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탐독] 옴니아폰은 깨진 유리창이었다?
  • 이석희 기자
  • 입력: 2010.02.04 15:36 / 수정: 2010.02.05 08:24


논란 끝에 출시된 아이폰으로 인해 국내가 떠들썩하다. 출시 전부터 출시가 된 지 두 달 남짓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이폰은 뜨거운 감자다. 도마 위에 오르던 AS문제, 배터리 수명 문제 등에도 불구하고 아이폰은 현재 17만대가 넘게 팔리며 선전하고 있다. 반면 삼성, LG 등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아이폰 열풍으로 위축된 모습이다. 각종 보조금 지원으로 가격을 낮추며 아이폰에 맞서 싸우고 있는 옴니아2가 그나마 체면 유지를 하고 있지만 톱스타를 기용하여 투입하는 마케팅 비용까지 생각하면 아이폰VS옴니아2 전에서는 아이폰이 승리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1984년 카폰을 시작으로 현재 옴니아까지 국내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승승장구해온 삼성은 지난 4분기 세계 휴대폰 점유율 22%를 기록한 세계적인 브랜드이다. 그러나 이 멈출 것 같지 않던 삼성 휴대폰의 상승세가 애플이라는 이제 막 휴대폰 시장에 진출한 브랜드에 의해 주춤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008년 11월, 삼성은 야심차게 준비한 스마트폰 옴니아1을 출시했다. 그러나 화려한 스펙으로 관심을 얻은 것도 잠시. 옴니아1은 2009년 최악의 IT 기계로 선정되며 찬밥 신세가 되었다. 감압식 터치로 인한 잦은 잔 고장, 불편한 인터페이스, 비싼 가격, 느린 속도에 답답한 인터페이스까지. 옴니아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에서도 2009년 최악의 tech 제품 탑 5에 선정되며 삼성의 명성에 얼룩을 남겼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볼 때 삼성의 옴니아는 깨진 유리창이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란 널리 알려진 경제 용어로, 유리창처럼 사소한 것들을 방치해두면, 나중에는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범죄 심리학 이론에서 비롯되었다. 이를 비즈니스에 적용하면, 성공은 치열한 경쟁이나 값비싼 홍보 마케팅과 원대한 비전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작은 부분을 챙기는 데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 하찮은 것, 작고 사소한 것, 예를 들어 식수통 위에 쌓여 있는 먼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계산대, 더워서 짜증나는 매장 등은 잘 드러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객들은 이를 인식하며 그 인식으로 인해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고, 결국 기업 수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비즈니스에서는 고객의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 한 번의 실수, 한 명의 불친절한 직원, 한 번의 불쾌한 경험 때문에 고객은 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하게 된다. 그리고는 가차 없이 경쟁사로 발길을 돌려버린다. 산술적으로는 100-1=99 라는 등식이 성립하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100-1=0 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즉, 1%의 고객 불만이 100%의 실패를 가져온다. 여러 가지 단점으로 고객의 불만을 산 옴니아1의 경우, 설문 조사 결과 재구매 의향이 고작 12%대에 그쳤으며, 이는 아이폰의 85%에 반에 반도 못 미치는 초라한 결과이다.

옴니아1 구매로 인해 삼성 휴대폰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 소비자들은 추후 휴대폰 구매 시 삼성 제품을 선택하지 않을 확률이 높으며, 이 부정적 인식은 웹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어 잠재 소비자들의 인식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삼성의 수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실제로 옴니아2도 아이폰 열풍에 주춤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반응 또한 시큰둥한 편으로, 재구매 의향이 30%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깨진 유리창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깨진 유리창 법칙'의 저자 마이클 레빈은 고객의 마음이 돌아오게 만들기 위해서는, 강박에 가깝도록 깨진 유리창을 예방하고 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만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 이상을 충족시켜야 한다. 고객은 기대 이상일 때에야 비로소 만족한다. 나쁜 고객 서비스는 가장 치명적인 깨진 유리창이다. 또한 이해할 수 없는 기업의 규정들은 불친절한 직원만큼이나 심각하게 깨진 유리창이다.

결론은 하나다. 깨진 유리창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부분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는 끝없는 작업이며 쉼 없는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완벽함과 탁월함을 향해 끝없이 노력해야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 기대하는 것, 기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생각해야 한다. 삼성의 경우 아이폰의 성공을 부정하기 위해 옴니아2의 성공을 부풀릴 것이 아니라, 아이폰의 성공 비결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이에 차별화된 혁신적인 제품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 깨진 유리창을 수리하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후불제 인터넷서점 하하야(www.hahaya.co.kr) 대표이사 공경용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