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 종영②] 역사 왜곡 논란? '기황후'는 영리했다
입력: 2014.04.30 07:00 / 수정: 2014.04.30 09:27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가 탄탄한 극전개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역사 왜곡 논란을 거뜬히 이기고 아름다운 종영을 맞이했다./MBC 제공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가 탄탄한 극전개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역사 왜곡 논란을 거뜬히 이기고 아름다운 종영을 맞이했다./MBC 제공

[ 이다원 기자] 방송 전부터 역사 왜곡 논란으로 들끓었다. 하지원 주진모 지창욱 등 연기파 배우들이 포진했지만 이마저도 역사 논란에 수장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 제작진은 영민했다. 문제가 됐던 고려의 충혜왕을 가상 인물인 '왕유'로 변경했고, '기황후' 미화 논란은 '팩트가 아닌 팩션(팩트+픽션)'이란 걸 강조하며 가리고자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9일 오후 '기황후'가 51부작의 대장정을 마치고 종영을 맞이했다.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공녀 신분으로 원나라에 왔던 기승냥(하지원 분)은 결국 원나라를 호령하는 황후가 됐고, 철없는 태자 타환(지창욱 분), 고려 왕족 왕유(주진모 분)와 삼각관계는 기승냥의 마음이 어디로 갔는지 명확하게 하지 않은 채 열린 결말로 맺었다.

기황후가 다양한 캐릭터들의 갈등과 배신, 음모를 생동감 있게 그려내며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MBC 기황후 방송 캡처
'기황후'가 다양한 캐릭터들의 갈등과 배신, 음모를 생동감 있게 그려내며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MBC '기황후' 방송 캡처

이 작품은 정영순 작가가 지난해 10월 제작발표회 당시 "한 여인이 쇠락해 가는 나라 백성으로 원나라에 끌려가 결국 천하를 호령하는 황후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싶었다"고 말한 것처럼 '기승냥'을 둘러싼 수많은 인물들의 갈등과 화합, 배신을 끊임없이 다루며 6개월의 숨가쁜 행군을 마쳤다. 애초 역사적 논란이 큰 장애물로 남아 있었지만 작가진의 필력과 배우들의 연기력, 엄청난 물량 공세로 이는 거뜬히 이겨낼 수 있었다.

하지원이 남장여자(왼쪽)에서 원나라 황후까지 신분 변화를 모두 소화해내며 팔색조같은 매력을 뽐내고 있다./MBC 기황후 방송 캡처
하지원이 남장여자(왼쪽)에서 원나라 황후까지 신분 변화를 모두 소화해내며 팔색조같은 매력을 뽐내고 있다./MBC '기황후' 방송 캡처

남장여자부터 공녀, 황후 등 '기승냥'의 신분이 바뀔 때마다 팔색조처럼 변신한 하지원의 연기는 물론이거니와, 선굵은 연기를 보인 주진모, 진이한, 정웅인 등 다양한 배우들이 재조명됐다. 특히 타환 역을 맡은 지창욱은 지질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면부터 분노에 가득찬 '다크 이미지'까지 모두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기황후'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기도 했다.

51부작을 진행하는 동안 한번도 흐트러지지 않고 속도감 있게 전개된 내러티브도 '기황후'만의 매력이었다. 실리와 명분을 위해 싸우는 '왕유'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으로 울었던 '기승냥', 오매불망 '기승냥'을 그리워했던 '타환' 등 세 주요인물을 중심으로 왕권 다툼, 음모, 내란 등은 박진감 넘치게 다뤄지며 극에 활력을 더했다. 여기에 사극이지만 어렵지 않은 대사들과 현대적 감각이 살아있는 미장센이 시청자를 역사 왜곡 논란은 잊고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들이게 한 힘을 발휘했다.

이런 영리한 강점으로 '기황후'는 지난해 10월 28일 첫 방송된 이후부터 줄곧 지상파 3사 월화드라마 가운데 1위를 놓치지 않은 채 인기 행진을 이어왔다. 한 드라마가 6개월이 넘는 동안 정상을 놓치지 않고 꾸준히 사랑을 받는다는 건 굉장히 어려울 터. 게다가 제작 전부터 폐지 요구가 있었을 만큼 역사 왜곡 논란으로 큰 위기를 맞은 상태에서도 제작진의 기지와 세련된 감각으로 이를 잘 극복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기황후'는 드라마로서 기본기에 충실하게 한 덕분에 세상의 시선에도 MBC 월화 심야 시간대를 살린 효자로 인정받았다. 후속인 '트라이앵글'도 이범수 오연수 임시완 백진희 김재중 등의 호연에 힘입어 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edaone@tf.co.kr
연예팀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