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경민 인턴기자] 최근 리메이크 영화가 충무로를 휩쓸고 있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을 원작으로 두고 재해석한 리메이크작은 기존에 원작이 한 차례 널리 알려진 만큼 어느 정도의 관심을 쉽게 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팬들에게도 같은 뿌리를 둔 원작과 리메이크작을 보며 비교할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리메이크작 사례로는 현재 절찬리에 상영하고 있는 영화 '표적'을 비롯해 개봉을 앞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와 제작 예정인 '두 포졸'이 있다.

◆ '표적', 프랑스 영화 '포인트 블랭크' 원작…'캐릭터 관계 강조'
지난달 30일 개봉해 관객몰이 300만 고지를 눈앞에 둔 '표적'은 지난 2011년 개봉한 프랑스 범죄 액션 영화 '포인트 블랭크'의 리메이크작이다.
'표적'은 '더티 섹시'라는 새로운 매력 분야를 발굴한 배우 류승룡의 첫 액션 연기 도전으로 관심을 받았다. 그는 극 중 영문도 모른 채 의문의 살인 사건에 휘말려 절박한 상황에 직면한 여훈 역을 맡았다. 여훈은 아내를 구하기 위해 사건에 뛰어든 태준(이진욱 분)과 함께 강한 액션 연기와 추격전을 펼치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꾸몄다.
원작 '포인트 블랭크'가 의도치 않게 사건에 휘말린 킬러,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그를 돕게 된 한 남자의 액션 스릴러라는 점에서 '표적'과 전반적인 스토리 콘셉트는 같다. 그러나 '표적'은 보다 촘촘히 설정한 캐릭터 관계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진행하며 원작과 차이를 두려 했다.
'포인트 블랭크'는 2인 구도를 가지고 있는 반면 '표적'은 여훈과 태준을 쫓는 두 형사 송반장(유준상 분)과 영주(김성령 분)도 중심인물로 추가돼 4인 구도를 형성했다. 또 '포인트 블랭크' 속 캐릭터 사무엘은 간호사가 직업이지만, '표적'에서 사무엘과 맞물리는 태준 역은 레지던트 의사로 직업이 변경됐다. 남자 간호사가 국내에서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표적'에는 한국 정서에 맞춰 동료애와 가족애를 자극하는 감성 요소를 추가했다.

◆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조정석-신민아 新커플 호흡 어떨까
5월 초 3개월간의 촬영을 마치고 올 초 개봉을 앞둔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이하 '나의 사랑')도 지난 1990년 개봉한 이명세 감독의 동명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리메이크작이다. 2014년판 '나의 사랑'은 배우 박중훈 고(故) 최진실 커플 대신 배우 조정석과 신민아가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원작 '나의 사랑'은 당시 최고 청춘스타로 인기 덤에 올랐던 박중훈과 최진실의 열연으로 주목을 받았다. 배경은 작가를 꿈꾸는 샐러리맨 영민(박중훈 분)과 대학 동창 미영(고 최진실 분)의 신혼부부 생활이다. 뜨겁게 사랑했지만 오해를 겪으며 한눈을 팔기도 하는 등 개봉 당시인 90년대의 시대적 분위기에는 다소 파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부부 사이의 갈등을 현실적으로 그려 공감을 얻기도 했다.
갈등도 다양화되고 영화 속 캐릭터들도 다각화된 요즘, 신세대 배우인 조정석과 신민아가 기존 '나의 사랑'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새로운 부부 '케미'를 보여줄지 올 하반기 개봉을 앞두고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 '두 포졸'의 설경구 지창욱, '투캅스'의 박중훈 안성기 콤비 재현할까
시나리오 수정 작업에 한창인 영화 '두 포졸'은 강우석 감독이 자신의 대표 히트작인 지난 1993년 개봉한 '투캅스'를 조선판으로 리메이크하려는 작품이다.
'두 포졸'은 조선 시대 한성의 포도청을 배경으로 '복지부동 무사안일주의' 베테랑 포졸 설경구와 '좌충우돌 열혈정의주의' 신참 포졸 지창욱의 이야기를 그린다. '두 포졸'은 상반기 첫 촬영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시나리오 수정 작업을 올 하반기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웃음을 터뜨렸던 경찰 콤비가 포졸 콤비가 된다는 점은 원작과는 다른 신선한 요소가 됐다. 코믹 영화 붐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투캅스'의 재미를 살리면서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점에서 강 감독만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가 어떻게 스며들었을지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리메이크작은 원작의 고정 팬층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만큼 원작과 비교로 자칫 혹평을 받을 수 있다는 부담도 있다. 그러나 국적과 시대를 넘나드는 원작과 리메이크작의 연결 고리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새로운 재미를 넣어 극장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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