듭나기 위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 서두르거나 곡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의 20대 중후반, 30대와 40대가 기대되는 이유다. 그렇기에 음악을 좋아하는 이라면 아이유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충분한 즐거움이 될거라 여겨진다.

그의 미래를 기대하기 전에 지금의 아이유를 만끽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돼 있다. 아이유는 오는 22일부터 6월 1일까지 서울시 마포구 신수동에 있는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총 8회에 걸쳐 단독 콘서트 '아이유 소극장 콘서트-딱 한발짝 그 만큼만 더'를 열고 팬들을 만난다. 아이유의 또 달라진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oyzoh@tf.co.kr
연예팀 ssent@tf.co.kr

<인기기사>

▶[SS별별이슈] '5월은 사랑의 달' 공개 열애 ★들 누구?

▶[SS다시보기] '해투',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오마주하다?

▶[SS다시보기] '너포위' 러브라인은 스킨십을 타고~

▶'헬스걸' 권미진, 열애 고백 "연예인 남친 있어요"

▶[오세훈의 어떤가요] '무한 재능'의 아이유를 보는 즐거움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