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친인척 신용정보 확보·여신감리 프로세스 강화·자회사 임원 사전합의제 폐지 등 제시
우리금융그룹은 지배구조 및 내부통제 문화를 고치기 위한 윤리문화 쇄신안을 마련해 이르면 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해 질의 답변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임종룡 회장이 우리금융그룹의 내부통제 강화에 칼을 빼 들었다. △자회사 임원 사전합의제 폐지 △임원 친인척 신용정보 확보 △여신감리 프로세스 강화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잇단 금융사고로 인해 신뢰도가 추락하자 회복을 위해 총력을 쏟고 있는 것으로, 임 회장이 우리금융의 쇄신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지배구조 및 내부통제 문화를 고치기 위한 윤리문화 쇄신안을 마련해 이르면 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임종룡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강화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임원 친인척 신용정보 확보 △여신감리 프로세스 강화 △자회사 임원 사전합의제 폐지 등을 내부통제 강화 방안으로 꼽았다.
임 회장은 "내부통제 미흡, 잘못된 기업문화가 근본적 원인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룹사 전임원의 동의를 받아서 친인척에 대한 신용정보를 등록시킬 것이다. 임원들의 친인척 정보를 모두 등록할 경우 대출 취급 시 처리 지침도 마련되고 사후 적정성 검토 등 관리 프레스도 엄격하게 관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영진에 대한 견제·감독이 필요하다는 데도 공감하며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윤리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외부 전문가가 수장이 되는 윤리경영실을 만들겠다"며 "여신 감리조직을 격상하고 부적정 여신에 대한 내부자 신고 채널을 강화해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측은 내부통제 강화 방안과 관련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적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 |
회사 임원 사전합의제 폐지를 통해 지주 회장의 인사권도 대폭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계열사의 자율경영을 보장하고, 회장의 과도한 인사 권한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금융이 자회사 임원을 선임할 경우 금융지주사 회장의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이는 이번 연말 인사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등 14개 계열사 가운데 7곳의 CEO 임기가 올 12월 만료된다.
최근 우리은행의 경우 내부통제 실무 인력 양성을 위해 처음으로 국내 대학원 석사과정에 관련 분야를 새롭게 포함시켜 14명의 대상자를 선발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방안의 실효성을 두고 의문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임원 친인척 신용정보 확보와 관련 그룹사 전임원의 동의를 받아서 친인척에 대한 신용정보를 등록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공산이 크다는 의견이다. 임원 본인 가족 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형제자매 등까지 신용정보 제공에 동의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금융 측은 어떤 방식으로든 적용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제도나 시스템 개선만으로 끝내는 내부통제 강화가 아닌 기업문화까지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임원 사전합의제 폐지 등 실현 가능한 부분부터 우선 적용하고 다른 부분들도 차차 준비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