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호·장병희, 1·2대 회장 맡는 등 장씨·최씨 '공동 경영'
장형진 영풍 고문(왼쪽)이 고려아연을 경영한 적이 전혀 없다는 고려아연의 주장과 관련해 영풍 측이 반박했다. 오히려 영풍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오른쪽)이 동업 정신을 깨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풍·고려아연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고려아연이 기자회견을 통해 "장형진 영풍 고문 측이 고려아연을 경영한 적이 전혀 없다"는 주장을 펼친 것과 관련해 영풍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영풍은 22일 입장문을 내고 "MBK 파트너스와 영풍, 그리고 장형진 고문 측은 고려아연을 경영한 적이 전혀 없다는 고려아연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이는 고려아연 스스로가 회사의 역사와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영풍은 "영풍 설립 당시 최기호 창업주가 초대 회장을 맡았고, 2대 회장을 장병희 창업주가 맡는 등 양 가문은 공동으로 두 회사를 경영해 왔다"며 "또 장병희 창업주가 고려아연의 사장을 맡기도 하는 등 창업 초기 장씨 가문도 고려아연을 경영했다"고 설명했다.
영풍은 "다만 세월이 흐르면서 두 회사가 크게 성장함에 따라 경영의 효율성을 위해 영풍과 전자계열사는 장씨 가문 측이, 고려아연은 최씨 가문 측이 각각 나눠 맡으며 자율 경영을 이어 온 것"이라며 "이처럼 장씨 가문과 최씨 가문이 동업해 설립한 회사가 영풍이고, 고려아연은 기업집단 영풍에 속해 있는 계열회사"라고 덧붙였다.
또 영풍은 두 회사가 70여년간 이어온 '동업'의 정신을 깨트리고 건실한 회사를 망가트리는 것은 최기호 창업주의 3세 최윤범 회장이라고 주장했다.
영풍의 주장에 따르면 최윤범 회장은 2019년 고려아연 대표이사 취임 이후 지난 2022년, 2023년 두 해 동안 한화 등 국내외 기업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또는 자사주 맞교환 등으로 무려 16%의 지분 가치를 희석시켜 기존 주주들의 비례적 이익을 침해한다고 설명했다.
영풍은 올해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영풍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가능하도록 하는 정관 개정안에 반대하자 최 회장은 수십년간 양사가 이어온 공동 영업과 원료 구매 등 공동 비즈니스를 끊었다고 지적했다.
또 최 회장의 중학교 동창 친구가 운영하는 사모펀드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에 이사회 결의도 없이 5600억원을 투자하고 1300억원대에 손실을 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이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확인되는 미국의 전자폐기물 재활용업체 이그니오홀딩스를 5800억원에 인수한 것도 비정상적인 투자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열린 고려아연의 기자회견에서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영풍 측 장형진 고문에 대해 "이사회를 통한 경영이 있고, 이사회가 임명한 사내이사의 경영이 있는데 (장 고문은) 이사회 활동은 했지만 직접적인 사내 경영을 해본 적이 없다"면서 "회사의 구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이를 깊게 반영하는 경영활동 행위에 대해 (경영인이 아니다)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