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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왼쪽), KB금융지주 본사 |
◆ 헤지펀드·프라임브로커는?
최근 증권가 최대 이슈는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이다.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의무 투자 비율(50%)이 폐지되고 금전 차입 한도를 펀드 재산의 400%까지 확대,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위험 평가액을 펀드재산의 400%까지 허용하는 것으로 이 규정 내에서 여러 금융 기법을 활용하는 펀드가 한국형 헤지펀드다. 또 가입자 범위가 기존의 ‘전문적인 투자자’ 외에 위험 감수 능력이 있는 ‘5억원 이상’의 투자가 가능한 개인으로 확대됐다.
증권사들이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에 군침을 흘리는 이유는 안정적인 이익 기반이 구축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자산관리영업 강화(리테일 금융상품 라인업 추가)와 프라임브로커 업무를 통한 수익, 헤지펀드 운용 수익 등 이익이 창출되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추가 수익원이나 신규 수익원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증권사들에게는 긍정적인 뉴스다.
하지만 모든 증권사가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금융투자회사의 조건은 자기자본 60억원 이상, 3명 이상 전문 투자 인력으로 한정돼 있다. 또 자기자본과 수탁고 규정도 고려할 때 증권사의 경우 10개사, 자산운용사는 11개사, 투자자문사는 6개사 등 모두 27개사 정도만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헤지펀드의 주거래은행 구실을 하는 프라임브로커는 증권 대여, 자금 지원, 헤지펀드 재산 보관 관리 등의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거두며 증권사 수익에 20%를 차지한다. 금융위원회는 16일 헤지펀드 도입과 관련된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입법 예고하면서 프라임브로커는 자기자본 요건(약 2조5,000억원)을 갖춘 대형증권사에 한해서만 허용할 방침을 정했다. 이렇게 되면 대우증권(자기자본 2조8,600억원), 삼성증권(2조8,000억원), 현대증권(2조6,900억원), 우리투자증권(2조6,300억원), 한국투자증권(2조4,200억원) 등 상위 5개사에 자격이 주어진다.
◆ 어 회장도 프라임브로커 눈독?
대형사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프라임브로커 인가에 어윤대 KB금융 회장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KB금융의 자회사인 KB투자증권도 프라임브로커 인가를 받기 위해 어 회장이 프로젝트를 지시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KB투자증권의 체급이 너무 작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KB금융은 4대 금융지주사 중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지만, KB투자증권은 업계 20위권 밖에 있는 소형 증권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자기자본도 3,882억원에 불과해 프라임브로커 자격 요건에 함량 미달이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어 회장이 프라임브로커 인가를 위한 TF를 구성하고 직접 경과를 보고 받는 등 열의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면서 “소형 증권사인 KB투자증권이 프라임브로커 선발 주자로 참여하도록 어 회장이 직접 나서고 있다. 올 초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겠다던 언급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프라임브로커 인가에 대한 어 회장의 강력한 주문에 따라 KB투자증권도 자격 요건 갖추기에 다각도로 고심하고 있다. 특히 KB증권은 증권사가 금융지주사의 100% 자회사일 경우, 금융지주사의 자기자본을 합칠 수 있는 안건을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 관계자는 “자기자본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아직 입법 결정이 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금융지주사의 자기자본을 플러스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지주사의 자기자본을 합치는 방안을 반대하는 일부 증권사도 있어 KB투자증권의 묘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소형 증권사인 KB투자증권이 무리하게 프라임브로커 인가를 받으려는 데 대해 증권업계의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현재의 자기자본에서 8배 가까이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4대 금융지주사의 증권 자회사인 우리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과 달리 KB투자증권만 의욕을 보이는 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다른 4대 금융지주사의 자회사인 증권사들과 달리 유난히 KB투자증권만 프라임브로커 인가에 열성적”이라면서 “어 회장이 취임 후 11개월이 지나도록 뚜렷한 실적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프라임브로커 인가에 열의를 보이는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고 말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프라임브로커 TF는 기존에 있었던 프라임브로커 서비스 팀”이라면서 “기존 업무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프라임브로커 인가를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