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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수수료 논란…자율규제 물건너가고 결국 입법?
입력: 2024.10.22 10:47 / 수정: 2024.10.22 10:47

오는 23일 제8차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 회의 열려
상생안 결렬되면 정부 법적 규제 가능성 높아


배달플랫폼 수수료 인하를 놓고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를 달리는 배달 오토바이들. /더팩트 DB
배달플랫폼 수수료 인하를 놓고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를 달리는 배달 오토바이들. /더팩트 DB

[더팩트 | 문은혜 기자] 배달플랫폼 수수료 갈등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상생협의체를 통한 자율규제로 문제를 해결하려던 정부는 좁혀지지 않는 의견차에 결국 입법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처럼 '법적 규제'라는 리스크가 불거졌음에도 업계 1, 2위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수수료 인하를 놓고 여전히 눈치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어느 한 쪽의 선제적인 수수료 인하 없이는 갈등 해결이 요원해 이달 말을 기점으로 수수료 규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전날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배달수수료 문제가 자율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법적 규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배달앱 문제는 상생협의체에서 논의 중"이라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입법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배달앱의 과도한 수수료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7월 배달플랫폼과 자영업자가 참여하는 상생협의체를 꾸리고 자율적인 합의를 유도했다. 그러나 최고 수수료율을 내려달라는 자영업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논의는 공회전 중이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입점업체들로부터 모두 9.8%의 중개 수수료를 받고 있다.

배민의 경우 지난 8일 열린 상생협의체 회의에서 매출 하위 20% 입점업체에는 공공배달앱 수준의 수수료 2%를 부과하고 하위 20~40%에는 차등수수료를 매기는 방식의 상생안을 제시했다. 요기요는 배민과 정반대로 주문 수가 많은 업주에게 수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차등수수료 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입점업체들은 배민과 요기요가 제시한 상생안에 동의하지 않는 상황이다. 배민의 경우 업체 절반 이상이 차등수수료 대상에 해당되지 않고 요기요 제안은 매출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형식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입점업체들은 현재 9.8%의 수수료를 최대 5%로 제한하는 방안을 재차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쿠팡이츠는 자체적인 수수료 인하 방안조차 제출하지 않아 협의체가 난항을 겪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플랫폼 중 하나라도 상생안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합의는 이뤄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1일 열린 공정위 국감에서 배달플랫폼 관계자로 유일하게 출석한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배달의민족)은 경쟁사인 쿠팡이츠를 의식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함 부사장은 "수수료 인상은 경쟁사(쿠팡이츠)가 먼저 하다 보니 부득이하게 따라간 것"이라며 "시장 구조가 공정해진다면 우대수수료율 확대를 고려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23일 열리는 8차 상생협의체 회의에서 합의점이 도출되지 못할 경우 결국 법적 규제가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 목소리가 커지자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합의가 안되면 법으로 규율하자는 입장"이라고 지난 21일 국감에서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기 시작하면 기업의 혁신은 더 어려워진다"며 "국민적 관심도도 높은 사안인 만큼 배달플랫폼과 자영업자 간의 대화를 통한 대승적 결단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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