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탐사-복병 JTBC②] '히든싱어' 조승욱 PD "종편? 다양한 실험 가능한 백지"
  • 이다원 기자
  • 입력: 2014.05.03 08:00 / 수정: 2014.05.02 23:32

종합편성채널 JTBC 히든싱어의 조승욱 PD가 JTBC의 예능프로그램이 승승장구할 수 있는 비결을 짚어주고 있다./김슬기 인턴기자
종합편성채널 JTBC '히든싱어'의 조승욱 PD가 JTBC의 예능프로그램이 승승장구할 수 있는 비결을 짚어주고 있다./김슬기 인턴기자

[ 이다원 기자] 종합편성채널 JTBC의 히트작 '히든싱어'의 첫 발걸음은 미미했다. 조승욱 PD를 비롯한 제작진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편성돼 정규 편성에 대한 기대 없이 그저 재밌는 아이템이라 도전해볼 만하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했다. 모창이란 소재는 이미 여러 프로그램에서 다뤄져 방송 전부터 '모방' 의혹이 쏟아졌지만 상관없었다.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다는 종편의 장점 때문에 갖가지 아이디어를 시도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승욱 PD가 히든싱어처럼 창의적인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는 JTBC만의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김슬기 인턴기자
조승욱 PD가 '히든싱어'처럼 창의적인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는 JTBC만의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김슬기 인턴기자

최근 JTBC 사옥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만난 조승욱 PD는 종편의 장점으로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는 백지 상태'라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정규 프로그램으로 환골탈태한 뒤, 시즌2까지 제작되며 큰 인기를 끈 '히든싱어' 역시 이런 백지 안에서 그려진 그림이었다.

"지상파 3사에서는 프로그램 하나를 론칭하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고 시간도 오래 걸려요. 또 오래 자리 잡은 프로그램도 많아서 새로운 프로그램 제작이 쉽지 않죠. 그에 비해 JTBC는 의사 결정 구조가 합리적이라 순발력과 융통성 있게 프로그램 제작이 진행돼요."

조승욱 PD가 JTBC의 지속적인 투자를 좋은 콘텐츠 양산의 비결로 꼽고 있다./김슬기 인턴기자
조승욱 PD가 JTBC의 지속적인 투자를 좋은 콘텐츠 양산의 비결로 꼽고 있다./김슬기 인턴기자

또 다른 종편의 매력은 지상파 예능 PD를 대거 영입해 내실을 키운 점을 꼽는다.

"능력 있는 예능 PD들이 좋은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냈기에 지금의 JTBC 예능 프로그램들이 주목받는 거라고 생각해요. 회사 자체도 관심 갖고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기도 하고요. '상류 사회' '신화방송'에 이어 '썰전' '마녀사냥' '히든싱어' 등이 인기를 얻은 건 바로 이런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죠."

조승욱 PD가 종편채널의 드높아진 위상에 대해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김슬기 인턴기자
조승욱 PD가 종편채널의 드높아진 위상에 대해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김슬기 인턴기자

한때 짙은 정치색으로 외면당하던 시대는 이미 지난 듯했다. 조 PD도 고개를 끄덕이며 방송 제작자로서 예리한 분석을 내놓는다.

"이젠 시청자가 채널보다 콘텐츠의 질을 놓고 프로그램을 찾아보는 추세라서 그런 것 아닐까요? 물론 지상파 프로그램보다 제작 환경은 열악할 수도 있지만 콘텐츠가 중요한 시대가 도래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히든싱어'도 제작 초기 모창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지만 방송이 나가면서 좋은 반응을 불러왔던 거고요."

히든싱어 제작진이 프로그램의 큰 인기에 힘입어 시즌3 제작에 돌입한다./JTBC 제공
'히든싱어' 제작진이 프로그램의 큰 인기에 힘입어 시즌3 제작에 돌입한다./JTBC 제공

비록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미미하게 시작했으나 그 끝은 창대했다. '히든싱어' 시즌2 왕중왕전은 생방송으로 진행됐고, 우승자 선정을 위한 유효 문자가 80만 표나 쏟아졌다. 실제 참여 횟수는 120만 표라고 하니 지상파 프로그램은 저리 가라 할 정도였다.

"방송 제작자는 이렇게 프로그램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JTBC 손석희 보도국 사장이 이적할 때 '내가 변했다고 욕하는 사람들에게 차차 보여주겠다'는 말을 했는데, 지금 콘텐츠로 당당하게 입증하고 있잖아요? 현재 JTBC는 다른 종편에 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어서 경쟁력이 있는 것 같아요."

조승욱 PD가 종편 프로그램의 자극적인 소재에 대해 나름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김슬기 인턴기자
조승욱 PD가 종편 프로그램의 자극적인 소재에 대해 나름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김슬기 인턴기자


그럼에도 지상파 방송보다 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에 소재가 자극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지 않으냐고 묻자 신중하게 입을 연다.

"글쎄요. 종편 케이블 모두 지상파처럼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약을 받고 있는데 시청자는 채널 특성상 더 자극적이라고 느끼는 것 같아요. 실질적으로 비슷한 규범 안에서 제작되고 있는데도 말이죠."

마지막으로 오는 7월 또다시 출범할 '히든싱어' 시즌3의 방향성에 대해 물었다. 초심을 잃지 않는 선에서 여러 포맷을 시도한다며 조심스럽게 대답을 내놓는다.

"파일럿 프로그램 당시와 룰이 크게 바뀌진 않을 것 같아요. '히든싱어'는 같은 룰 속에서도 원조가수가 바뀔 때마다 분위기가 달라져서 한 회 한 회 특집같이 꾸며지거든요. 시즌2에서 고 김광석과 겨룬 것처럼 독특한 포맷도 있을 것 같고, 어떤 회차는 익숙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어요. 이제 막 모창자 예선을 시작했는데 또 설레고 기대도 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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