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을 두고 고려아연과 영풍·MBK 파트너스의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오는 30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책을 논의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30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지난 5월 한국투자증권과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통해 보유한 자사주 1.4%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기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MBK 연합과 최 회장 측의 경영권 분쟁은 주주총회 표 대결로 승자가 가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상태다.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해 5.34%를 얻어 지분 38.47%를 확보했다.

최 회장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9.85%를 확보했다. 우군 베인캐피탈은 1.41%를 확보했다.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은 35.4%로, 영풍·MBK 연합과 약 3% 차이가 난다.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소각하면 지분율은 최 회장 측 약 40%, 영풍·MBK 약 43%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에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 등 12명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루는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집행임원제 도입도 안건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긴급 이사회에서 영풍·MBK 연합이 청구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논의할 전망이다. 아울러 경영권 분쟁 이전 보유한 자사주 1.4%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기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탁 기간 만기는 다음 달 8일이다.

우리사주제도는 회사가 직원에게 자사주를 취득·부유하게 하는 제도다.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 이전인 지난 5월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며 "매입한 자사주는 주주환원을 위해 대부분 소각하고 일부는 내부 임직원 평가 보상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으나 우리사주조합에 넘기면 의결권이 살아난다. 이에 최 회장 측과 영풍·MBK 연합의 지분율은 각각 36.86%, 38.47%로 격차는 약 3%에서 약 1% 안팎으로 좁혀지게 된다.

영풍·MBK 연합은 배임 소지가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영풍·MBK 연합은 "우리사주조합에 자사주를 처분하는 경우 배임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있다. 우리사주조합 처분은 소각 계획을 신뢰하고 주식을 매입한 일반투자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영풍·MBK 연합과 최 회장 측은 반도체 황산 품질과 관련해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고려아연은 "국내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경영권 분쟁 사태로 공급 차질을 염려한다"라고 밝혔다. 영풍·MBK 연합은 "경영권 분쟁과 반도체 황산 제품 품질 문제는 전혀 연관 없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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