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노연 10월 11일 데드라인 설정…결렬시 '총파업' 실시 계획
생산차질·인도지연 손해 우려…"집중 교섭에서 성과낼 것"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사들이 노조 총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과 인도지연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기사 내용과 무관) /한화오션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사들의 노조 연합인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가 현재 진행 중인 부분 파업을 10월 중순경 총파업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노조와 사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교섭 실패시 총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인도 지연 등의 피해가 전망된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노연은 오는 10월 11일까지를 임단협을 마무리하기 위한 집중교섭 기간으로 정하고, 교섭이 실패할 경우 10월 16일 총파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조선노연은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 HJ중공업, 케이조선, HSG성동조선 등 각사 노동조합들로 구성된 단체다.
조선업계 임단협은 지난 12일 삼성중공업이 협상 타결을 이룬 뒤 별다른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기본급 12만1526원 인상, 격려금 300만원 지급을 포함한 합의안을 받아들였다.
HD현대중공업의 경우 26차례 교섭을 진행하며 노조에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약속했음에도 노조가 이를 거부한 상태다. 지난 25일 사측은 기본급 12만2500원(호봉승급분 3만5000원 포함)과 격려금 400만원+30만원(상품권), 중대재해 미발생 성과금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성과금 산출기준 변경,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화오션의 경우도 20여 차례로 이어진 마라톤 교섭에도 양측 이견이 큰 상황이다. 사측은 기본급 8만7000원 인상과 일시금 200만원 지급 등의 제시안을 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 여부 등 주요현안에서도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노조는 부분 파업을 진행 중에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 8차례 부분파업을 진행했으며, 지난 27일에는 7시간 파업을 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25일 거제사업장 1도크 부근에서 8시간 파업을 전개했으며, 한화그룹 서울 본사와 김승연 회장 자택 앞에서 상경 투쟁도 전개하고 있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의 경우 노사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도 나타난다. 지난 10일 부분파업 당시 노사 양측이 몸싸움이 벌어졌고, 회사는 특수상해, 업무방해, 재물손괴 혐의로 노조를 고소하고, 노조도 공동상해, 폭행죄로 회사를 맞고소했다.
조선업계는 총파업이 단행될 경우 생산 차질과 인도 지연 등으로 인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의 1도크 점거 시위로 인한 피해 손실액을 8165억원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파업으로 인한 매출감소 6468억원, 고정비 지출 1426억원, 지체보상금 271억원 등이다. 당시 파업으로 인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22년 6월말부터 7월말까지 51일간 생산을 하지 못했다.
한화오션은 현재 하청노조 집행부 5명을 상대로 파업투쟁으로 인한 손해가 발생했다며 470억원대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며, 민사소송과 별도로 업무방해 등 혐의로 60여명을 고소했다. 이들 가운데 28명은 지난 3월부터 재판을 받고 있으며, 나머지 조합원은 아직도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조선노연이 제시한 데드라인 안에 임단협이 타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조선업계의 실적이 개선된만큼 노조의 요구안을 받아들일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주요 조선사들의 흑자도 지속되고 있다"면서 "보여지는 분위기와 다르게 다수의 사안에서 이견이 많이 좁혀지고 있으며, 회사의 여건도 노조의 요구안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여력이 되기에 (데드라인 이전에) 임단협 타결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