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취득한 자사주 소각 방침"
경영권을 두고 고려아연과 영풍·MBK 파트너스가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예원 기자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에 맞서 경영권을 사수하고자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한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9.85%를 매입했다. 우군인 베인캐피탈은 1.41%를 확보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4일부터 23일까지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한 결과 204만30주(9.85%)를 매입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우군인 베인캐피탈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트로이카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는 29만1272주(1.41%)를 확보했다. 양측 합산 233만1302주를 매입한다.
앞서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14일까지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최 회장 측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MBK 연합 공개매수는 적대적 M&A(인수합병)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4일부터 23일까지 자사주 공개매수를 벌였다.
양측은 공개매수 과정에서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였다. 영풍·MBK 연합은 공개매수 가격을 당초 주당 66만원에서 시작했다가 75만원, 83만원으로 두 차례 인상했다. 최 회장 측은 주당 83만원에서 시작했다가 89만원으로 인상했다.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 관계사 영풍정밀 공개매수도 진행했다. 최 회장 측도 특수목적법인 제리코파트너스를 설립하고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 공개매수를 벌였다. 가격 우위를 점했던 최 회장 측은 최대 목표 551만2500주 중 99.6% 청약해 성공했다.
영풍·MBK 연합은 이날 최 회장 측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해 "청약 결과를 통해 다수 주주가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 유지 목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라고 주장했다.
영풍·MBK 연합과 최 회장 측 모두 의결권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서 장내 지분 매입을 통해 주주총회 표 대결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이번에 취득한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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