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김현정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8월 인터넷은행 3사의 주담대(전월세 대출 포함) 잔액이 전년 동월 대비 47% 늘어난 3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인터넷은행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주담대(전월세 대출 포함) 잔액은 3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월(23조4000억원)보다 47%(11조원) 늘어난 결과다.

이는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증가세와 비교해 봐도 가파른 수치다. 5대 시중은행의 8월 주담대 잔액은 568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8월(515조원)보다 10.4% 증가했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5월 19조3000억원을 기록하면서 20조원을 밑돌았으나 6월부터 20조원을 넘은 후 올해 2월 30조500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급증세를 기록해 왔다.

은행별로는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이 지난해 8월 4조1000억원에서 올해 8월 7조7000억원으로 87.8% 늘어나 가장 많은 주담대 증가 은행에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29%(19조3000억원→24조9000억원) 늘었으며,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는 토스뱅크는 올해 8월 전월세보증금 대출 잔액 1조8000억원을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급증세 배경으로 올해부터 시작된 주담대와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에서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와 편의성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은 결과로 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 주담대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부적절한 영업 행태를 보일 여지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현정 의원은 "인터넷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급격히 늘리는 것은 포용적 금융을 목표로 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취지와 맞지 않다"며 "급격한 대출 증가가 가계부채의 질을 악화시키고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 금융당국의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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