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현대차 주가가 로봇 테마를 타고 6거래일 만에 20%대 급등하고 있다. 실적에 비해 오랫동안 저평가를 받은 종목으로 꼽힌 만큼 최근 급등세가 주목도를 높인다. 시장은 자동차업종을 대표하는 현대차가 성장이 정체된 굴뚝 산업 인식을 넘어 로보틱스와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한 혁신으로 저평가 굴레 탈출을 증명할지 관심이 쏠린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13.80% 오른 35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연속 강세로 이 기간 상승률은 22.55%다. 8일 장에서는 오전 11시 57분 기준 2.28% 하락해 일부 조정을 받고 있지만 이를 포함해도 같은 기간 20%가 넘는 상승률을 유지 중이다.
현대차의 최근 강세는 그간 우수한 실적에도 전통적 제조사 한계에 부딪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배 근처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저평가 종목으로 분류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매년 10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테슬라 등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에 비해 낮은 멀티플(수익성 대비 주가 배수)을 적용받아 왔으며, 국내 증시 특유의 지배구조 불확실성과 보수적 주주 환원 기조가 맞물려 평가가 절하됐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최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현대차그룹의 스마트 팩토리 메타플랜트에 전격 투입돼 공정 자동화 효율을 30% 이상 끌어올렸다는 소식이 인식 변화에 불을 지핀 모양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가 지난 2021년 인수해 우호지분 87%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가파른 상승세 비결은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선 로봇사업의 실질적 수익화와 AI 기반의 기술적 도약이 마침내 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은 현대차를 완성차 제조사가 아닌 로봇 기술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재평가하기 시작한 셈이다.
주주환원 의지도 상승세의 동력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앞서 현대차는 2024년 8월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총 4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시가 기준 4조원은 발행주식 총수의 약 3% 내외에 해당하며, 이를 통해 총주주환원율(TSR)을 3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배당 확대를 넘어 기업가치제고를 위한 실질적인 밸류업으로 평가받자, 현대차를 외면했던 외인과 기관 투자자들도 장바구니에 다시 현대차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연초 급등세는 단순한 로봇 테마주 성격의 급등이 아닌 재평가의 시작으로 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완성차 제조라는 본업에서 창출된 막대한 현금흐름이 로보틱스 등 미래 성장 동력으로 옮겨붙어 벨류에이션 평가가 바뀌고 있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급격한 주가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글로벌 경기 변동성을 변수로 주목한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는 우려에 더해 로봇과 AI 등 확실한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는 산업군에 대한 향후 실적 증명도 뒤따라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를 공개한 이후 주가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틀라스 배치가 진행될수록 레거시 완성차 업체를 벗어나 피지컬 AI 기업으로 탈바꿈이 점차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현재 현대차의 밸류에이션은 레거시 완성차 업체 평균 주가순이익비율(PER) 8.7배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올해 영업이익 증가와 로봇 사업 가치가 반영되며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