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원 돌려달라" 삼부토건 창업주 손자, 형사 고소
윤관 불루런벤처스 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삼부토건 창업주인 고 조정구 회장의 손자 조창연(사진) 씨가 3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장병문 기자 |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100억원대 탈세, 호재성 미공개 주식 정보 제공, 병역 회피, 공적 서류 위조 등 각종 구설에 휩싸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이번에는 사기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그가 경찰에 출석하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윤관 대표를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는 자리가 마련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삼부토건 창업주의 손자 조창연 씨는 윤관 대표가 현금 2억원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며 최근 사기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조창연 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3시 고소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했다. 조창연 씨는 이날 취재진들에게 "경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져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극명한 어조로 말한 뒤 변호사와 함께 조사실로 향했다.
사기 혐의로 피소된 윤관 대표는 조만간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앞서 조창연 씨는 이 문제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두 사람은 과거 사업 파트너 관계였다. 조창연 씨와 윤관 대표는 2016년 르네상스호텔(현 신세계센터필드 빌딩) 매각과 재개발 사업을 함께 했다. 삼부토건이 르네상스호텔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윤관 대표는 르네상스호텔 건물과 부지 등을 사들인 VSL코리아의 투자자였다. 조창연 씨는 호텔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던 2019년 9월 윤관 대표에게 5만원권으로 현금 2억원을 빌려주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는 100억원대 탈세, 호재성 미공개 주식 정보 제공, 병역 회피, 공적 서류 위조 등 각종 구설에 휩싸였다. /더팩트 DB |
◆ 탈세 논란으로 시작해 병역 기피, 서류 위조 의혹까지
윤관 대표는 조창연 씨가 제기한 사기 혐의 외에도 여러 논란의 중심에 있다. 윤관 대표는 탈세 논란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윤관 대표는 지난 2021년 2월 강남세무서가 청구한 종합소득세 123억원을 불복하고 심판 청구를 제기했다. 심판 청구가 기각되자 윤관 대표는 지난해 3월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 최소 소송을 제기했다. 윤관 대표는 미국 시민으로 생활 근거와 사업 활동도 한국에 있지 않다고 주장하며 소득세 처분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윤관 대표가 미국 국적을 취득하기 전 과테말라 국적자로 활동한 사실도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그가 병역의무를 면탈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과테말라 국적을 취득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에는 윤관 대표가 미국 국적을 취득하기 위해 위조된 과테말라의 공적 서류를 제출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윤관 대표가 이끄는 블루런벤처스도 국세청이 부과한 법인세 수십억원을 내지 않고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윤관 대표의 아내이자 고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장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 의혹으로 비난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구연경 대표는 지난해 코스닥 바이오업체 주식 3만주를 취득하면서 미발표 투자유치 정보를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바이오업체는 지난해 4월 블루런벤처스로부터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을 조달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주당 1만8000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한때 5만원을 넘기도 했다.
해당 바이오업체에 투자한 블루런밴처스는 윤관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다. 구연경 대표가 남편을 통해 알게 된 미공개 정보로 주식을 매수했다면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 시민단체 민생경제연구소는 지난달 2일 윤관 대표 부부를 자본시장법 위반과 탈세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는 지난달 30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연경 대표의 집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윤관 대표를 둘러싼 논란들이 해소되는 모습이 보이기는커녕 사안마다 꼬리에 꼬리를 물며 확산하고 있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