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정신아 대표이사가 22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린 '이프카카오 AI 2024'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오승혁 기자

[더팩트｜오승혁 기자] "카카오만이 가진 유일무이한 차별적 경쟁력은 '관계'와 '연결'이다. 관계를 연결해주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연결방식과 대상을 확대한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서비스 '카나나'가 나보다 나를 더 잘 이해하는 '페르소나' 역할을 할 것이다."

카카오 정신아 대표이사는 22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카카오(if 카카오) AI 2024'에서 '카카오 AI를 통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을 주제로 기조연설하며 이같이 말했다. 카카오가 '국민 메신저'라고 불리는 카카오톡을 통해 설립 초기에 빠른 성장세를 보인 만큼, 대화에서 맥락을 이해해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신규 AI 서비스 카나나의 흥행 성공 여부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는 경쟁사들의 챗봇 서비스와 달리 카나나는 '사용자 경험 극대화'를 위해 1대1 대화와 그룹대화에서 모두 흐름을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챗GPT가 지난 2022년 11월에 출시된 후 생성형 AI 서비스가 글로벌 시장에 널리 퍼졌다. 이용자들과 1대1 대화를 통해 질문에 대한 답변 및 글·음악·그림 등의 콘텐츠를 생성 및 제공한다. 이외에도 기업의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찾아주기도 한다.

카카오 정신아 대표이사는 "현재 시장에 있는 AI 서비스 중 추론, 이해, 요약, 코딩 등의 영역에서 각각 최고의 수준을 보여준 것들이 있지만, 모든 요소를 종합해 압도적 1위를 하고 있는 것은 아직 없다"며 "카나나는 이용자의 질문에서 가장 알맞은 답을 낼 수 있는 모델을 조합해 사용하는데, 카카오는 현재 AI 서비스 사용자들의 이용 경험이 카카오톡의 소통 경험과 매우 유사한 점에 착안해 대화에서 쌓인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화된 AI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가 22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카카오 AI 2024'를 개최했다. 행사장에서 올해 중 출시 예정인 카카오의 AI 서비스 카나나의 두 캐릭터 카나와 나나가 영상으로 공개되고 있다. /오승혁 기자

카나나는 개인메이트 '나나(nana)'와 그룹메이트 '카나(kana)'로 이뤄진다. 카나가 사용자가 속한 그룹대화의 내용만 학습해 편의를 제공한다. 카카오가 예시로 든 것은 카나가 스터디 그룹대화에서 논문 관련 퀴즈를 내 학습을 돕고 대화 내용을 요약하는 등의 서비스 제공이다. 나나는 1대1 대화와 그룹대화를 모두 학습한다. 그룹대화에서 나눈 말을 토대로 일정과 과제 등을 기억해 이용자에게 메시지로 알려주며 연인 및 가족 대화방에서 데이트 일정과 장소 등을 제안하는 식이다.

정 대표는 이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의 그룹사의 AI 기반 서비스 개발 소식을 전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아이브' 장원영 목소리를 학습시켜 만든 AI 장원영의 목소리로 환영사를 했다. 이프카아오에 온 이들을 밝은 톤으로 환영해달라는 정 대표의 주문에 따라 "이프카카오에 이렇게 많은 분이 와주시다니 완전 럭키비키잖아"라고 생성된 문장을 AI 장원영이 읽었다. 카카오그룹이 가진 콘텐츠, 연예인 목소리 등의 IP(지식재산권)을 AI에 접목하는 시도가 지속될 예정이다.

또한 카카오페이에서도 AI 기반 보험 관리사, 소비 분석, 주식 진단, 은퇴 상담 등의 여러 금융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AI 기반 자율주행 택시는 서울 강남권, 경기 성남 판교, 대구, 제주 등에 총 11대가 시범 운행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이 자율주행 택시들은 최장 내년 하반기까지 운행된다.

네이버는 내달 중에 AI가 이용자 행동을 학습해 제품에 대한 관심과 구매 가능성 등을 예측하는 기업용 마케팅 솔루션 '엔클루(NCLUE)'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앒서 지난달 AI 번역 서비스 '파파고'의 유료 버전 파파고 플러스를 출시했다. 유료 버전에서는 PC에서도 이미지 번역을 지원하고 다양한 포맷 파일에서 번역 내용을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게 한다. 카카오 그룹사의 AI 기반 서비스 출시가 확대되면 카카오와 네이버의 AI를 통한 수익 확보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열리는 이프카카오 컨퍼런스의 주제를 AI로 정하고 '모든 연결을 새롭게'라는 슬로건 아래 94개 세션을 3일간 진행한다. 세션 중 절반 정도가 AI 관련 내용으로 채워졌다. 지난 2018년부터 이프카카오를 연례 최대 개발자 컨퍼런스로 개최한 카카오는 지난해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의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등의 의혹으로 지난해 이프카카오를 열지 못한 바 있다.

정 대표는 비상경영 체제에서 올해 3월 카카오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취임 후 지난 6월 카카오와 카카오 브레인의 역량을 합치면서 조직명을 '팀 카나나'로 정했다. 또한 그룹에서 개발 중인 여러 생성형 AI 모델에 카나나라는 이름을 적용하는 등 AI 서비스를 통한 카카오 위기극복에 주력하고 있다.

컨퍼런스 이틀째인 23일에는 정규돈 최고기술책임자(CTO)와 김병학 카나나알파 성과리더가 기조 세션을 진행한다. 타이 맥커처(Ty McKercher) 엔비디아 수석부사장도 특별 연사로 참여해 카나나를 중심으로 한 카카오와의 파트너십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마지막 날인 24일에는 카카오 및 계열사 CTO들이 함께 하는 기조 세션이 준비되어 있다. 각 사의 AI 비전과 기술, 서비스를 소개하고 인사이트를 나누는 대담을 진행한다.

한편 행사장에는 카카오 및 계열사의 AI 기술 및 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공간도 마련된다. 카나나뿐 아니라 자율주행 솔루션, 로봇 서비스 ‘브링', 클라우드 및 AI 기반 업무생산성 도구 등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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