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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하>] 임종룡·이석용·양종희 등 금융 CEO 줄줄이 국감 '소환'
입력: 2024.10.06 00:03 / 수정: 2024.10.06 00:03

부당 대출·허위 서류 제출 등 내부통제 미비…콜센터 노동자 처우 문제도 부각

김병환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금융지주회장들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예원 기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금융지주회장들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예원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 | 정리=김태환 기자]

◆ 구멍 난 '내부통제'에 국감장 불려 가는 금융권 수장들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친인척 부당대출, 금융 사고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금융권 내부통제 문제가 올해 국정감사 주요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고요.

-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오는 10일 열릴 금융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등을 채택했습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도 명단에 있었지만 야당에서 이 행장이 아닌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출석을 요구하면서 추후 협의를 통해 소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양 회장은 같은 날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미 증인 채택이 확정됐는데요. 양 회장은 오는 15일 열리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및 고용노동부 소속기관 국감에 출석할 예정입니다.

-그렇군요. 은행권에서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에 이르는 금융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면서 부실한 내부통제 문제를 지적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네, 특히 임종룡 회장은 오는 10일 금융위원회 국감에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 대출' 관련 증인으로 채택됐는데요.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금융감독원은 부당대출 사고를 늑장 보고했다는 이유로 현 경영진의 책임을 거론하고 있으며 현재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고강도 조사에 들어갔는데요.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최근 4년간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차주에 616억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했고 이 중 350억원이 부당대출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최근 우리은행에 외부인의 허위 서류 제출로 인한 55억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한 사실에 드러나기도 했는데요. 지난 7월 발생한 사고로 영업점 종합검사 중 발견됐습니다. 우리은행의 금융사고 공시는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로, 국감에서 이와 관련한 질타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무위에서도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강민국 정무위 의원이 금융당국으로 부터 제출받은 '우리금융그룹 금융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임 회장 취임 이후인 2023년 3월 24일부터 올해 6월 20일까지 1년 3개월 기간 동안 발생한 금융사고는 4개 계열사에 총 9건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기간 피해금액은 142억원에 달합니다. 이에 분위기상 임 회장의 출석은 불가피할 것이란 업계의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도 잇단 금융사고로 국감에 소환됐다고요?

-네, NH농협은행에서는 올해만 총 10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고 이중 10억원 이상 대형 금융사고만 4건, 피해액은 345억원에 달하는데요. 특히 금감원 검사 결과 내부통제 실패의 원인으로 제기된 농협금융의 복잡한 지배구조 특성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점쳐집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콜센터 노동자 처우 관련 증인으로 환노위 국감에 출석할 예정인데요. 아울러 정무위는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해외 투자 손실과 관련해 양 회장의 증인 채택을 추진 중입니다.

-그렇군요, 다만 금융지주 회장들은 매년 10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로 해외일정을 잡는데요. 은행장이 국감장에 대신 출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요?

IMF·WB 연차총회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등 전 세계 금융계 주요 인사들이 모이는 자리인데요. 국내 지주 회장들은 행사 전후로 글로벌 투자자들과 만나 기업설명회(IR) 등을 진행하며 해외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기회로 삼고 있죠. 올해도 오는 21~2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총회에 양종희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임 회장은 다른 금융지주 회장들과 달리 올해 연차총회 참석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인데요. 출석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은행권 수장이 국감 증인대에 오르는 것도 2년 만인데요. 지난 2022년 국감 때 5대 시중은행장이 출석해 잇단 금융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금융지주 회장 소환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현직 금융지주 회장의 국감 출석은 유례없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연차총회와 겹쳐 지난해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국감장을 피해 맹탕국감이라는 지적이 따랐던 만큼 올해 소환 요구가 받아들여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신세계그룹 핵심 계열사이자 신세계건설 최대주주인 이마트가 약 388억원을 투입해 신세계건설 잔여 지분 전량을 공개매수하고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더팩트 DB
신세계그룹 핵심 계열사이자 신세계건설 최대주주인 이마트가 약 388억원을 투입해 신세계건설 잔여 지분 전량을 공개매수하고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더팩트 DB

◆ "1만8300원에 사드립니다"…신세계건설 공개매수 소액주주 뿔났다

-이마트가 계열사 신세계건설의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요?

-네, 이마트는 약 388억원을 투입해 신세계건설 잔여 지분 전량을 공개매수하고 자발적 상장폐지를 추진한다고 밝혔는데요. 공개매수 가격은 보통주 1주당 1만8300원입니다. 이는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1만6050원 대비 14.0% 높은 가격입니다.

이에 대해 소액주주들은 반발하는 모양새입니다. 당초 매수한 가격이 공개매수 가격보다 낮으면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세계건설의 52주 최고가는 1만8650원이었고, 지난 2021년 1월에는 주가가 장중 6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1만8300원 이상 가격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들 입장에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신세계건설 주식을 보유한 한 소액주주는 1만8300원에 주주들을 쫒아내려고 한다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맹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신세계건설 주가는 지난달 12일 1만2980원이었는데요. 이튿날에는 1만4040원으로 치솟더니 지난달 30일에는 1만8150원까지 폭증했습니다. 이달 4일 기준으로는 1만8160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이어지자, 일부 소액주주들은 정보가 사전에 샌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드러내고 있습니다. 신세계건설을 제외한 다른 건설사 주가는 변동이 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마트 입장은 무엇인가요.

-이번 결단을 내린 이유로 이마트는 ‘대주주 책임경영 강화’를 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일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지배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제를 구축하고 신속하게 사업구조를 재편해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신세계건설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를 보호하고 최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입니다.

-정리하면, 부실 사업장 정리 등 사업 조정 과정에서 대위변제, 채무 보증 이행 등으로 추가적 손실이 발생해 단기적으로는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전에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처사라는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자발적 상장폐지 추진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고요.

-네, 자발적 상장폐지 추진으로 인한 최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요.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회사의 현재 주가가 투자자들이 판단하는 실질가치보다 낮게 형성돼 있을 경우, 프리미엄의 부여에도 최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자산가치나 수익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 가치투자자·회사의 미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장기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상장폐지로 인해 가격과 가치의 괴리를 해소할 기회를 상실한다는 점에서 주주이익 훼손을 주장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정보 비대칭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공개매수 가격과 시점을 결정할 권한은 기업의 내부사정을 잘 아는 대주주·경영진에 있어 시장가격에 의존하는 방식은 소수 주주들의 이익을 적절히 보호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공개매수가 실패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이마트는 공개매수로 95% 이상의 지분 확보에 성공할 경우, 다음 달 중 신세계건설 주주총회를 소집해 자발적 상장폐지 안건을 의결할 방침입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는 자진 상장폐지를 하기 위해서는 자사주를 제외하고 대주주가 95% 지분을 확보해야 합니다.

다만 공개매수가 실패하더라도 이마트가 교부금 주식교환 카드를 쓰면 상장폐지는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교부금 주식교환은 지배주주가 정한 단가로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소수 주주의 잔여 지분을 강제로 매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주총회 특별 결의를 통해 주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이뤄집니다.

-이번 신세계건설 자발적 상장폐지 추진으로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상장폐지를 발표하기 전에 주가가 연일 오른 것에 대해 내부에서 사전 정보가 샌 것이 아닌지 면밀한 조사가 이뤄지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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