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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폰'도 음란·도박 스팸에 노출…통신 3사 총력 대응
입력: 2024.10.28 11:30 / 수정: 2024.10.28 11:30

키즈폰에 불법 스팸 문자 발송
'주식'부터 '불법 성매매'까지
통신 3사 "키즈폰에 미사용 번호 우선 배정"


이동통신 3사 한번도 사용이 된 적 없는 전화번호를 키즈폰에 최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더팩트 DB
이동통신 3사 한번도 사용이 된 적 없는 전화번호를 키즈폰에 최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서다빈 기자]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A 씨는 고민에 빠졌다. 아이를 보호하고자 키즈폰을 선물했는데, 구매 첫날부터 스팸 광고 문자가 하루에 5개 이상 오는 것이다. A 씨는 저녁마다 문자 메시지 함을 확인하고 스팸 처리를 하고 있다. 최근 아이의 키즈폰에 '불법 성매매' 문자가 온 것을 확인한 A 씨는 번호를 변경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자녀 보호 차원에서 구매한 키즈폰에 불법 스팸 문자가 발송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음란·도박성 문자에 노출되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해법 모색에 나섰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키즈폰 이용자를 불법 스팸으로부터 보호하고자 관련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

키즈폰은 만 12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제작된 단말기로, 보호자가 위치 추적과 실시간 원격 통제를 할 수 있다. 자녀의 동선을 확인하고, 유해 콘텐츠 접촉을 막기 위함이다.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구매한 키즈폰까지 불법 스팸에 노출된 상황이다. 이동통신 3사는 한번도 사용이 된 적 없는 전화번호를 키즈폰에 최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부터 해당 정책을 시행 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키즈폰 대상자뿐만 아니라 19세 미만 청소년도 해당 정책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KT와 LGU+는 관련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 KT 관계자는 "미사용 번호를 키즈폰에 우선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불법 스팸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미사용 번호 배정뿐이다. 다만, 이동통신 3사의 미사용 전화번호를 모두 합산해도 17만9324개에 불과하다. 지난 8월말 기준 키즈폰 가입자는 약 60만명이다. 즉, 이동통신사가 보유한 전체 전화번호의 1% 수준인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010'이 아닌 '020'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불법 스팸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미사용 번호 배정뿐이다. 다만, 이동통신 3사의 미사용 전화번호를 모두 합산해도 17만9324개에 불과하다. 지난 8월말 기준 키즈폰 가입자는 약 60만명이다. /뉴시스
현재 불법 스팸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미사용 번호 배정뿐이다. 다만, 이동통신 3사의 미사용 전화번호를 모두 합산해도 17만9324개에 불과하다. 지난 8월말 기준 키즈폰 가입자는 약 60만명이다. /뉴시스

정부는 스팸 문자가 급증한 배경으로 대량 문자메시지 발송 재판매 사업자(문자 재전송사) 등록 수 증가를 꼽았다. 현재 문자 재전송사로 등록된 업체는 약 1178개에 달한다.

불법 스팸 문자는 이용자(고객)→문자재판매사(1178곳)→문자중계사(9곳)→망제공사(통신사) 구조로 이뤄진다. 이동통신사는 망만을 제공하고 있으며, 문자 발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문자재판매사다.

정부는 지난 6월 불법 스팸과 전쟁을 선포하고 '대량문자 전송사업자 전송자격인증제'를 도입했다. 민간사업자들은 'Web 발신'과 같은 대량의 광고성 문자를 인터넷망을 이용해 보내기 위해서는 문자 전송을 위한 자격 인증을 받아야만 한다.

다만, 시행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정부는 오는 11월30일까지 사업자에 대한 인증을 완료하고 제도를 본격 시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지난달 19일 기준 전체 문자재판매사 중 약 94개의 문자재판매사만 인증 심사를 신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불법 스팸은 키즈폰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전 국민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인데, 불법 스팸을 보내는 업체들을 어떻게 막을 건지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 부분에 있어서는 통신업계뿐만 아니라 정부, 규제기관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고 있고 대량문자 전송자격인증제가 실효성을 가지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키즈폰 고객들을 보호하고자 불법 스팸 방지 대책을 강화하고 있으며 불법 스팸 문자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 발송량도 꽤 많이 늘어났고 이런 것들로 인해 관련 피해도 많이 발생하다 보니 다양한 부처에서 해결 방법을 논의 중에 있다"며 "문자 재판매사가 1100여개가 넘다 보니 제대로 된 처벌이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에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불법 스팸을 탐지하는 기술을 도입 준비중에 있는데 관련 기술들이 도입된다면 불법 스팸이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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