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한나 기자] 'SNL코리아'가 부활했다. 시즌5 첫 방송에서 무려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역사를 새로 썼다. 이들의 화려한 재도약에는 '19금 코드'와 '풍자'간 균형을 살리고 다양성을 높이는 등 그들의 고민과 노력이 있었다.
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1일 첫 방송 된 tvN 'SNL코리아'는 유로 플랫폼 기준 가구 평균 2.2%, 최고 3.0%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시즌 중 최고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데 이어 케이블, 위성, IPTV를 통틀어 같은 시간대 1위를 차지한 수치다.
'SNL코리아' 시즌4가 지나친 '19금' 코드에 치우쳐 기존의 풍자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물러났던 것과는 다른 '금의환향'이다.
이전 시즌5부터 'SNL코리아'는 확실히 이전 시즌들과는 차별성을 뒀다. 지난 시즌에서 쉽게 볼 수 있던 여성의 신체 부위를 강조하는 노출 개그나 동성애 코드를 부각한 '19금' 개그를 대폭 줄였다.
대신 19금 개그에 능한 신동엽과 유희열이 토크를 주고받으면서 성적인 개그의 수위를 지켰다. 신동엽은 '마지막으로 한 게 언제냐'는 질문에 "엊그제"라고 답해 묘한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내 "운동"이라고 덧붙이는 재치를 보여주는 식이다.

이전처럼 정치적인 색채의 풍자는 아니지만 사회 현상에 대한 내용으로 풍자도 강화했다.
'GTA' 코너를 통해 방송 당일인 3.1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물론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러시아 피겨 스케이팅 선수 소트니코바의 기자회견 상황을 우스꽝스럽게 다뤄 편파판정 논란을 비꼬았다.
심사위원으로 분한 정명옥은 "우리 심사 기준은 재미와 실수, 반전과 인간미"라며 "김연아는 매우 완벽해서 정나미가 떨어진다. 사람이 할 수 없는 경기로 피겨 로봇이었다"고 뼈있는 대사를 던져 보는 이들을 통쾌하게 했다.
여기에 여성들을 조명한 코너들이 등장해 다양성과 신선함을 더했다. '여자 인생극장'은 첫 키스를 앞두고 고민에 빠진 여자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육아를 놓고 친정엄마 남편과 갈등을 겪으며 피폐해지는 엄마들의 고충을 담은 코너도 다뤘다. 남성들을 위한 보여주기식 섹시가 아닌 여성들도 좋아할 만한 소재의 개그와 풍자가 눈길을 끌었다.
'19세 방송'이었던 전 시즌과 달리 방송 시간대를 옮기고 시청가능 등급도 15세로 낮춘 만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집중한 티가 나는 첫 방이었다.
'SNL코리아' 측은 시즌5 방송 전 신동엽 유세윤 등이 미국 현지 제작진의 초청으로 뉴욕을 방문하며 교류를 나누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이렇듯 'SNL코리아'의 다양한 시청자층을 사로잡기 위한 여러 노력을 시청자들을 알아주기 시작했다. 이전 시즌에서 보였던 노골적인 19금 개그에 대한 지적들도 수용한 열린 행보도 돋보였다.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도전 등은 재미와 대중성을 동시에 잡고 기분 좋은 첫발을 내딛는 데 일조했다.
이제 'SNL코리아'의 유쾌한 비상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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