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공개매수, 최소 목표치 '미달'…"올 초와 달라진 건 없다"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영풍과 MBK 파트너스 연합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가 지난 14일 종료된 가운데 고려아연 측은 "실패한 작전"이라고 혹평했다.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영권 분쟁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서예원 기자 |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영풍과 MBK 파트너스 연합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가 지난 14일 종료된 가운데 현 고려아연 경영진 측은 "최초 공개매수를 시작할 때 밝힌 최소매수량 7%조차도 채우지 못한 사실상 '실패한 작전'"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공개매수 전과 후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15일 입장문을 통해 "(영풍·MBK가) 수개월간의 준비를 거쳐 기습적으로 감행된 적대적 M&A, 그리고 이후 셀 수 없을 정도로 지속돼 온 온갖 허위사실 유포와 마타도어에도 불구하고 MBK·영풍이 공시를 통해 밝힌 공개매수 응모율은 5.34%에 그쳤다"며 이같이 밝혔다.
영풍·MBK 연합은 당초 지난달 12일 고려아연 유통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하면서, 최소 7%~최대 14.6%의 지분을 공개매수한다고 했다. 하지만 현 고려아연 경영진이 더 높은 가격에 자사주 공개매수를 한다고 맞불을 놓자 지난 4일 최소 매수 수량을 삭제했다.
아울러 공개매수 종료 후에는 "오늘이 한국 자본시장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로 남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영풍·MBK는 최대주주로서 기업지배구조를 올바로 세운 후 고려아연이 명실상부한 비철금속제련 부문 글로벌 리더로서, 대한민국 경제, 산업의 근간이자 미래 성장 동력을 이끄는 기업,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은 "올해 초 있었던 (한국앤컴퍼니그룹) 적대적 M&A에서 실패한 MBK는 최초 제시한 최소 매수물량 7%에 못 미치는 5.34%의 성적표를 들이밀며 '공개매수 성공호소인'이 됐다"며 "어려운 기업에 자금을 투입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사모펀드의 역할을 내팽개치고, 기업사냥꾼으로 변신하면서 받을 비난에 더해 그마저도 실패의 연속이라는 비판을 피해 가기 위해 또다시 '성공호소인' 여론몰이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이어 "89만원의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를 앞두고 어떻게 현저히 낮은 83만원에 5%가량의 물량이 (영풍·MBK 파트너스 공개매수에) 청약을 했는지 여부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이는 매우 상식적이지 않은 결과이며 2차 가처분 판결 이후 MBK 공개매수에 응한 주주분들이 6만원의 확정적인 기회 수익을 포기하도록 만든 이유가 잘못됐다는 점이 분명해질 것이다. 이는 재탕 가처분과 이를 통한 법적 리스크로 여론을 호도하면서 주주분들의 선택을 방해한 MBK 주도의 시장교란 및 사기적 부정행위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들은 부족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을 뿐이고, 이제는 고려아연의 시간이 왔다"며 "5%가 넘는 유통주식이 사라진 만큼 실제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양측이 증가하는 지분율은 매우 제한적이다. 또한 고려아연이 확보하고 의결권이 늘어날 지분을 감안하면 양측의 지분율은 비슷한 수준으로, 저들이 요란한 소리를 내고 있지만 공개매수 전, 또한 올해 초 주주총회와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공개매수 과정에서 그들이 온갖 유언비어와 마타도어를 퍼뜨려, 자신들의 공개매수에 유리하게 작용시키려고 한 것이라는 사실을 세상이 다 알고 있다. 또한 시장질서를 넘어 법질서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는 MBK의 작태에 대해서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희는 이에 대한 고소 고발을 통해 민형사상으로 분명한 책임을 지게 하겠다. 상대측이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풍·MBK 연합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5.34%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지분율을 38.47%까지 높였다. 고려아연은 오는 23일까지 89만에서 자사주를 공개매수한 후 전략 소각 방침을 밝힌 만큼 실제로 자사주 소각이 완료되면 우호지분을 포함한 양측의 지분율은 모두 40%대 초반으로 비슷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경영권을 두고 벌어질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 등 제3의 주요 주주의 지지를 얻기 위한 치열한 여론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sense83@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