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모두 과반 확보 어려워
추가 장내 매수, 우군 확보 경쟁 이어질 듯
MBK 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시작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23일 종료됐다. /김태환 기자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경영권 방어를 위해 시작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오늘(23일) 종료됐다. 앞서 영풍과 MBK 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시작해 지분 5.34%를 확보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가운데, 고려아연이 목표대로 20% 물량의 자사주를 확보할 경우 양측 모두 과반(50%) 지분 확보가 불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향후 양측은 장내 주식 추가 매수, 우군 확보 경쟁 등 연장전을 이어갈 전망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털의 공개매수 청약이 이날 오후 3시 30분 종료됐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로 최대 17.5%, 우군인 베인캐피털이 진행하는 공개매수로 2.5% 지분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공개매수가 끝나면 고려아연은 매입한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방침이다.
고려아연은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의 집계가 완료되고 공시가 되면 확보한 물량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시는 1~2일 이후 금융감독원에 제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는 영풍과 MBK 연합의 지분이 38.47%로 집계된다. 이번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목표 물량인 20%를 모두 확보한다면, 최윤범 회장의 우호세력 지분은 총 36.51%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풍·MBK 연합보다 다소 지분이 부족하지만, 양측 모두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MBK·영풍 측은 장내에서 추가적인 지분 확보에 나서는 한편 우군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변수는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의 지분 7.83%(6월 30일 기준)를 보유하고 있고, 의결권 기준으로는 9.49%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이 영풍·MBK 측의 손을 들어주느냐,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주는지에 따라 이번 경영권 분쟁의 승자와 패자가 결정될 수 있다.
한편 국민연금은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히고 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수탁자책임위원회에 (안건을) 넘겨 사회적 가치 등 종합적 판단을 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냐"는 질의에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와 별개로 양측의 법적 다툼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지난 22일 영풍과 MBK 측을 조사해 달라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마감일을 앞둔 시점에 영풍·MBK가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한 것이 지난 14일 끝난 MBK·영풍 측의 공개매수로 투자자가 몰린 결과를 불러왔다는 게 고려아연 측 입장이다.
영풍·MBK 측은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과 관련한 내용으로 본안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