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3분기 호실적 예상…HBM 사업 순항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HBM 사업을 앞세워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같은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SK하이닉스의 성적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영진이 사상 처음으로 '실적 반성문'을 내며 고개를 숙인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의 분위기는 긍정적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24일 오전 경영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3분기 사업 성과에 대한 수치 정보를 제공하는 자리로, 이를 통해 SK하이닉스의 뚜렷한 실적 증가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는 매출 18조382억원, 영업이익 6조7644억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 '반도체 한파'로 인해 매출 9조662억원, 영업손실 1조792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영업이익 전망치 6조7644억원은 반도체 호황기인 2018년 3분기 6조4724억원을 넘어서는 분기 역대 최대치다. 시장 상황이 개선된 상반기보다도 영업이익 수치가 20% 이상 높아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2조8860억원, 2분기 5조468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 속에서 SK하이닉스가 분기 기록뿐만 아니라 영업이익 7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일단 시장 전망치를 웃돌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상상인증권은 "SK하이닉스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9조62억원, 6조9676억원으로,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안타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7조원으로 제시했다.
메모리 수요 둔화 등의 우려에도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치가 높게 잡히는 것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을 둘러싼 온기 덕분이다. 메모리 시장이 정체 국면에 진입하더라도 HBM 수요는 급증하고 있고, 가격 상승세 또한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5세대 HBM인 HBM3E 8단을 납품하고 있으며, 향후 생산량도 꾸준히 늘린다는 방침이다.
최근 메모리 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고 있지만, HBM 시장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를 향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HBM3E 12단 신제품. /SK하이닉스 |
HBM은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이자, 일반 D램보다 가격이 비싼 고부가 메모리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HBM 강자'로 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현존 HBM 최대 용량 36기가바이트(GB)를 구현한 HBM3E 12단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추후에도 지속 높아질 전망이다. 일부 외신은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장악력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며 향후 12개월간 지배력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HBM 등 하이엔드 제품군을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하이엔드 위주의 제품 조합으로 올해 상반기 대비 주춤한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이익과 주가 방어에 가장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강한 성장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회사는 지난 10일 창립 41주년을 맞아 만든 콘텐츠를 통해 "AI 메모리를 적기에 출시하며 시장 요구를 완벽히 충족시킨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15년 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이에 대한 전 구성원의 믿음,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적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AI 메모리의 폭발적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회사는 HBM 1등 리더십을 지키는 가운데,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8일 공개된 잠정치는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으로, 이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돈 수준이다. 사업부별 구체적인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5조원대로 떨어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전영현 부회장은 "회사 앞날에 대해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반성 메시지를 냈다.
현재 실적 회복을 위한 삼성전자의 주요 과제로는 'HBM 사업 지연 문제 해결'이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6세대 제품 HBM4 등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차세대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