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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의 뒷말 나오는 타이거월드 공매 … ‘윤석금 회장 윤리투명 경영 흔들리나’
입력: 2010.03.15 10:15 / 수정: 2010.03.15 10:30

[성강현기자] 웅진그룹(회장 윤석금)이 경기 부천에 위치한 복합레저 테마파크 타이거월드를 인수한 웅진플레이도시(전 태성티앤알)가 또 다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웅진의 브랜드를 새로 내세워 걸음마를 제대로 떼기도 전에 부정적 이미지로 덧칠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돈’이다. 돈을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쪽과 돈을 절대 줄 의무가 없다는 쪽이다. 전자는 타이거월드 채권단협의회, 후자는 웅진플레이도시이다. 이 가운데에 타이거월드가 소재한 원미구청이 끼어있다.

◆ 180여개 업체 수십억원, 받지 못해 거리로 나와 시위

웅진그룹은 지난해 11월, 타이거월드를 인수했다. 시공을 맡았던 극동건설이 시행사 부도로 채무를 떠안게 됐고, 이후 극동건설이 웅진그룹에 인수되면서 별도법인 태성티앤알을 설립해 품 안으로 가져왔다. 하지만 그때부터 타이거월드를 둘러싼 논란은 점입가경으로 흘러갔다. ‘부채탕감’ 문제를 놓고 웅진그룹과 타이거월드 측이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기 때문이다(2009년11월12일 기사참조).

문제는 ‘윤리경영’과 ‘투명경영’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던 윤 회장의 웅진그룹이 조폭동원 불법점거 의혹이 제기됐다는 것. 진위여부를 떠나 윤 회장의 이미지는 큰 타격을 받기 충분했다. 평소 발언과 대척점을 이뤘던 이유에서다. 첨예하게 대립하던 웅진그룹과 타이거월드는 파행이 장기화 되자 각종 민형사상 고소, 고발, 소송을 상호 취하하며 서로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지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당시 합의를 확실히 하지 않고 어설프게 마침표를 찍었던 모양새다. 뒷말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다. 타이거월드 채권단협의회(이하 채권단)는 웅진그룹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즉, 받아야 할 돈을 달라는 얘기다. 채권단 측은 “순조롭게 받을 줄 알았는데 (웅진이) 안주고 있으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라며 억울해했다.

결국 참다못한 이들은 길거리로 나왔다. 돈을 빨리 받기 위한 수단으로 시위를 선택한 셈이다. 행정소송 등을 제기하면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말도 덧붙였다. 먹고 살려면 일을 해야 하는데 그것을 쫓아다닐 육체적,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시위 장소는 웅진그룹의 오너 윤석금 회장의 한남동 자택 주변. 웅진플레이도시의 전신 태성티앤알은 사실상 윤 회장이 자신의 사재를 털어 설립한 회사다. 이 때문에 윤 회장에게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려고 그의 자택으로 몰려갔다.

단체시위는 그나마 멀찍이 떨어져서 했지만 1인 시위는 바로 윤 회장 자택 코앞이었다. 1인 시위로 나선 김모씨(40)는 자못 비장했다. “시위를 나설 수밖에 없었던 채권단의 입장은 너무나도 절박합니다. 180여개 업체(영세업체, 미지급업체, 상가수분양자, 청소용역업체)가 총 수십억원을 받아야 하는데 받지 못해서 거리로 나왔습니다. 우리는 받지 못하면 생계가 어렵고, 앞으로 살아가기가 막막합니다. 제발 주십쇼. 원래 우리가 받아야 할 돈을 받겠다는 데 왜 이리 어렵고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 “유리한 부분(영업) 승계, 불리한 부분(채권) 승계하지 않아”

4억5,000여만원을 받아야 한다는 김씨는 인터뷰 내내 눈물을 글썽거렸다. 지난 2일 시위현장에서 만난 그는 11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두했다. 혐의는 허위사실유포와 명예훼손이며 고소인은 웅진플레이도시. 김씨는 이날 당당하게 조사에 응했다고 밝혔다. “잘못한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법의 테두리 내에서 적법하게 시위를 벌였다는 주장이다. 오히려 자신을 고소한 웅진플레이도시에 대해 무고죄로 맞고소할 의사도 내비쳤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3,800억원 짜리 타이거월드를 2,210억원이라는 헐값에 샀으면서도 힘없는 서민들에게 줄 돈을 주지 않는 웅진의 냉혹함을 어떻게 봐야하느냐”고 대성통곡하기도 했다.

채권단은 웅진과 더불어 부천시 원미구청에도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원미구청이 웅진플레이도시가 영업을 하도록 허용한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원미구청의 단순 실수인지, 의도된 것인지 부당한 행정에 기인해 웅진의 태도가 하루아침에 돌변했다고 설명했다. 즉, 원미구청이 대기업 웅진의 편의에 따라 영업권을 서둘러 허가했다는 의혹이다.

채권단 측은 “당초 웅진이 채권단의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약속을 했으나 원미구가 신속하게 영업권을 허가하자 ‘나 몰라라’ 변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미구청의 잘못된 행태 역시 기자회견 등을 통해 만천하에 알릴 계획”이라고 했다.

채권단 대리 변호사 측은 “원미구청의 주장대로 영업권 승계 대상으로 영업권을 승계했으면 타이거월드의 모든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자신들이 유리한 부분(영업)은 승계하고, 불리한 부분(채권)은 승계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매를 가장한 매매의 형식으로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단 측은 “공매가 아닌 개인 간 매매로 자산에 대해서만 소유권을 넘겼을 이 경우엔 시설물이 아닌 지상의 영업권은 웅진플레이도시가 가질 수 없음에도 원미구청이 공매로 판단해 영업을 하도록 했다”고 반발했다. 실제 “등기부등본에는 ‘매매’에 의한 취득으로 명기돼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웅진 “돈 줄 의무 없다. 법에 정해진 적법한 영업신고 했다”

웅진플레이도시(이하 웅진)는 결코 그 돈을 줄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자산낙찰대금 2,210억원은 극동건설 채권에 100억원 정도 모자라 미수채권이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웅진 역시 손해를 봤다는 것. 이는 헐값에 타이어거월드를 인수했다는 채권단의 주장과 대치된다.

채권단의 원미구청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담보 제공된 체육시설법 상 자산이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공매가 실시됐고, 공매낙찰자로서 법에 정해진 적법한 영업신고를 했다고 웅진 측은 설명했다. 또한 구청에선 수차례의 법률 검토를 거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수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웅진 측은 “타이거월드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담보 제공된 자산의 공매가 이뤄졌다”며 “현재 타이거월드라는 회사는 그대로 존재하며, 공매자산만을 낙찰 받은 자는 타이거월드의 고유의 부채에 대해 의무가 없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한 공매절차 및 낙찰임에도 지속적으로 명예를 훼손하고, 비방한 부분에 대해서 고소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원미구청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웅진의) 신고수리를 했다”면서 “하청업체인 그들이 돈을 받지 못하는 처지는 안타깝지만 법적으로 (원미구청이) 잘못처리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원미구청은 웅진이 공매를 통해 자산을 확보했다며 제출한 영업신고서를 승인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dank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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